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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의 시골집에서 느림의 미학을 맛보다_1

Travel/프랑스

by meru 2009. 10. 2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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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느린 삶을 경험에 본 적도 즐겨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모든 것을 빨리 빨리 하는 게 한국인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니던가!!!

이곳에 와서 이곳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느끼는 점은 사람들이 느린 삶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것과 그것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해변의 태양아래서 마냥 뒹군다거나 잔디밭에서 하루 종일 책을 본다거나 하는 짓거리들을 참 잘한다고나 할까. (나도 점점 물들어 가고 있는 듯....)

지지난 주말에는 내가 사는 마르세유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친구의 가족별장에 초대를 받았다. (주위에 가족별장을 가진 부유한 인간들이 많은 걸까..) 어쨌거나 우리에겐 좋은 일이다. 주말을 친구들과 함께 거의 공짜로 즐길 수 있으니까!!

지난 여름에 해변 바로 앞에 100년은 묵었을 소나무가 무성한 정원을 끼고 있던 다른 친구 가족별장을 보고도 깜놀했기에 이번엔 별 거 아닐 줄 알았는데 이게 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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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외관. 일부는 3층 한꼭은 2층인 특이한 구조.

밖에서 딱 보고 오래된 성당이나 캐슬인가..했는데 알고보니 친구의 가족별장이었다. 초장부터 또 깜놀- (나 자꾸 촌시럽게 이러믄 안돼는데--;;)..하지만 나 뿐만 아니라 초대받은 모든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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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화로와 커다란 식탁이 있는 거실.

방이 6-7개쯤 되고 3층 정도의 건물. 크기도 크기지만 집안의 구조가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복잡한 구조인데다, 집안의 모든 물건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오래된 물건들이었다. 마치 개인 소유의 박물관을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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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거실 사이의 식탁이 딸린 방.

역사가 정확히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15-6세기쯤에 이탈리아 은행가가 지었다는데, 친구 집안의 소유가 되어 대대로 물려받은 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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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물렀던 거실 옆의 피아노가 있던 커다란 방.

어쩜 이렇게 보존을 잘 했을까. 낡은 것은 버리고 늘 새로운 물건을 갈구하는 한 인간으로써 경외감을 느꼈다. 날고 오래되고 불편한 것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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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중심으로 윗층과 아랫층, 지하창고 등을 연결해 주는 계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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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의 작은 방에는 책장에 책들이 가득했는데 낡은 책 냄새가 진동했다. 손 때가 많이 탄 너덜 너덜한 책들의 냄새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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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한 켠.

집 규모에 비해서 주방이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12인분을 만들기에도 충분한 공간이었다. 이곳에도 역시 오래된 물건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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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한 쪽에 걸려있던 오래된 물건들.

옛날에 쓰던 저울도 보이고, 밀가루 반죽을 했을 방망이도 보이고..신기한 것들이 꾀 많다. 사실 이 집을 여기 저기 뒤져보면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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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를 담는 접시의 뒷면.

굉장히 큰 치즈 접시였는데, 뒷 면에 금이 간 걸 때운 흔적이 있었다. 접시를 때워서 쓰기도 하는구나. 근데 이 접시 굉장히 비싸 보이는 걸 보니 때워서라도 써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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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 켠에 놓여있는 큰 식탁.

12명 이상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긴 식탁. 집이 크니 사람을 많이 초대해도 널직한 게 참 좋다. 근데 청소하기는 참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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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먹는 게 빠지면 안 되자나....
고기와 파스타, 샐러드를 함께 맛있게 먹고, 다음날 자전거와 함께 할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달콤한 꿈속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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