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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_낙소스(NAXOS)에서의 둘째날

Travel/그리스

by meru 2010. 4. 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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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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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6

사진속에 담아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오래된 돌담들, 무성한 들꽃들, 천살즈음 먹었을 것처럼 보이는 나무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워 셔터기를 철퍽 철퍽 눌러대다가...
갑자기 불끈 화가 났다.

그냥 두고두고 마음속에 간직하면 될일이지.
왜 우리, 여행자들은 사진속에 아름다움을 담지 못해 안달하는지

9시 기상.
어젯밤만해도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 트레킹을 떠나리라 맘먹었건만, 몸이 천근만근 말을 듣지 않는지라...
덕분에 10간도 넘게 푹-자고 컨디션 충전 잘 했지만요--;;;

우리의 게으른 '사이비 트렉커'인 J군과 meru양은 일어나자마자 슈퍼로 향했어요.
아침에 먹을 것들과 샌드위치 만들 재료들을 사기위해...

오늘은 트렉킹을 빡시게 좀 해볼라구요.
그럼 중간에 식당을 못 찾을 수도 있으니 아예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기로 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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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테라스에서.
섬이라서 그런지 동네 빵집에는 빵종류가 그닥 다양하지 않았지만, 빵은 생긴것보다는 괜찮더라는...
커피랑 차도 사다가 숙소에서 끓여 마시니 아침 값이 절약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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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시간도 모르는 상태에서 느즈막히 길을 나섰기 때문에 하마터면 아침 마지막 차를 놓칠 뻔 했지만,
다행이 2분전 도착^^ 아쥬 대책없는 트렉커들...

버스 놓칠뻔한지도 모르고 가다가 여유롭게 식당들 앞에 걸려있는 문어 사진까지 찍어줬다능...
문어를 저렇게 말려서 굽거나 소스에 넣고 끓여서 파는 모양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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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정거장을 거쳐 할키오(Halkio)라는 마을에 도착.
작은 마을이지만 아담한 볼거리들이 있었어요.

12시도 안됐는데 벌써 식당에 모여 점심을 시작하는 모습도 보이고, 홀로 앉아계신 아저씨도 보이구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보다는 이렇게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훔쳐볼 수 있는 곳이 참 좋아요.
아저씨께는 촘 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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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오렌지나무에 이어 이곳에는 집집마다 레몬을 키우는 집이 많더라구요.
상큼상큼 레몬을 나도 한 번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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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변으로 빙- 돌담 길이 나있고, 우린 그 사이로 조심조심 발길을 옮겼어요.
긴바지를 입고 온 게 얼마나 다행스럽던지...풀들과 들꽃들이 거칠게 나있더라구요.

돌담길을 따라가다 동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기도 하고, 음료수를 들고 가라는 권유를 받기도...
신기한건 이런 시골동네에서 공동묘지의 풀을 깎고 있는 사람들도 영어를 하더란 말이죠.
그리스가 관광국임을 확실히 실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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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소스 어딜가도..몇 리만 가면 이런 날고 조그만 교회건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교회인지..아니면 그냥 십자가만 달려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스의 상징물 같은 하얀 교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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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을 빠져 나가면 사방팔방으로 커다란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있는 밭들이 자라고 있어요.
그리스는 스페인과 이탈리 다음으로 올리브를 많이 생산하구요,
그리스인들에게 올리브나무는 평화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나무들이 얼마나 크던지 그들의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어요.
웅장하고도 건강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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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빠져나와 올리브 나무밭들을 여럿 지나고 나니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어요.
지금 작은 지도위에 나와있는 루투를 따라  할키오 (Halio) 에서 모니 (Moni)로 가는 길이예요.

(낮고 멀리 뻗은 오래된 나무가지가 너무 멋졌는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잘 살지 않네요--;;)

모니로 가는 길에는 표지판도 몇 군데 세워져 있어서 길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풀이 무성하거나 무더진 돌담으로 회손된 곳에서는 좀 애매한 곳도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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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다보니 배가 고파서 올리브 나무 그늘아래 앉아 가져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어요.
치즈와 햄만 들어간 간단한 샌드위치였지만, 의외로 참 맛있었어요.
시장이 반찬인거죠^^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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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또 발길을 옮겼어요.
저 멀리로 오렌지를 따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이는데, 꼭 우리나라 가을에 감따는 그 분위기...ㅋㅋㅋ
아저씨 손이 안 닿는 곳이 참 많아 보이는데...이럴때 장대가 하나 있었음 캡짱이었을텐데 말이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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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모니가 보여요~
먼듯 보여도 조금만 걷다보면 나오는 트렉킹의 마력..싱기싱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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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도착하니 우리를 제일먼저 반겨주는 것은 달달한 토마토 소스 냄새.
든든히 샌드위치를 먹은 후라지만...엄마표 음식 같은 냄새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네는 사진에서처럼 허름하지 않았어요.
작은 산골 마을이지만 (폐허를 빼고는) 꾀죄죄함이나 누추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오히려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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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Hello"를 외치네요.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활짝 웃어주더니, 골목길로 뛰쳐나가더라구요.'
온동네가 다..그리고 산과 들이 전부 아이들의 놀이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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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라도 빵집은 하나씩 있는 것 같더라구요.
빵반죽을 잔뜩해가지고 어느집 문을 두두리는 아저씨 포착..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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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먼산에 대고 쪽 오른쪽을 그어가며 길을 알려주신 친절한 할머니의 뒷모습도 포착..찰칵!

다른 길을 트렉킹해서 플로티(Floti)라는 마을로 가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것이 우리들이 목표였으나,
지도상에 나와있던 길은 결국 헤메고 헤메다 찾지 못하고...

길을 잃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지만, 더운날 풀길을 거친 풀길을 헤치고 다니느라 약 30분간 고생.
고생끝에 낙은 없고, 그냥 다시 왔던길로 돌아와..다시 큰길 (도로)를 타고 플로티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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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더운 나라라서 사람 키보다도 큰 선인장들을 자주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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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작은 마을을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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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를 타고 마을로 가서 오후에 딱 한대 있는 4:30분 버스를 타고 다시 낙소스 시티로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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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와서 J는 어제 사논 우조(OUZO)에 미리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물을 타서 마십니다.
그러나 나까지 함류해서 둘이 작은 병 하나를 비우고 나니 얼추 해가 질듯 말듯 하고 있드라구요.

'우조'는 로 아니스(Anise)라는 식물을 원료로 만든 그리스의 대표적인 술로,
그냥 마시기도 하지만 얼음을 넣거나 물을 약간 타서 마십니다.
도수는 약 4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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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삘이 꽃혀서 해넘이를 보러 부두에 나가자고 나갔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두 옆 Bar에 앉아 있더라는 ㅋㅋㅋ
당연히 우조를 한잔씩 시켜서 마셔줍니다.
오늘 적당히(?) 과음한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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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기분이 쪼아 쪼아~ 식당으로 향합니다.

스타터로 탁찌키(Tzatziki)를 시키고...
탁찌키는 그리스식 요구르트에 오이, 마늘 등을 넣어서 만드는데,
스타터로도 빵에 찍어서 먹기도 하고 사이드 디쉬로도 먹구요.
역시 현지에서 먹으니까 느무느무 맛나더라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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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경우에는 빵에 탁찌끼만 찍어 먹어도 배가 슬슬 불러 오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스타터였으므로 곧이어 나온 매인에도 집중을 해 줍니다.

그리스의 대중적인 요리 중 하나인 무사카 (Musaka)를 먹으려고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해서,
대신 문어요리를 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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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메! 오동통한 문어 다리좀 보라지~~~
근데 맛은 그냥 그랬어요.

대신!!!
J가 시킨 돼지고기 토마토소스 조림이 아주 예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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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잡내가 전혀 안 나고, 잘익은 토마토로 만든 것 같은 감칠맛 나는 소스.
감자도 갓 튀겨 나온 듯 신선했구요.
왠지 홈메이드 삘이 나는...(-> 이거 증말 칭찬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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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오자 못내 아쉬워 와인도 작은 걸로 하나 시켰어요.
그리스에서는 (고급 뽀린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 이렇게 컵에다 따라 주고, 작은 잔을 주네요.
잔은 소주 잔의 2배 정도 크기인 듯 해요.
이런 것도 너무 이국적으로 느껴지네요.

그리스 와인은 대체적으로 프랑스 와인보다 달달 한 것 같아요. (물론 와인마다 다르겠지만...)
포도가 햇볕을 많이 받아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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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은 양도 무지 많고, 맛도 상당히 좋고, 가격도 저렴하건만 디저트까지 무료로 제공해 주더라구요.
역시 서비스의 개념을 쫌 아는 식당인 듯ㅋㅋ

디저트는 밑에 꿀이 촉촉하게 적셔진 케잌이었는데 맛있었어요.
오랜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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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낙소스섬에 가시면 마로스(Maros)라는 식당을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고급 식당은 아닌 듯 하지만, 현지 사람들도 많이 오는 걸로 봐선 제법 괜찮은 식당인 듯 해요.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왠지 느낌이 좋은 곳이기도 했구요.

하룻동안 마치 천가지의 일들이 지나간 듯 눈을 감으니 파도라마가 펼쳐지네요.
매일 매일 이런 여행이 계속 되었으면...

네번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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