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해서 그가 해 주는 건 밥은 아니다.
쌀을 어떻게 익히는 줄도 모르는 이 남자.
그런 그도 가끔은 맛난 요리를 해준다.
레시피를 찾아가며 어정쩡한 포즈로 요리를 하는 걸 지켜보면,
되게 어수선하고 약간 답답하기도 한데...
그래도 맛을 보면 참 맛이 있을 때가 있다.
"누가 해 주는 밥은 이렇게 다 맛있는가봐."
사실 이 말은...지난 40여년동안 가족들에게 밥을 해 준 횟수가,
가족들이 해주는 밥을 먹어본 횟수보다 월등히 많았던 엄마가 했던 말이다.
엄마의 말을 내 입으로 내뱉으며 오늘도 마음까지 배부른 고마운 식사를 했다.
밥 해 주는 남자의 "베스트 요리 - Top 5"
No1. 크레이프 (Crepes)
프랑스 북부인 브르탄 (Bretagne)에서 유래된 크레페.
얇게 부친 밀가루 반죽에 햄, 치즈, 계란, 버섯, 크림...등을 기호 맞는 재료를 기호에 맞게 넣어서 만든다.
식사로 만들 때는 메밀가루로 반죽을 만들고, 디저트는 일반 밀가루로 반죽을 해야 하지만, 우린 언제나 일반 밀가루도 한 가지 반죽을 만들어서 디저트까지 한 방에 해결하는 (게으른) 센스를 발휘!
비록 원조에 충실하지 않았을지라도...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 (내 입에는) J가 해 준게 훨씬 더 맛있다!
내 입맛이 촌스러워서 그른가...--;;;
역시 브르탄이 원조인 사이다 (알콜이 약간 함유된 탄산음료)와 같이 먹어주면 굿~!
No 2. 타티플렛 (Tartiflette)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인 타티플렛 (Tartiflette).
주로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알프스 지방에서 많이 먹는 요리로 감자와 오블로숑 (Reblochon)이라는 치즈를 오븐에 구워 만드는 그라탕 요리다. 비교적 근래에 발달한 요리임에도 프랑스사람 대부분이 좋아한다.
만드는 게 어렵지 않지만 타티플렛은 항상 J의 담당.
감자만 잘 익히고, 치즈만 잘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가 느므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라서... 여름에도 가끔 생각이 난다.
No 3. 크로크무슈 (Croque monsieur)
빵에 햄을 넣고 에멘탈(Emental)이나 그뤼예 (Gruye) 치즈를 얹어서 오븐에 구워 만드는 간단 메뉴!
레시피에 따라서는 베샤멜 소스를 넣어서 만들기도 한다.
원래는 프랑스의 노동자들이 따듯한 점심을 먹기 위해서 빵에 치즈를 얹어서 구워 먹으면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이 메뉴가 파리의 레스토랑에 퍼지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건 1910년 정도 부터라고.
내가 해 먹는 일은 거의 없고 J가 주말 점심으로 가끔 해주면 맛나게 냠냠!
No 4. 프렛치 오믈렛 (French Omelette)
집에 별다른 재료가 없고 배가 너무 고플 때 주로 먹게 되는 오믈렛!
집에 계란은 거의 항상 있는 편이고 빨리 만들어 배를 채울 수 있기에...
재료야 계란 빼고는 이것 저것 좋아하는 것들을 넣으면 되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주로 계란에 치즈 (주로 에멘탈)과 송이 버섯을 넣고 만든다. 크림이 있으면 더 약간 넣어주기도 하고~
J가 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요리 중에 하나인데..그 날의 재료와 컨디션에 따라서 맛이 들쑥날쑥 --;;;
No 5. 파스타
어디선가 들은 말로는 프랑스 사람들이 피자와 파스타를 이탈리안 사람보다도 더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 특히 남부에서는 만만한 게 피자 파스타.
우리집에서도 먹을 게 없는 날이면 무조건 파스타 파스타~~
만사가 다 귀찮은 날이면 무조건 파스타 파스타~~
물론 내가 만드는 파스타는 홈메이드 소스인 반면, J가 만들어 주는 파스타는 대부분 시판소스이지만...
누가 해 주면 이것도 감지덕지.
그래도 파스타는 J가 적당히 잘 삶으니까~~~~
면만 잘 익혀도 반은 성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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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할 줄 아는 요리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다.
요즘은 키쉬(Quiche)에 도전 중인데 매번 실패하는 중...
맛없는 키쉬를 먹어야만 하는 나의 (고통과ㅋㅋ) 희생이 따르긴 하지만,
J가 키쉬의 1인자가 될 그 날을 기다리며 꾹- 참고 있다^^
당근 따가운 비평도 아끼지 않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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