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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랑스에서 살아가기/프랑스 생활

by meru 2013. 12. 1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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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임신초기였을 거다.

원래도 피곤하면 엄청 엄살이 심한데...

임신한 몸으로 힘든 일을 하니 엄살도 10배 늘었 ㅋㅋㅋ


아이 가지기 전에도 가끔 요청하면 침대로 아침을 챙겨다 주긴 했는데,

아이 가지고 나니 배고프다면 벌떡 일어나서 빵을 공수해오는 남편덕분에...

가끔 이렇게 편하게 아침밥 받아먹고 밥상 물리고 자고 뻗곤 했던 주말ㅎㅎㅎ

버터도 막 봉지채로 빵도 마구 담아 오지만 감사할 따름--;;;


아마 사진기도 남편한테 가져다 달라고 해서 이 사진을 찍었을 걸..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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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두달 주말만되면 꼴까닥~ 병자처럼 지내다가...

두달 반..석달정도 지나고나니 컨디션이 점점 괜찮아졌다.

그래서 지난 3주간은 주말마다 이 도시 저 도시로 쏘댕겼더니,

남편도 나도 좀 피곤해서 요번 주말에는 그냥 둘이 집에 쉬는 걸로.


근데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왜케 많은거임.

크리스마스다 연말이다 다가오지...

그동안 밀렸던 자잘한 쇼핑이며...

집 꼬라지도 좀 추스리고ㅋㅋㅋ


남편 저녁까지 챙겨먹이고,

아..오랜만에 맘먹고 블질도 좀 할려고 했더니!!!!

헉쓰...컴웰아..충정기 0%...!!!!,


충전해서 사진 방출하려고 했더니...

충전이 안 된다..고장이눼..똿....ㅠㅠ..슬프다...


시내 한복판에 살고 있어서..뭐든 5분 내 거리에 다 있는데...

일을 하는 주중에는 이거 고치러 가는 그 5분 거리도 정말 큰 부담이 되거든.


게다가 다음주에는 의사랑 예약이 두 개나 있고...

주말에 시댁에 가야해서 준비해야할 것들도 약간 있고..

나름 이사준비도 해야하지 (물론 남편이 거의 다 하지만ㅋㅋㅋ)

암튼 새해가 오기 전에 캄웰아 고치긴 그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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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주절이 주절이..그냥 수다..히힛 ㅎㅎㅎㅎ


그동안 meru아짐은 벌써 임신 4개월을 꽉 채우고 5개월째 접어들었고,

그러는 동안 일터에선 개고생에 개스트레스에 시달렸--;;;;


임신해서 일을 소홀히 한 것도 아니고, 입덧 참아가며 뛰어다니며 일했는데...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구박하는 쉐프땜에 열 받아서,

확- 때려치려고 의사면담까지 받았다가..............


또 자기가 필요하니까 다시 엄청 잘 해줘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어떻게 뱉나요...흑흑)

그냥 연말까지 책임을 다 하고 잘 버텨보기로.


일 자체는 아직도 좋다..좋다만...

인간적으로 잠도 부족하고 몸도 무거워지면서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다,

좀 편한 자리고 갔다가...새로 구한 애가 잘리는 바람에 다시 쉐프랑 일하게 되서..

일도 너무 많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다시 시달리고 있는 요즘....


(지금은 잘 해주지만) 쉐프의 태도때문에 서러워서 잠 못 이뤘던 몇 주동안...

그리고 별 느낌 없던 임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오면서 아이의 태동을 감동으로 느끼면서,

정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아니면 나도 모르는 욕심이 사실은 많았던건지...

늦은 나이에 좋아하는 일을 하게되서 더 기를 썼던건지.

요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좀 눈이 많이 뒤집혀 있었다.


그렇게 가지고 싶은 애 가지는 것도 미루면서...

식당에서 1년동안 허드렛일하고,

남편 놔두고 혼자 파리가서 학교 다니고,

11~12시까지 일하니 남편은 저녁마다 홀로 외롭게 지내는데,

애 가진 몸으로 미친 듯 뛰어다니며 일하고...집에선 징징대고...나도 참...


그랬는데 임신한 여자가 차별받은 이런 아직도 그지같은 사회가,

이런 그지같은 컨디션때문에....의외로 많은 것을 깨닳았다.


이 나이에 요리로 성공할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일 뿐인데....

그렇게 내 주면의 중요한 것들은 다 내팽개치며 목 맬일이 또 무언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불행해지는 것 같은 아이러니함도 어이없고.

뱃속에 애한테까지 스트레스 주는 것 같아 참 미안하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아 싫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요리할 때 내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리고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그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요리가 정말 빛이 나기 때문에...

욕심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처음처럼...

처음에 그저 단순히 좋아서 시작하게 된 것처럼...

끝까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일 해야 겠다고...


좋은 레스토랑, 잘 나가는 쉐프에 연연해 하지 말고...

내 가치를 더 인정해주고 알아주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고..

그런 아주 소박한 미래를 그려본다.


쉬는동안 가족에게 충실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때는 그런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으면 참 좋겠다.


그동안 블로그도 너무 소홀했는데...

새해에는...쉬는동안 또 즐겁게 열심히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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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모두들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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