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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고 56시간 걸려 집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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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을 무사히 마쳤지만, 예상치 못했던 56시간의 Extra 여행을 한끝에 집에 돌아왔어요~

살다보면 별별일이 다 생기는 법이죠.
이런일쯤은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비행기가 안뜨니 집에 오기 무지 힘드네요.
다행이 빨리 다른 방법을 찾고,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예상보다도 더 수월하게 집에 돌아왔어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만큼 큰 행운도 없는 것 같아요.

J와 저는 한적한 섬들을 돌며 여행을 했기에 2주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고,
(15일동안 TV도, 신문도, 인터넷도 없이 지냈으니....)
일요일 (18일) 집에 오기 위해 아테네의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왠일~~!!!
우리 비행기 (아테네- 마르세유)를 포함해 거의 모든 비행기의 운항이 다 취소됐더라구요.
그때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을 파악하게 됐지 뭐예요--;;
아이슬랜드 화산폭팔로인한 비행기 운항취소라니...ㅠㅠ

금요일날 비행기로 바꿔주겠다고 하는데, 금요일까지 아테네에서 우두커니 기다릴 수가 있어야 말이죠.
저야 학교 며칠 빠져도 큰 지장은 없지만, J는 남은 휴가를 몽땅 그리스여행에 쏟아부었으므로...
우리 뿐 아니라, 집에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사람들로 공항은 그야말로 난리 북세통이었죠.

그나마 저희는 프랑스에 살기 때문에 배를 타고 이탈리를 거쳐 오기로 결정했어요.
공항에서 만난 다른 프랑스 분들과, 택시를 나눠타고 2-3시간 정도 달려 Patra라는 항구도시에 도착.
호텔을 잡고 하루를 묵은 다음 아침일찍 표를 구하고, 오후 2시에 배에 올랐어요.

물론 배를 타고 18시간 걸려 이탈리까지 가는 것은 문제될것이 없었으나, 그 다음이 더 큰 문제였어요.
버스는 목요일에나 있고, 기차는 표가 비행기삯 보다도 비싼데다..표를 구할 수도 없었으니.

배를 탄 분들의 조언으로 프랑스도 차를 가지고 돌아가는 분들을 찾아 나섰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마르세유에서 멀지 않는 곳에 사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들이 9시간 운전한 끝에 Toulon 이라는 곳에 내려주셔서, 그 곳에서 다시 마지막 기차를 아슬아슬하게 잡아타고 집으로......56시간만이었죠.

배에서 만난 사람들 중엔 벌써 4-5일째 집으로 가기위한 여행을 하고 계셔서 지친 분들도 많이 있었고,
이탈리와 프랑스를 거쳐 훨씬 더 먼 길을 가야 하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게다가 가족단위는 아이들까지 있어서 더 힘들어 보이더군요.

우리가 배낭을 메고 있어서 좀 어려보였는지...아니면 다들 똑같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서 그랬던지,
함께 배를 타고 온 (나이가 지긋하신) 프랑스 분들은 마실것들을 사주시고 저녁까지 초대해주시고...
차를 태워주신 분들도 오는 내내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성의표시를 하려고 해도 절대 받지 않으시고--;;

민망하고도 감사한 여행이었어요.
세상에는 아직까지 좋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듯 해요...그쵸??
아 정말이지...2주간의 섬 여행보다도, 마지막이 하이라이트가 됐던 잊지 못할 따뜻한 여행이었습니다.
(몸은 좀 고생을 했을 망정....)

사진좀 정리하고 찬찬히 여행후기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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