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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맛 그대로...맛집 따라 잡은 '손칼국수'

나의 식탁/한식

by meru 2010. 9. 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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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칼국수도 많이 고급화 되었죠.
해물칼국수에 닭칼국수...만두 칼국수 등등등 종류도 가지가지.

근데 예전엔 이만한 서민음식이 없었잖아요.
밀가루 반죽 한 덩이로 온 집안이 맛있게 배를 채웠고..
고기가, 해물이 다 왠말~~~
칼국수 한 냄비 끓이면서도 계란 하나 달랑 넣어서 골고루 섞으면 그걸로 영양보충.

저희 어머니도 젊었을 때 모두가 어려웠던 시기를 겪으셨기 때문에 서민적인 음식을 아주 잘하셔요.
특히 밀가루는 저희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죠~!
많이 드셨으면 질렸을만도 한데 아직도 밀가루 음식을 아주 좋아하시구요^^

저도 칼국수 밀어서 자르는 거 어깨너머로 배우며 자랐구....
중학교 때 이후로 수제비는 늘 제 담당이었어요.

그러다 해외 살면서 부터는 수제비, 칼국수를 귀찮아서 자주 해 먹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그때 그렇게 평범했던 맛을 저도 모르게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기계로 뽑은 면으로 끓인 해물 칼국수나 닭칼 국수 보다도, 
집에서 만든
 두꺼운 면에 걸죽하게 끓인 옛날식이 좋아요.
소박한 맛이고 속이 따뜻해져 오는...기분 좋은 음식이죠.

아마 추억의 맛이라 더 그럴거예요.

전주에 가면 '베테랑 칼국수'라는 집이 있는데, 다닌지 15년이 넘었는데도 항상 장사가 잘 되요.
비결은 닭고기도, 해물도 아닌...마냥 소박한 맛!

면은 보들보들하게 잘 익혀 나오고 (물론 기계로 뽑은 거지만), 계란 요란하게 섞어서 나오는 걸죽한 국물.
거기에 김가루, 고춧가루...막 갈은 거친 들깨를 듬뿍 뿌려서 서빙되는 푸짐한 칼국수.
근데 이게 참 맛있고..또 옛날 맛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요.

가끔 가서 먹었었는데 지금은 해외에 있으니까 먹고 싶어도 갈 수가 없네요.
그 생각 하다가 칼국수를 밀기 시작했어요.
그 맛을 떠올리며.....

반죽 재료: 밀가루 중력분 250g (2~3컵), 물 150ml (약 반컵), 올리브유 1스픈, 녹말가루 1스픈, 소금
국물 재료: 호박 1/2개, 양파 1/2개, 멸치 다시마 육수 (집에서 쓰는 육수) 넉넉히, 국간장 2스픈, 계란 1개
고명재료: 파, 들깨가루, 김가루, 고춧가루


쫄깃한~ 면 만들기


1. 밀가루, 올리브유, 녹말가루, 소금을 넣고 잘 섞은 뒤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손으로 반죽한다.

-> 수분이 부족해서 잘 안 뭉쳐 질 때는 물을 1-2스픈 더 넣어가면서 반죽해 주세요.

2. 반죽을 서너 덩이로 나눠 밀폐용기에 넣거나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에 30분간 넣어둔다.

3. 밀대로 한 덩이씩 밀어서 적당한 두깨로 밀어지면, 마른 밀가루를 조금 바른 뒤 두 세겹으로 겹치고 칼로 자른다. -> 두깨는 기호에 따라서...얇은 게 좋으면 얇게..두꺼운 면이 좋으면 조금 두껍게~


이렇게 탄생한 면이예요...제 손으로 밀고 자른만큼 더 소.중.한!^^
지난주에서 칼국수 밀었었는데 면이 더 잘 됐어요.
2인분이라 반절은 똑 나눠서 살포시 냉동실로....다음에 먹으려구요~

끓이기



1. 미리 끓여둔 육수에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호박과 양파를 넣고 팔팔 끓인다.
->면이 국물을 잘 흡수하니 육수를 넉넉히 넣어 주세요~

2. 육수가 끓고 호박이 반쯤 익으면 칼국수면을 넣고 팔팔 끓인다.

3. 면이 거의 다 익었을 때쯤 잘 풀은 계란 1개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4. 국수가 익었으면 각각 그릇에 담고 송송 그릇마다 썬 파, 들깨가루, 고춧가루, 김가루 뿌려 낸다.


이렇게 먹으면 옛날 맛 그대로...전주 맛집 베테랑 칼국수와 거의 흡사한 칼국수가 탄생합니다.
역시 포인트는 넉넉히 뿌린 들깨가루와 김가루, 고춧가루 겠지요?
들깨가루는 좀 거칠 게 반쯤 갈아진 게 좋은데 저희 집에는 아주 곱게 간 것 밖에 없어서 그걸 넣었구요.

국물이 좀 부족해 보이죠?^^;;;


게운한 국물~ 이런거 기대하지 마세요.
대신 고소하고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는 칼국수...기대하셔도 좋아요^^

면이 집에서 뽑은 면인데도 너무 쫄깃하고 통밀을 써서 그런지 향도 더 좋구요~
맛있어서 혼자 감탄하며 먹었어요 ㅋㅋ


며칠있다가 얼린 면을 꺼내서 또 만들어 먹었어요.
얼렸다가 끓여도 고대로~~~ 끊어지지 않고 면이 예쁘게 유지되요.
지난번엔 호박을 넣었구, 이번엔 감자를 넣어서 감자 칼국수~


역시 너무 맛있어요..ㅠㅠ
왠만하면 제가 만든 음식 가지고 감탄하고 자화자찬하고 싶지 않은데 너무 너무 맛있어요~~~~


얼마나 맛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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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싹 다 비웠어요...국물까지~~~ (상당히 많은 양이었는데--;;;)
어제 친구 집들이에서 술 몇 잔 했는데 해장으로도 너무 너무 좋네요!

겨울에 한국가면 엄마가 좋아하는 손칼국수 꼭 해 드려야겠어요~!
"엄마, 쪼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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