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준비로 마음이 분주했던 4월이었다.
이사 전에만 해도 이사로 이렇게 블로그를 오래 비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역시 이사란....😵💫😩
내 인생에 무슨 역마살이 꼈는지 몰라도 남편 따라 프랑스 온 후로 이사를 정말 많이 한 나.
Marseille - Tours - Rouen - Dubai - Cairo - Toulous....
툴르즈에 와서 10개월 만에 다시 이사.
이번엔 다행히 옆동네로...
이집트로 갈 때만 해도 이사가 체질이었고 어느 정도 달인이 되어 있었는데
지난해 프랑스로 다시 왔을 때, 너무 힘들었다.
아무래도 둘이서 이사를 하는 것과 아이들 둘과 이사를 하는 건 많이 다르기도 하고
프랑스에서는 도시 근교에 사는 건 처음이라 적응하는데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 이사는 절대 하고 싶진 않았지만 결국 집을 사게 돼서 이사를 하게 됐다.
좋은 일이긴 하지만 또 이사라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는데 다행히도 수월하게 진행된 편이었지만
이사 후 거의 20일 동안 정리와 집안일만 한 것 같다.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살만 해 진 듯.
게다가 전에 살던 곳에서 차로 10분 거리라서 환경이 크게 바뀌진 않아서 적응할 만하다.
살던 나라가 바뀐 것도 도시가 바뀐 것도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뭐 이사를 핑계로... 4월엔 요리 사진이 별로 없다.
간단하게 많이 먹은 달이었다.
늘 그랬었지만..?
백 년 만에 홈메이드 뇨끼(Ngocchi)를 만들었다.
간단하게 먹었는데 홈메이드 뇨끼가 제일 먼저 나오네 ㅋㅋㅋ
간단하지..?... 만들기가 오래 걸려 그렇지.
프랑스 돌아와서 슈퍼에서 파는 걸 몇 번 사다가 해 줬는데 너무 편하더라.
그렇지만 역시나 홈메이드의 맛은 따라 올 수가 없다.
아주 순수한 토마토소스에 비벼서 질 좋은 올리브유 좀 뿌리고, 파르마산 치즈, 바질 잎 조금 올리면 끝.
여기에 리코타 치즈 좀 곁들여도 너무 좋지.
옹글레 드 버프(Onglet du beouf)에 그릴에 구운 쥬키니 호박.
요 부위는 한국어로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질긴 듯 안 질기고 기름진 듯 말 듯?....
소 한 마리에서 조금 나오는 특수부위인데 그릴에 구워 먹기 나쁘지 않다.
어느 일요일 저녁 시간도 없고 에너지도 없고 일단 있는 거 구워 ㅋㅋㅋ
프렌치 디종 머스터드 곁들여서 이리도 간단하게 먹었다.
정말 사랑하는 아스파라거스의 계절.
드디어 프랑스산 아스파라거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4월은 이래서 내가 좋아하는 달 ㅋㅋㅋ
물론 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찜통에 푹 찌고 가장 만만한 그리비쉬(Gribiche) 소스를 곁들였다.
정말 좋아하는 조합.
아스파라거스를 먹고 배가 살짝 불렀지만 메인으로 홈메이드 페스토 소스에 버무린 파스타.
요즘 우리 집 최애 파스타면은 바로 이 것.
아이들도 너무 좋아한다.
역시 늘 그렇듯 홈메이드 페스토 소스는... 미쳤다 진짜.
요즘은 아몬드나 호두를 안 쓰고 오리지널로 잣을 넣는데 정말 그래서 그런지 더욱 맛남.
바나나 케이크.
잘 익은 바나나가 딱 4개가 남아서 초콜렛 칩을 잔뜩 넣고 촉촉하게 만들었다.
바나나 케이크 안 좋아하는 우리 집 아이들은 이렇게 해줘야 먹는다.
맛있었음.
이사가 코 앞으로... 몇 주 안 남았는데 한가하게 두부나 만들고 있었던 나 ㅋㅋㅋ
두부를 만드는 김에 콩비지 찌개도 함 끓여 봤는데 이게 또 별미였다.
신김치에 고소한 참기름 맛.. 약간의 조미료 ㅋㅋㅋ
고기 안 넣어도 맛있네.
남은 콩비지 찌개로 다음날 또 이렇게 진수성찬.
아... 구수하다.
어쩌다 보니 베지테리언 식사가 많았던 4월.. 인가....
인도식 렌틸콩 수프와 가지 카레.
훈제 연어, 푸아뤄우(Poireux=서양 대파), 시금치를 넣은 키슈.
팟 풰이에떼(Pate Feuilletée).. 퍼프 페스트리로 하면 칼로리는 높지만 너무 고소하다 ㅋㅋㅋ
우리는 주로 샐러드를 곁들이지만 아이들은 샐러드를 싫어해서 이렇게 오이를 곁들였다.
크럼블 드 레귐(Crumble de legume), 야채 크럼블을 만들고 흰 살 생선을 굽고 감자는 쪄서 저녁 식사.
크럼블 드 레귐은 푸아뤄우와 당근을 잘게 채쳐서 익힌 다음 설탕을 넣지 않은 크럼블을 올려서 굽는다.
크럼블 치즈를 만들 때 파르마산 치즈를 조금 넣으면 더욱 맛있다.
역시 파르마 산은 우리 집 최고의 조미료 ㅋㅋㅋ
생선에 버터 잔뜩 녹여 구워서 양심상 소스는 안 만들었다.
찐 감자에는 역시 버터와 소금만 올리면 환상의 맛.
감자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렇게 주면 잘 먹는다.
두 그 두 그..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딸기도 제철이다.
날씨가 4월까지 계속 추워서 조금 답답했는데 그나마 이런 식재료들로 위안을 받았다.
너무 좋은 계절이야 그야말로.
그래서 만든 딸기 타르트.
타르트 안에는 크렘 파티시에를 깔고 그 위에 딸기 얹어주고 생크림도 좀 만들어 얹었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디저트.
오랜만에 싱싱한 갑오징어를 공수해서 뭘 할까 하다가 스페인식 쌀 요리로.
이집트에서 그나마 싱싱하게 구할 수 있는 게 오징어여서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프랑스 온 이후로 뜸했다.
역시 갑오징어가 싱싱해서 그런지 맛있고 아이들도 넘 잘 먹네.
여기 새우까지 얹어줬으면 금상첨화지만 집에선 있으면 있는 데로 없으면 없는 데로...
큰 딸이 만 8세가 되었다.
세월 정말 빠르네.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넘버 케이크.
속은 초콜렛, 겉은 마스카포네 생크림 프로스팅.
딸이 꼭 식용꽃으로 장식해 달라고 부탁해서 꽃과 베리로 마무리.
아..올해는 어디 키즈카페 같은 데서 돈 내고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집에서 하고 싶다는 큰 딸 ㅠㅠ
이사를 앞두고 또 생일파티를 준비해야 했지.
정원에서 하려고 게임을 준비했는데 비가 철철 내리지...😭
뭐 그래도 다행히 무사히 잘 마쳤다.
이리도 간단하고 맛있는 국수를 잊고 살았네.
점심식사로 정말 딱이다.
남편도 의외로 너무 잘 먹어서 '난 왜 그동안 이걸 잘 안 해 먹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자주 해 먹어야지.
필레미뇽 오 무타흐(Fillet mignon à la moutard),
돼지고기 안심과 프렌치 디종 머스터드소스, 감자볶음, 브로콜리 볶음을 곁들였다.
전형적인 프랑스식 식사.
역시 안심은 부드러워서 그런지 아이들도 잘 먹는다.
어느 날 남편이 먹고 싶다고 만들어 달라고 해서 궁 바오 지딩(Gungbaojiding)을 만들었다.
수많은 레스토랑에서 먹어봤지만 홈에이드도 정말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것.
웬만한 프랑스에 있는 중국식당보다는 당연히 훨씬 맛있다고 본다.
야채도 빠질 수 없으니 숙주와 브로콜리를 같이 무쳐서 곁들였다.
직접 볶은 참깨를 듬뿍 갈아 넣었더니 정말 고소하네.
아이들 햄버거 해주고 남은 버거용 고기가 두 덩이 남아서
야채를 듬뿍 때려 넣고 볼로네제(Bolognese) 소스를 만들었다.
유난히 달달하고 맛있었던 볼로네제에 파스타 비벼 한 끼.
유기농샵에서 내 입맛에 딱 맞는 두부를 발견해서 그 후로 두부를 정말 자주 먹는다.
사진으로 찍은 것은 별로 없지만 전보다 훨씬 자주 먹는 듯.
찬거리 없을 때 두부가 효자.
두부 볶고, 느타리버섯 계란에 섞어 부치고, 오이무침, 시금치 무침.
무겁지 않은 기분 좋은 저녁식사.
친구 불러 김치 담그면서 먹고 싶다고 한 육개장을 만들어 줬다.
먹고 좀 남아서 다음날 또 먹었는데 맛있다.
전날 담은 생김치와 환상궁합.
방학이라 대충 있는 거롤 김밥 좀 쌌다.
김밥 먹이면서 노는 애들... 그냥 밥 만 좀 먹으면 안 될까...?ㅎㅎㅎ
그리스식 호박, 민트, 페타 치즈가 들어간 그리스식 튀김.
힘들게 튀겼더니 아이들이 싫다고...
이거 먹고 매인 메뉴가 가지 라자냐였는데 하필 가지가 쓰고 맛이 없어서 그것마저 실패한 날.
맙소사... 맛없기 참 어려운 가지 라자냐 이건만 ㅋㅋㅋ... 그래서 사진도 없다.
이런 날도 있지... 의욕 떨어지지만...(씁쓸...)
곧 6월이 오려고 해서 급한 마음에 뒤늦게 올려보는 4월 밥상은 여기까지....
무더위가 오기 전에 남은 5월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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