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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결혼식 음식

나의 식탁/프랑스요리

by meru 2010. 2. 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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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소문들어 아시겠지만 프랑스사람들은 먹는 것을 아주 중요시한다.
(물론 먹는 걸 중요시하지 않는 나라는 없겠지만) 특히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도 잘 먹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결혼식을 위한 술과 음식을 고르는데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 같다.

프랑스의 결혼식은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긴데 (보통 오후 2-4시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이어짐),
밤새 놀려고 맛난 걸 많이 먹고 체력을 보충하자는 의도일까? ㅋㅋㅋ

지난 금요일에 결혼식에서 대접할 매뉴를 맛보고 고르는 "데구스타숑(Degustation)"을 다녀왔다.
이미 이 업체와 계약을 했고 지난 번에 J와 시아버님이 맛을 보고 매뉴를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신부인 내가 맛을 못 봤기 때문에) 다시 요청을 했더니 흔쾌히 준비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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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 결혼음식을 책임질 담당자가 미리 맛볼 음식들을 주방에 주문해 놓고, 칵테일음식부터 차례대로 내온다. 음식이 나오면 천천히 시식을 하면서 담당자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도 보면서 매뉴를 선정한다.

우리는 샴페인을 (이 업체에 주문하지 않고) 따로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샴페인을 서브해주는 센스*^^*
겨우 오후 1시긴 했지만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으므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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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요리

샴페을 한잔 하고 있는 동안 예식이 끝나고 샴페인과 함께 대접하게될 간단한 요리들이 나왔다.
따뜻한 음식은 따로 접시에 담아 먹어야 하니, 술잔까지 들고 음식을 먹기에는 불편할 것 같아서 쉽게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만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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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보고 별로인 것은 탈락시키거나 다른 요리로 대체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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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빠질 수 없는 프와그라 (거위 간요리). 맛이 각각 다른 세 가지 프와그라가 빵에 얹어 나왔다.
초장부터 이렇게 많이 나오면 어뜩하나....이제 시작일 뿐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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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 버터를 바르고 훈제연어를 올렸다. 연어가 아주 얇았는데, 질이 상당히 좋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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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빠와 J가 극찬했다는 계란요리. 갠적으론 맛을 보니 그닥 특별하단 생각은 안 들었는데, 조금 스타일리쉬한 모양새에 끌려 팍팍 밀기로! 어쨋든 배가 많이 고픈 사람들에게는 든든하니 좋을 것 같다.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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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가즈파쵸 (Gazpacho: 차가운 야채 숩) 같은 요리였는데, 가볍고 상큼하니 식욕을 돋궈 주는데 그만일 것 같아서 스타터는 이걸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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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산 비스킷을 얹은 샐러드. 맛있었지만 특별하진 않았다.
세 가지의 스타터를 다 맛봐야 했기 때문에..이 때부터는 슬슬 고문이 시작됐다.
점점 배는 불러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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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연어와 요거트 소스. 맛도 좋았고 연어를 어찌나 예쁘게 썰었는지 모양상 이걸 골라줄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미 훈제연어가 칵테일요리에 있어서 탈락.

여기서부터는 음식을 맛만 보고 남기기 시작.
맛있는 음식을 남겨야 하다니...살짝(사실 엄청난) 죄책감이 들기도.

매인메뉴

이번에도 세 가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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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양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굉장히 연하고 냄새도 없어서 정말 맛있었던 양고기구이.
고기보다 더 맛있어서 감탄을 금치 못했던건, 그 옆에 사이드로 나온 가지그라탕이었다는 사실.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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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구이와 프와그라를 얹은 호박그라탕.
프와그라가 고기위에 바로 얹어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매뉴도 괜찮았지만 위 매뉴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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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와그라를 얹은 구운 오리고기와 메쉬드 포테이토.
오리고기가 덜 익혀서 나오면 잘 못 먹는데, 어찌나 연하고 맛있던지 눈 딱 감고 먹었다.
그러나 역시 첫 번째 매뉴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디저트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
위의 매인은 둘이서 반씩도 못 끝냈는데, 디저트는 하나하나 다 맛을 봐야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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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꿋꿋하게 전부 다 맛을 보고 사진에는 없는 브라우니까지 최종 네 종류를 골랐다.

오후 1시부터 약 두 시간반동안 이 많은 걸 다 맛을 봤더니 배가 찢어질 듯 했다.
와인을 고른다는 그럴듯한 핑계로 2가지 와인을 맛봤더니 헤롱거리기까지.  
결국 이날 우리는 저녁을 먹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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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테이블세팅도 중요하니까.
시식을 다 하고 테이블보 색 배치를 결정해야하는 어려운 순간.
결혼식에 대한 환상도 없이 자랐고, 아무 생각이 없던 나였기에 이런 걸 결정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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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핑크계열로 갈 것이냐, 아니면 싱그러운 연두색으로 갈것이냐.
아니면 좀 더 새로운 테마를 찾아 헤멜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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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사람 만나 백년만년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인줄만 알았던 결혼이라는 게 초장부터 준비할 것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에 난 매일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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