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이삼일만 안 먹어도 땡길정도로 육식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야채도 골고루 잘 먹는다.가끔 고기가 질리거나 비위가 상할 때는 샐러드로 한끼 식사를 때우기도 하고. 그니까 한 마디로 못 먹는 게 없다는 말...?--;;)
얼마 전 올리브오일에 절인 호박과 가지요리를 먹고 고기보다 열배는 맛있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푹 빠져들었으니, 집에서 만들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친구들이 놀러온다고 하여 안주로 대접도 할겸.
피망 마리네이드 (피망 절임)는 가끔 해놓고 식전에 스타터로 먹거나 놔뒀다가 샐러드나 빵에 얹어 먹기도 하는데, 다른 야채로 만들어 보는 건 처음이다.
호박 마리네이드
재료: 호박 1개, 올리브오일 1/2 컵(100-150 ml), 마늘 1쪽, 로즈마리 (될 수 있으면 신선한 걸로) 1줄기, 통후추, 소금
1. 호박을 삼등분하고 똑같은 두깨로 (약 0.4 mm) 자른다.
2. 자른 호박에 소금을 뿌려 1-2시간 정도 재웠다가 물기를 키친타올이나 깨끗한 천으로 닦는다.
3. 마리네이드 소스재료 (올리브오일, 로즈마리, 통후추, 슬라이스한 마늘, 소금)을 함께 섞는다.
4. 호박을 오목한 그릇에 가지런히 담아가면서 마리네이드 소스를 뿌려준다. 소스는 호박이 잠길 정도나 그 보다 약간 적은 정도가 좋다.
5. 한나절이나 하루 정도 냉장고에 재워뒀다가 먹으면 된다.
피망 마리네이드 재료: 홍피망 1개, 청피망 1개 (노란 파프리카가 있으면 세 가지 색상을 동시에 만들면 좋다),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or 와인식초 2-3 tsp (없으면 식초로 대신), 1/3 컵, 마늘 1쪽, 후춧가루, 소금
1. 피망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오븐에 넣고 껍질이 잘 벗겨질만큼 익힌다. 약 250도에서 30-40분 정도.
2. 익힌 피망을 식혀서 껍질을 벗기고 먹기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마리네이드 소스 재료 (올리브오일, 다진마늘, 발사믹베네가, 굵은 후춧가루, 소금)을 넣고 잘 섞어 준다.
4. 피망을 오목한 그릇에 담아 가면서 피망이 소스에 잠길 정도로 부어준다.
5.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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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쁘게 만들어 놨다가 친구들이 왔길래 식전 술과 함께 내어줬다. 산 거 아니냐면서 칭찬을 연발하더니만, 어느세 게눈 감추듯 사라져버렸다. 담엔 가지로도 좀 만들고, 양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야채가 이렇게 맛있을 땐 채식주의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몇 년째 그냥 해보는 생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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