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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보내는 편지 11 _ 간만에 럭셔리했던 저녁식사

Travel/프랑스

by meru 2009. 3. 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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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이다.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피곤했지만, 금요일 밤의 전통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간만에 외출을 시도했다. 그동안 J가 바빠서 지대로 외식한 번 못했기에 오늘은 쪼끔 근사한 데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막세이에서 유명한 부야베쓰(ㅠouillabaisse), 생선탕 비슷한 음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미쳐 잘 하는 집을 못 찾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은, 평가가 상당히 괜찮은 다른 식당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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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분위기는 상당이 아늑하고 좋았다. 지하로 내려가니 오래된 케이브 안에 작은 테이블들이 마련되어 있었고,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대부분 중년 손님들이 많은 걸로 봐서..역쉬나 가격대가 상당할 거라는 추.....측....이 들었지만....흠흠.

메뉴판을 열어보니 에잉? 가격이 안 나와 있다. '시켜 놓고 완전 비싸게 덤탱 쓰는 거 아냐?'...하는 불안한 마음에, J에게 물어보니 J는 가격표가 있다고 했다. 메뉴를 바꿔 본 결과...있다!.. 남자에게는 가격표가 있는 메뉴를 주고, 여자에게는 가격표가 없는 메뉴를 주는 거였다. 거 괜찮은 발상인데^^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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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역의 북동부 쪽 스타일로 오리 요리가 유명한 집이었다. 흠...이론...--;; 오리는 별로 안 땡겼는데, 소고기 요리는 딱 하나 밖에 없고, 대부분 각종 프와그라 (Fioe gras: 프랑스의 거위 간 요리)와 오리 요리 뿐이라는 거...ㅠㅠ ..아놔. 그래두 프와그라는 1년 365일, 언제나 환영!

일단 서비스로 달착지근한 서비스 와인이 나왔다. 이 와인은 몇 번 마셔봤는데, 굉장히 달콤하고 진한 맛이 난다. 프랑스 어느 지역에서 나는 단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이름은 생각이 안 나지만)..프와그라와 먹으면 제격이다. 스타터에 프와그라 요리가 많으니, 따로 시키지 않고 요거랑 먹으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으나^^...우린 뭐 스타터로 시킨 프와그라가 나오기도 전에 요걸 다 마셔 버렸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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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걸 한 잔씩 더 시키고, 레드 와인도 한 병 시켰다. 물 만난 주당들~! 이히히히히
이 식당에는 와인 가격이 상당히 쎘다. 싼 걸로는 약15유로에서, 비싸게는 최고 990 유로 짜리까지 있더라는. 거의 200만원이자나..헉...--;;; 우린 적당한 선에서, 당~연~히 50유로 이하에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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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프와그라와 먹으면 딱일 것 같은, 빠싹하게 구운 작은 빵 쪼가리들이 가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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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로 종류가 다른 세 가지 프와그라를 시켰다. 스타터를 하나만 시키니, 알아서 반으로 나눠 줄거냐고 물어보고는, 접시 두 개에 공평하게 나눠서 가져다 준다. 친절 100%. 이럴 땐 좀 느린 건 감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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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 요리는 구운 오리 고기와 버섯 크림소스였다. 소스가 완전 죽음이었고, 사이드로 나온 메쉬드 포테이토는 보드라운게 살살 넘어갔고, 라따뚜이 (구운 야채요리)는 소박한 맛이면서도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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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도 역시나 오리의 굉장히 연한 부위를 구워서 허니 소스인지 뭔지..를 뿌려서 나왔는데, 난 소스가 별로였다. J도 그닥 삘 받는 맛은 아니라고 했다. 얘는 가격에 비해 살짝 실패작이닷. 하나 성공했으니까 됐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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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먹고 마셨더니 배가 불렀지만, 디저트를 건너띠기가 섭섭해서 하나를 시켰다. 촉촉하고 달콤한 빵? 비스킷속에 연두색..그러니까..음...피스타치오?...뭐 이런 비슷한 맛이 나는 크림이 들어있었다. 맛이 있었지만, 뒤로 넘어가거나..비명을 지를 만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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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레스토랑이어서 그런지 역시 음식의 데코레이션도 모던하지 않고, 식당 분위기 만큼이나 클레식한 편이었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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