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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한 요리^^ [생선요리 & 야채구이 + 퐁당 쇼콜라]

나의 식탁/프랑스요리

by meru 2013. 2. 25.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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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주째 남편이 파리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원래는 한달에 3번은 내가 가고, 1번 정도는 남편이 파리로 오기로 했었는데...

시댁일..친구들 생일 등이 있어서 3주째 남편님이 오쉼^^


주말에 하도 밖으로 나도느라 남편 밥 한끼 차려주지 못했기에,

이번 금욜에는 친구들 만나지 않고, 집에서 정성스럽게 한 끼를 차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섭 끝나자마자 쓩- 집으로 달려와 저녁 준비에 돌입!


별로 특별한 건 없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슬렁슬렁 즐기며 하는 요리...

누군가를 위해 만드는 요리...


게다가 남편을 위해 하는 요리는 별로 부담이 없다.

물론, 남편이 맛있게 먹어줬음 넘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요리를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마음 편하게 요리할 수 있어서 좋다.

가장 편안한 사람이고, 너그러운 사람이기에^^


Main: Carrelet Au Bonne Femme (카를레 오 본 펌) & Tien De Legume (티안 드 레귐)

Dessert: Fondant Au Chocolat (퐁당 오 쇼콜라) & Creme Anglaise (크렘 앙글레즈)


요즘 학교에서 생선요리를 자주 하기 때문에 생선요리를 준비.

학교에서 배운 걸 또 만들면 혼자서 복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매뉴 선정이 쉬워서 좋고!...머리아프게 고민하지 않아도 됨ㅎㅎㅎ



먼저, 생선 뼈 육수를 만들 야채를 준비한다.


리크 (leek = Poireux), 양파, 샬론, 샐러리, 양송이 등을 작게 자르고...

부케가르니(허브 묶음)를 따로 준비해도 되지만, 그냥 월계수잎과 타임잎만 대충 준비.

왼쪽 야채는 먼저 볶을 야채들이고, 오른쪽 야채는 물을 부은 다음 넣을 야채들이다.

  


그 다음은 생선손질.

가자미로 해도 되지만, 가자미 가격이 하늘을 찌르는 관계로...

비교적 저렴한 넙치를 가지고 만들었다.


무려 1.3 kg짜리 넙치이지만...

이거 살만 발라 놓으면 겨우 3인분 정도 나온다--;;;


이런류의 생선은 버리는 부분이 넘 많다.

그나마 뼈를 이용해 육수라도 만드니 다행이라며...



필레를 떠 달라고 해도 되지만, 그냥 가져와서 직접 뜨기로.

이미 내장이 비워진 상태라 내장까진 안 비워도 되서 다행...

징그럽게 생긴 생선이다--;;;



뼈와 머리는 가위나 칼로 작게 조각내서 찬물에 담궈 놓는다.

머리에 눈알을 빼 주어야하는..딩그럽돠--;;;



필레를 뜬 생선은 이렇게 껍질을 벗겨주고...

껍질은 육수에 넣지말고 버릴 것.


이젠 이런 것도 직접 할 수 있다!!!^^ ㅎㅎㅎㅎ

물론 이런 건 생선 살 때 부탁하면 다 해주는 것들~


손질한 생선살은 일단 냉장고에 넣어두고...

생선 손질 후에는 육수내기에 돌입!


어떤 생선이든 육수내는 건 다 똑같다:)

국물색을 하얗게 내기 위해 색이 진한 당근은 일부러 넣지 않았지만 넣어줘도 상관 없다.

리크도 될 수 있으면 파란잎 부분보다는 하얀쪽이나 색이 연한 부분만을 넣어주지만,

집에서까지 철저히 지킬 필요는 없는 듯.


리크나, 샬롯을 구할 수 없다면 굳이 안 넣어도 되고.

양파를 더 넉넉히 넣는다거나..유연하게 조절하면 되는 거다^^



냄비에 버터를 살짝 녹이고 야채를 볶는다.

버터를 녹일때에도 야채를 볶을때에도 불 조절 잘하기!

하얗게 내는 생선 육수는 고기 육수와는 달리 야채를 태우면 안 된다.



야채가 잘 코팅되면 뼈와 버리를 넣고 좀 더 볶다가...

생선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버섯과 허브를 넣고 20분 정도 살살 끓여준다.

너무 팔팔 끓이지 말고 약한 불에서 조심스럽게 끓이는 게 포.인.트.



실온에서 약간 식혀두었다가 거르면 끝.

시간이 없으면 굳이 안 식혀도 되고.


제철인 야채를 곁들였으면 좋겠지만,

남편님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가지, 호박, 토마토, 양파를 이용한 야채요리를 준비.

야채섭취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영화 라따뚜(Ratatouille)이에 나오는 야채요리는..

사실 라따투이라 아니고 이 티안이라고 해야 더 맞을 듯 하다.



야채를 일정한 굵기로 자른다...약 3-4 mm정도.

양파는 맛이 강하니까 좀 더 얇게 잘라줬다.

 

야채를 구입할 때 좀 굵기가 비슷한 것들로 사올 것!


 

크기가 비슷한 야채끼리 겹겹히 쌓아주기.

토마토는 모든 야채 사이에 끼워주고.

가지-> 토마토-> 호박 -> 토마토 -> 양파 -> 토마토..이런 식!

첫번째꺼는 별로 안 이쁘게 됐다잉~ㅎㅎㅎ


 

대신 두 번째 껀 이쁘게 됐다.

야채가 너무 얇은 것보다는 약간 두깨가 있는 게 더 예쁜 것 같다.


 

이렇게 개인용기에도 담아보고...

 

원래는 이렇게 1인분씩 하지 않고, 그냥 오븐용기에 꽉 차게 깔아주는 편안한 가정식인데,

학교에서는 서빙하기 더 편하고 예쁜 방법으로 가르켜주는 경우가 많다.



소금 좀 뿌려주고..타임 좀 흩뿌려 주고...올리브유 쫙쫙 뿌린 후 오븐으로 고고!

 

좀 간을 꼼꼼히 하고 싶으면 야채 한 겹 한 겹 쌓을때마다 간을 조금씩 해주면 될 듯.

나는 이참에 싱겁게 먹자 싶어서 위에만 뿌려줬는데,

남편입에 싱거울 거란건 안 봐도 뻔하다ㅋㅋ

 

그냥 쌓아올려 보기도 하고 하고...약간 둥글게도 쌓아보고...이것저것 시도^^

남푠님 오실라면 멀어서 혼자 이러고 잼께 놀았다.

역시 급하게 요리할때랑 여유롭게 요리할 때랑 즐거움의 강도가 른 듯!

 

 

지금 사는 집 오븐은 굉장히 오래된거라 온도표시가 안 되어 있어서...

그냥 중간보다 약간 강한 온도에서 천천히 구워줬다.

학교에서는 200도에서 15분 정도 구웠었는데, 야채가 완전히 안 익었더라능...

 

그래서 집에서는 시간 정해놓지 않고...좀 더 오래익히고,

익었겠다 싶을 즘에 칼로 찔러서 확인해줬더니..아주 잘 익었다^^

 

야채가 구워지는 동안 생선을 익히고 소스를 준비할 것.

 


샬롯을 잘게 다지고, 파슬리도 아주아주 잘게 다진다.

샬롯이 없으면 양파로 하면 되지만,

샬롯 특유의 맛이 소스맛을 좋게 해주니 될 수 있음 샬롯으로 할 것.

 

 

새선은...한번 접고, 두 번 접기.

껍질이 있던 쪽이 바깥으로 가게 접을 것.

 

접어주기 전에...

칼 옆면으로 두드려서 두깨를 좀 더 일정하게 만들어줘도 된다.

 

 

냄비나 높은 후라이팬 바닥에 버터를 좀 발라주고, 다진 샬롯을 뿌린다.

생선을 올리고 화이트 와인을 붓고, 생선육수를 붓는다.

와인을 1/3, 육수를 2/3정도 비율로 할 것.


원래 본 펌 (bonne femme) 소스에는 버섯이 들어간다.

생선위에 양송이 잘라서 몇 개 올리고 국물에도 좀 떤져주면 맛이 좋다.

나는 일부러 생략했다.

 

 

베이킹지를 냄비 크기에 맞게 잘라서 가운데 구멍 뚫고 덮어준다.

프랑스 요리 용어로 이걸 cheminée(쉐미네)라고 부른다.

 

불에 올리고 5-7분정도 익혀주는데...

생선 크기에 따라서 익는시간이 다르니 조절할 것.

너무 센 불보다는 은근한 불에서 익히는 게 좋다.





익은 생선은 꺼내서 램이나 베이킹지로 덮어준다.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선을 익힌 국물을 졸인다.

국물은 줄어들고 농도가 어느정도 진해지면 생크림을 넣고 저어주며 졸인다.



생선 국물 졸일때 Noilly prat (놜리 프랏)을 조금 넣어줘도 소스 맛이 좋아진다!

프랑스산 드라이 버무스인데 생선이나 관자 요리에 많이 쓰인다.

없으면 안 넣어줘도 전~혀 상관 없음^^



반 정도 줄어들면 다시 생크림을 넣고 졸여준다.

반으로 졸아들면 다시 생크림을 한 번 더 넣고 잘 저어준 후 불을 끈다.


이렇게 하면 맛이 정말 리치한 소스가 완성된다.

이건 완전 생선 액기쓰인거다!


맛을 보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다진 파슬리를 넣는다.

생선육수는 간을 하지 않아도 졸아들면 짭짤하다.

소금을 전혀 넣지 않아도 간이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능~



 접시에 생선과 야채를 담고...



소스를 뿌려주면 완성^^

생선이 너무 많이 식었을 경우에는 소스에 넣고 좀 데워서 서빙해도 됨. 


원래 지대로된 bonne femme이라면 윗부분을 토치나 그릴로 구워주는건데...

그렇게 하면 쥔짜~ 쥔짜~ 맛있는데...나는 그냥 이대로 냈다.

 

 

원래 있던 파란색 식탁보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흰 식탁보를 과감히 꺼내 깔았다.


이 집에 있는 거 중에 그나마 이게 젤 낫더라--;;;

뭐, 이것도 감지덕지지만ㅋㅋㅋ



내꺼....:)



남편님이 고르신 야채는 이것..:)

나는 생선 한 조각 먹고 남편님 3조각 줬다ㅎㅎㅎㅎ


요즘 생선을 자주 먹어서 질렸뜸!

심지어 낮에도 생선을 먹었고 소스도 비슷한 걸 먹었..--;;;

이건 순전히 남편을 위한 요리였다.


생선은 대부분 구워줬었는데,

이렇게 익힌 방법도 아주 좋다는 남푠님~

생선이 촉촉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데나 어쨌뒈나...

소스가 듁음!!!...이라는 멘트도 잊지 않음^^


프랑스식으로 요리할 때는 생선도 너무 익히면 안 된다.

프랑스 사람들은 고기든 생선이든 부드러운 식감을 최고로 치기 때문인데,

오버쿡된 생선은 퍽퍽해져서 제대로 요리했다고 쳐주지 않는다.



그리고...오랜만에 만들었다..흐흐...

남편님의 훼이보릿인 퐁당 오 쇼콜라 (Fondant au chocolat)...

이 집엔 개인 용기가 없어서 이렇게 약간 큰 용이게 한꺼번에 구워줌.



이걸 보다마자 함박웃음을 짓는 남편님 ㅎㅎㅎㅎ

역시 훼이보릿의 빠워란!...3년 내내 써 먹어도 효과가 있네~ ㅋㅋㅋ



요즘 학교에서 자주 만드는 크렘 앙글레즈 (Creme Anglaise)와 함께 냈다.

크렘 앙글레즈는 너무 달거나 진해서 질리기 쉬운 디저트의 맛을 중화시켜주기도 하고,

퍽퍽한 케이크 디저트를 촉촉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가 있다^^



나중엔 완전 범벅을 만들어 먹음...

아후..쵸크쵸크해잉~


그나저나 아주 모랜만에 긴긴 포슷!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지 않거니와, 피곤해서 골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숴리...

장장 이틀에 걸친 포슷이지만..오랜만에 요리 포슷 조.으.다:)


남편님 보내고...

늦은 샤워를 하고....

창밖을 보니 눈이 폴폴 내리고....

부엌에서는 된장찌개가 팔팔 끓고 있고....

나름 기분 좋은 밤^^


모두들 주말 잘 보내셨길요....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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