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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밥 잘 먹기!_영혼을 위한 쌀밥

나의 식탁/1인 밥상

by meru 2009. 11. 1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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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주간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더니, 요즘은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다.

향수병...
나는 그런 거 안 걸릴 자신 있다고 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건방지게 미소지어 줬건만.
아..오뉴월에 개도 안 걸리는 감기마냥 어느날 불쑥 찾아든 그리움들.
이렇게 무방비 상태 일때는 약도 없다.

밥이라도 잘 먹어주며 달래는 수밖에...
특히 쌀밥..그것도 꼭 흰 쌀밥을 먹어줘야 한다.
그래서 요즘은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스프가 아닌 쌀밥을 많이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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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서 테라스에 혼자 밥상을 차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며 밥을 먹는다. 기분은 꿀꿀한데 날씨 하나는 무지 좋다. 나 지금 즐기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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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짜뚜리 야채를 넣고 강된장을 만들어 양배추 쌈에 싸 먹으니 고향이 멀지 않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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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브로콜리도 볶았다. 1분 정도 대쳐서 빨리 볶아내면 녹색이 더 선명해서 먹을때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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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먹고 싶지만 바쁠때는 후다닥 일본 카레를 만든다. 그러고보니 ..몇칠째 줄창 아채만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이쯤되면 고기가 땡기진 않아도..한번 쯤 먹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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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야채로...고기 한 점 안 들어간 시금치 리조또.
쌀이 별로라 밥 맛이 계속 별로일때는 차라리 리조또를 만든다. 진정한 밥알이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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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출장을 가면 저녁도 혼자 먹는 날이 생긴다. 혼자 있는데 집생각이 간절해서 다시 흰 쌀밥을 짓고, 돼지고기를 조금 넣어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내가 담은 김치를 볶고, 가지도 무친다.

밥은 꼭 잡곡밥이 아닌 흰 쌀밥이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촌스럽게 흰쌀밥을 좋아했던 나--;;)
김치는 꼭 신김치를 써야하고, 가지는 볶지 않고 꼭 무쳐줘야 한다...
그래야만 엄마가 해 주던 밥 같은 맛이 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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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았지만...청양고추를 조금 넣은 된장 찌개도 끓여줬더니, 어느 어느 밥상 부럽지 않은 내 영혼을 위한 밥상이 되었다.

이렇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꼭꼭 씹어서 먹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엄마가 해 준 밥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달래줘야 한다.

어쩌면 향수병이 아니라, 가을을 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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