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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휴일_생일상 차리기

나의 식탁/이탈리아요리

by meru 2010. 5. 1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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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J의 생일이었어요.
오래전부터 무얼 해 줄까 굉장히 고민하고 있었는데 막상 생일이 닥치니 생각이 안나요 ㅋㅋ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다가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 봤지요.

의외로 소박하더라구요^^
버섯리조또와 퐁당쇼콜라가 먹고 싶다고~
오예에~~ (속으로 완전 잘됐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요...)
둘 다 쉽고 그나마 자신있는 거라서 ㅋㅋㅋ

친구들 초대할까 했더니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해서 친구들도 초대 안하고,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자고 해도 싫다고 그르구...
며칠 전 장 봐왔던거에 한 두가지만 더 사다가, 돈도 많이 안 들이고 집에서 편하게 생일상을 차렸네요.


아침은 제가 직접 만든건 아니고.....블랑제리 (Boulangerie: 빵집)에 가서 크로와상을 사왔어요.
평소에는 J가 가거나, 아님 그냥 집에 있는 빵을 먹는데 오늘은 생일이니까 제가 간거지요. 특.별.히 ㅋㅋ
오렌지쥬스 직접 짜고..좋아하는 자몽도 쥰비 쥰비!
어째 생일인데 평소랑 비슷...--;;;

그래도 맛있는 크로와상으로 사오려고, 쪼끔 먼 곳까지 다녀왔어요.
버터도 적당히 들어갔고..속이 완전 지대로 지대로!!
맛있어효~~~


아침을 11시 정도에 먹어서 점심은 패스하고 생일상을 저녁으로 일찍 차렸어요.


지난번에 테라스 테이블에 쓸려고 사온 테이블보를 깔고, 다려도 다려도 잘 다려지지 않는 하얀 매트를 깔고...
집에 푸아그라(Foie gras: 거위 간 요리) 가 있어서 스타터는 푸아그라로 하고, 간단히 샐러드를 준비했구요.

프아그라 포장 안에 푸아그라를 써는 칼까지 들어있었어요.
이게 없으면 칼에 뜨거운 물을 뭍혀서 자르는데..이게 있으니 훨씬 편하고 좋네요.


오후에 구워놓은 따끈따끈한 빵을 토스트에 구워서 푸아그라와 먹었어요.
빵은 겉이 바삭하고 따뜻한 게 프와그라와 참 잘 어울리구요, 달달한 화이트와인과 먹으면 더 맛있어요.


샐러드는 삶은 완두콩에 아스파라거스도 대쳐서 후라이팬에 올리브유 살짝 두르고 잘 구워서 올려주고,
그리스의 대표 치즈인 페타(Feta)를 작게 썰어서 듬성 듬성 뿌려줬어요.
소스는 레몬 1/2 즙 + 올리브유 1스픈 + 소금과 후추를 섞어서 뿌려줬구요.
 

완두콩은 햇콩으로..콩깍지까지 달린놈으로 사다가 직접 까서 삶았어요.
신선해서 그런지 더 맛있네요~~


요로케 접시에 덜어서 냠냠~
민트나 신선한 바질을 뿌려주면 좋은데..없어서 아쉬웠지만 맛은 굿!


J가 자기 생일이라고 직접 가서 사 온 꾀나 좋은 와인이예요.
보르도 산으로..28유로라는 거금을 투자하셨습니다.
괜찮은 샴페인 가격에 맞먹지요.

프랑스 와인이 대게 다 비싸니까 프랑스 사람들이 매일 비싼 와인만 마시고 사는 줄 아셨나요..?
프랑스 사람들도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와인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답니다.
오히려 요즘 우리 나라나 다른 아시아국가의 사람들이 더 많이 쓰는 듯...
일반 가정에서 흔히 마시는 와인은 5유로 정도 되면 괜찮은 와인으로 취급하고 그 이하도 많이 마십니다.
돈 만원도 안되지요.
어떤때는 5-10유로 사이의 와인도 훌륭할 때가 있고, 3-4배를 투자해도 (가격대비) 실망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드뎌 리조또 등장이예요~
아주 신선한 표고버섯과, 아주 신선한 송이 버섯으로 만든 리조또예요.
미리 90%정도 만들어 뒀다가 육수 좀 더 부어서 대우고 파마산을 넣고 대워서 아주 편하게 서빙할 수 있었어요.
접시가 커서..너무 휑- 하네요 ㅋㅋ


걸쭉하고 밥알 탱글탱글하고..파마산이 쫀득한 맛까지 더해서 너무 너무 맛있어요.
J는 원래 리조또를 그닥 즐기지 않았었는데 제가 만들어 준 요 버섯리조또가 너무 맛있다고 하네요 ㅎㅎㅎ
팔불출표 과대칭찬인거 알믄서도..기분이 나쁘지는 않지효^^


케잌은 퐁당쇼콜라로 대신했어요~
80-90% 정도 굽고 , 전자렌지에 2-30초만 대워서 내면 다시 따끈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작은 사이즈로 딱 4개 만들어서 가운데 초하나만 달랑 올리구요--;;
사진은 초코파이처럼 나왔네요^^


생일축하 노래를 한국어, 불어, 영어 버전으로 다양하게 불러줬어요.
노래가 끝나자마자, 촛불도 불지 않고 바로 숫가락을 들고 돌진하는 J ㅋㅋ


블라인드를 열고 나니, 요로케 하나가 고세 없어졌어요 ㅋㅋㅋ
완전 빛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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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특별한 걸 해주지 못한게 저는 좀 아쉬웠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주니 그저 고마울 뿐.
나이를 먹드니 생일 파뤼도 싫다고 하공..활동이 왕성했던 저희 커플도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이예요.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같이 늙어가니 억울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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