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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따뜻해지는 가을 몸보신 요리 "오소부코 (Osso Buco)"

나의 식탁/이탈리아요리

by meru 2009. 10. 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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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고기를 입에 달고 사는 J와 나는 요즘 저녁을 샐러드 위주로 가볍게 먹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런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세 고기가 마구 땡기는 게... 간만에 몸 보신좀 해보겠다고 소 정강이살(다리 윗부분의 살)로 만드는 오소부코(Osso Buco) 를 만들어 보았다.
 
퇴근한 J에게 오소부코를 내어가니 "와우-"하고 감탄사까지 내뱉는다.
그러더니.. "우리 엄마가 자주 해주던 요린데..."라고 말을 잇는다.
"정말? 그래도 내가 한 게 더 맛있지..???"라고 농담으로 받아치지만 왠지 속이 짠-해져 온다.

이 남자, 2년 전만해도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 같은 두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4년 전 돌아가신 후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에. 난 또 철없이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게 보였던지. 우는 남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모정을 그리워하는 그의 모습에 연민 같은 걸 느꼈던 모양이다.

지금은 씩씩하게 "사실은 엄마가 만든 게 당연히 더 맛있지~"라며 깔깔데는 모습을 보니, 짜식 마이~ 컸구나...하며 안도하게 된다. 이제는 그 슬픔을 감당하고 추억을 되세기며 웃을 수 있는 그의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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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은 짠 했을 지언정 엄마를 추억하며 먹을 수 있어서 더욱 맛있었던 오소부코, 아무래도 이녀석은 앞으로 우리의 저녁 식탁에 자주 올라오게 될 것 같다.

만들기  

분량: 2인분
주재료: 소고기 정강이 두 덩이 (약 400-600g), 샐러리 2줄기, 당근 1개 반, 양파 1-2개, 마늘 반통
부재료: 밀가루 2 스픈, 화이트와인 120 ml, 치킨스톡 (or 육수) 250 ml, 월계수 잎 2개, 로즈마리 2-3 줄기 (가루로 1 tsp), 버터, 기름, 소금,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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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한국에선 잘 손질된 소 정강이살을 구하기 어려우니 소꼬리로 대체해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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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기의 앞 뒷면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밀가루를 입힌다.
2. 후라이팬에 버터와 기름을 살짝 두루고 고기의 앞 뒷면에 갈색이 될 때까지 노릇하게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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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큰 냄비에 버터와 기름을 두루고 작게 썰은 샐러리, 양파, 당근을 넣고 볶는다.
4. 볶은 야채 위에 고기를 얹고 화이트와인을 부은 다음 몇 분간 더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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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킨스톡을 붓는다.
6. 작게 썰은 토마토를 넣고, 월계수 잎과 로즈마리를 넣는다.
7. 야채와 소스가 졸아들어 걸죽해질 때까지 약 세 시간 정도 푹 끓여준다.


그라몰라타 (Gremolata)

재료: 다진마늘 1 Tsp, 다진 파슬리 1 Tsp, 레몬 제스트 (레몬 1/4개 분량), 오렌지 제스트 (오렌지 1/4개)
Tip: 레몬 제스트는 레몬의 겉 껍질 (노란부분만) 얇게 깎아서 잘게 썰면 된다. 오렌지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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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부코에 뿌려먹을 그라몰라타. 개인적으로 파슬리, 레몬 & 오렌지 제스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정석대로 하면 뿌려먹어야 맛있다. 제스트 전용 칼 (도구) 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는 관계로, 직접 깍아서 썰었더니만 너무 굵어져 버려서 향이 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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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뽀글~ 맛있게 끓고 있는 오소부코. 긴긴 기다림은 고문이군화-

완성된 오소부코는 리조토나 파스타 등과 곁들여 주면 맛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난 으깬 감자에 소금으로만 살짝 간을 해서 곁들여 먹었다. 고기도 부들부들하고 느끼하지 않은 게 한국 어르신들도 좋아할 것 같은 '따뜻한' 맛이다.

오소부코는 이탈리아 북부의 가정식으로 유명하다는데, 프랑스에서도 많이 먹는 듯하다. 프랑스가 제 아무리 요리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파스타, 피자, 그 외의 다른 이탈리아 음식을 참 즐겨먹는다. 하긴, 이렇게 가까운 나라끼리 영향을 안 받는다면 오히려 이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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