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국-프랑스 커플 밥상_카이로 집밥 1

나의 식탁/매일밥상

by meru 2020. 5. 20. 23:17

본문

컴백한 기념으로 업댓을 해야할 것 같아 사진을 뒤져서 음식사진을 찾아냈다.

전처럼 자주 찍진 않지만 카이로에 이사 온 후에 찍은 음식사진들이 간혹 있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동안의 카이로 집밥을 올려본다.

 

두바이에서 동네에서 우연히 스페인 친구들을 알게되어 그들과 많이 어울렸고.

그 친구들에게 레시피를 귀동냥을 많이했다.

 

초대해서 함께 음식을 먹으며 알려주기도 하고,

가끔 차 마시러 가면 음식을 만들다가 보여주며 설명해주기도 하고.

모두 가정식이라 가끔 집에서 해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스페인 요리라면 가스파쵸(Gaspacho),

오이, 피망, 양파, 토마토, 마늘, 올리브오일, 빵 등을 넣고 만드는 차가운 스프가 더욱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친구들이 우리나라 김치찌개처럼 자주 먹는 건 더욱 간단한 토마토 스프였는데

살모레호(Salmorejo)라고 부른다.

 

이들은 이걸 매일 먹어도 매일 맛있다며 좋아하는 게

우리나라 김치찌개랑 맞먹는 수준이다.

심플하고 맛있다.

 

삶은 달걀을 다져서 올려먹기도 한다.

 

또 다른 알려진 요리는 빠엘라(Paella).

실제로도 자주 먹고 (가정에 따라 다름), 큰 빠엘라팬에 아주 많이 요리해서 나눠 먹기도 한다.

 

여러가지 다른 버전이 있어서 더욱 간단하게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사진에 있는 게 친구가 알려준 오징어와 새우, 파프리카가 주가 되는 버전이다.

물론 향신료로 사프란(Safran)이 빠질 순 없고.

 

두바이와 이곳 카이로에서 오징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라 가끔 해먹는다.

모든 재료가 다 들어가는 한그릇 요리라 영양가 있고, 편리할 뿐 아니라 맛까지 굿.

 

이건 우리 큰딸이 좋아하는 샐러드.

퀴노아, 토마토, 오이, 올리브, 석류, 치즈 (모짜렐라, 페타, 코타지 치즈...때에따라 생략).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로 간하면 끝.

 

이곳 학교는 10시 정도에 간식을 먹고 1시에 끝나면 집에와서 밥을 먹는데

(너무 일찍 끝남...ㅠㅠ)

학교 간식이 맛있는지 잔뜩 먹는지 점심엔 배가 안 고픈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한그릇 샐러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샐러드에 석류를 넣고 안 넣고는 맛의 천지차이라 할 수 있다.

꼭 석류를 넣어 달라고 주문하는 큰 딸램.

 

어쨌든 야채 많이 들어가서 좋고 엄만 편하고 좋지머 ㅋㅋㅋ

점심을 이렇게 먹는 날은 오후 간식을 좀 더 먹으면 된다.

 

 

식사를 초초간단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스타터는 생략하지만 

야채 섭취가 부족할 것 같은 날엔 있는 야채로 샐러드를 만들어 스타터로 먹는다.

이날은 오렌지가 많아서 오렌지도 좀 넣어보고.

발사믹과 오렌지 올리브유가 잘 어울린다.

 

 

봉골레 파스타.

이집트 조개는 맛이 없다는 게 결론.

 

온 가족이 봉골레 정말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이젠 못 먹을 것 같다 ㅋㅋㅋ

요리는 재료가 생명이란 걸 다시 확인하며 ㅠㅠ

 

 

다행이 두부는 구할 수 있어서 가끔 먹는다.

마파두부에 브로콜리 마늘 볶음, 중국식 오이무침과 함께.

 

 

어느날 정말 큰 문어를 공수해와서

사과와 샐러리를 넣고 샐러드도 만들어 보고. 

이 샐러드 맛은 쏘쏘...임팩트가 매우 부족.

 

연어 초밥 만들면서 문어 초밥도 몇 개 만들고.

야채가 부족해서 냉털해서 야채볶음으로 한 끼 식사.

 

역시나 연어의 질이 프랑스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처음에는 정말 난감하더니 이제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다행인가봉가...--;;; 

 

친구들 초대할 때 가끔 만드는 문어 샐러드.

 

이탈리아식으로 향신야채와 허브를 넣고 1시간 정도 (문어 크기에 따라 다름) 삶은 후

올리브유을 약한불에 올려놓고 마늘, 허브 등을 넣어 향을 낸 후

문어와 섞고 소금 후추 간을 해서 마리네이드 한다.

 

프랑스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는 인기 와인 안주.

 

 

 유기농 농장에서 꾸러미를 시켰더니 오크라가 들어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오크라 커리, 오크라 조림, 튀김....등등 해보았지만 아무도 좋아하질 않네ㅋㅋㅋ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하지만 이제 우리집에서 오크라는 안녕.

 

예전에 10년도 더 넘은 시절...

같이 일하던  독일-이탈리아 친구가 만들어 줬던 카포나타 (Caponata).

그때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을 잊을 수 없어 아주 가끔 해먹는다.

 

가지, 샐러리, 양파, 토마토, 그린올리브, 케이퍼 등이 들어가는데

재료만 보면 좀 갸우뚱해진다.

 

하지만 요리 후 한 입 베어물면 놀랍게도 조화를 이룬다.

난 그래서 이 요리가 좋다.

 

바게트 찍어서 얹어 먹으며 와인 한 잔 하기 좋다.

 

문어 큰 거 한마리 사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보관하면  

세 번 정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ㅎㅎㅎ

 

그리스에서 먹었던 그 맛을 생각하며 토마토 소스에 넣고 푹 졸였다.

파스타나 감자튀김과 함께 곁들이면 간단하고 좋다.

 

고기를 너무 푹 익혀서 형태가 보이지 않지만

오랜만에 돼지고기를 공수해서 남편이 좋아하는 고추장 스튜.

 

양념은 제육볶음 비슷하게 하되 볶지 않고 압력냄비에 푹 찌면서 졸여낸다.

 고기도 부드러워지고 양념이 진해져서 남편이 정말 좋아하는 요리다.

 

옆에는 튀기면서 남편이랑 하도 집어먹어서 얼마 안남은 야채튀김.

역시 튀김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 ㅋㅋㅋ

 

 

태국식 그린커리.

가지, 양송이 버섯, 양파, 병아리 콩 등...간단한 야채만 넣었는데 유난히 맛있었던 날.

 

 

병아리콩 삶은 걸 넣은 게 신의 한 수.

 

두바이나 이집트나....음식문화가 좀 약하다 싶은 나라들이다.

여행가서도 현지음식을 먹는 걸 아주 좋아하는 우리에게 좀 아쉬운 부분.

 

그나마 가끔 먹는 코샤리(Kochari).

병아리콩, 렌틸, 밥, 파스타, 튀긴 양파에 좀 묽은 스타일의 토마토 소스를 얹고 

매콤한 토마토 소스도 얹어서 먹는 서민음식인데 저렴하고 영양가 듬뿍.

 

집에서 파스타 빼고 만들어 먹었는데 괜찮았다.

근데 이건 가끔 밥 하기 싫을 때 샐러드 시키면서 같이 시켜 먹기땜에

자주 만들진 않을 거 같다 ㅋㅋㅋ

 

두바이에서 둘째가 어릴 때는 자주 안 만들었는데

카이로 와서 가끔 뽑는 생파스타.

이것이 왠 여유란 말인가!ㅋㅋㅋ

 

 

역시 밥 하기 귀찮은 날은 고기가 젤 편하다.

소고기 안심구이와 블루치즈 소스, 감자튀김, 샐러드.

이날은 심지어 감자도 냉동감자 튀김 오븐에 익혀서.

 

비트를 익혀놓고 샐러드를 만들거나, 샐러드에도 넣어먹고 갈아서 딥도 해 먹고...

우리집에서 이걸 즐기는 사람이 나 빼고 없는데 왜 자꾸 비트를 사오는걸까 난 ㅎㅎㅎ

 

오트밀 쿠키.

오트밀에 섬유질이 풍부해서 좋지만 설탕 많이 들어간다.

근데 맛있어...ㅠㅠ

 

 

태국식 레드커리와 파파야샐러드, 청경채 볶음.

레드커리는 피망과 연어를 넣었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야채가게의 토마토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아

무작정 5킬로를 데려온 후.. 어쩔 수 없이 일을 벌임.

4킬로 정도의 양인데 상당기간 보관하고 먹을 수 있으니 많이 만들어두면 좋긴하다.

 

어느 가정에서나 먹을 것 같은 모짜렐라(Mozzarela) 토마토 샐러드.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 

언제 먹어도 굿.

 

전통적인 카프레제(Caprese)

보통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슬라이스 해서 예쁘게 담지만

난 보통 이렇게 담아내서 각자 잘라 먹도록 한다.

 

부라타 수준으로 흐물거리길래 딱 반으로 잘라서 남편 반, 나 반^^

 

또 한번의 문어 파스타.

지난번에 만든 게 너무 많아서.

 

익힌 야채보다 생야채를 즐기는 큰딸램이 좋아하는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

예쁘게 만들어 달라는 딸램이 너무 귀엽다 ㅋㅋㅋ

 

 

언젠가부터 남편이랑 한솥에 같이 먹는 비빔밥.

돌솥 두 개에 하는 것보다 푸짐해보이고 편해서 ㅋㅋㅋ

무쇠솥은 정말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두바이에서 같이 살던 아주머니가 인도음식를 자주 해주셨는데 그 때 잘 배워놓을걸 ㅋㅋ

그냥 먹어본 기억, 가끔 어깨너머로 본 기억을 살려 만들었다.

버터치킨, 달(렌틸수프), 네팔스타일 야채샐러드.

 

아줌마가 만들어 준 그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굿.

 

 

여긴 목요일이 주말이다.

목요일 저녁은 만사 귀찮아서 고기를 굽굽하는 경우가 많다.

 

감자퓨레 쉽고, 고기 굽기만 하면 되고...

그린빈즈가 있어서 삶은 뒤 볶아서 곁들였다.

 

 

아마 여기와서 토마토 소스는 떨어지기 무섭게 끓여서 두 세 병씩 쟁여두는 듯.

아이들 밥 줄때도 편하고 가끔 우리도 시간없고 매뉴 고민될 때 후다닥...

프랑스 출장가면 사오는 생햄이 있어서 조금 얹어봤다.

여기선 귀한 것 중 하나ㅋㅋㅋ

 

이집트와서 둘째와 같은 유치원 다니는 한국친구들을 알게됐다.

생각보다 한국사람이 참 많다.

 

한국슈퍼는 이제 문을 닫아서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순 없지만

한국 식당에서 가끔 살 수 있는 재료들이 있다.

 

어느 식당에서 돼지등갈비를 판다기에 공수해와서 간장양념에 졸였다.

근데 애들하고 티격태격하다가 태워먹은 ㅋㅋㅋㅋ

 

지방이 많아서 많이 손질해서 만들었는데도 

졸이고 나니 크기가 확 줄어드네ㅠㅠ

 

하지만 한국과 같은 퀄리티를 기대할 순 없지.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같은 듯 다른 느낌. 

고기가 많아서 두 끼를 먹어서 반찬만 조금 바꿔줬다.

 

오늘의 밥 이야기는 여기까지.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 전달되지 않는지 ㅎㅎㅎ

 

밥 때문에 바쁘고, 밥에 치이고, 밥이 날 힘들게 해도...밥밥밥.

나는 왜 집밥에 이토록 연연해 하는건지...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

 

코로나 바이러스로 학교가 문을 닫고 남편이 재택근무를 한지도 벌써 석 달이 다 되어간다. 

 

우리가 너무 적응을 해버렸나...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아침이 이젠 나쁘지 않다.

 

3시 반까지 유아원에 있던 둘째가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처음엔 좀 힘들었는데

이렇게 예쁠 때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이 석 달 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크고 적응을 했는지

둘이서 노는 시간도 많아져서 나의 역할은 점점 더 수월해진다.

 

코로나 사태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걱정도 되고 

많은 사람들과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진 게 마음이 아프지만

나에게 주어진 가족과 함께하는 이 시간만은 참 소중하다.

 

이제 다시오지 않을 시간들이라는 생각에....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