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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u's_5월의 밥상

나의 식탁/매일밥상

by meru 2023. 7. 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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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란 뭘까.. 잠시 생각해 봤다.

철이 끝나기 전에 제철 재료를 자주 사다가 요리를 하는 게 나한테는 삶의 여유에 포함된다.

시간 여유가 없으면 제철 재료를 공수하는 것도, 제철 요리를 하는 것도 하기 힘드니까.

주부로 보내는 많은 시간들 중, 사실 그렇게 보내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호박, 토마토, 가지 등이 프랑스산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5월도 완전한 철이 아니라 굉장히 이르긴 하지만.

날씨는 예년에 비해 선선하지만 왠지 초여름을 알리는 식재료들이 반갑다.

 

호박 가득 넣고 한국식 야채 전을 많이 해주는데 조금 여유를 부려보고 싶어서 호박 팬케이크를 만들었다.

달걀 하나 얹고 크렘후레쉬(Cream frâche) 올리고 토마토와 같이 내니 간단한 식사로도 손색이 없네.

훈제 연어를 곁들여도 너무 좋았겠지만 장 보러 가기 귀찮았음.

 

남편은 너무 가벼울까 봐 토마토에 딱딱해진 바게트를 좀 잘라 넣어 곁들여 줌.

남편도 호박팬케이크가 조금 색다르고 맛있다고 좋아했다.

큰 딸도 다 먹긴 먹었는데 한국식 야채전이 더 맛있다고 ㅋㅋㅋ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네 진정...

 

우리 집 여름 단골메뉴인 호박 파스타를 만들면서 간단히 토마토소스 파스타도 만들었다.

둘 다 야채만 넣은 파스타라 간단한 식사로 너무 좋다.

 

호박을 볶지 않고 굽고.. 마늘을 잔뜩 넣는 게 포인트인데

처음엔 호박이 싫다고 면만 먹던 아이들도 점점 하나.. 둘... 먹는 호박의 개수가 늘고 있다.

 

이젠 내가 만들기도 전에 호박파스타 만들어 달라고 하는 아이들.

입맛은 분명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부모의 노력에 의해서도 많이 향상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낌.

 

토마토, 마늘, 올리브유만 넣어도 그냥 너무 맛있는 파스타.

물론 파르마산 치즈도 약방의 감초.

 

나는 매콤한 고추를 넣고 파르마산 치즈를 넣지 않은 것도 좋아하는데

아이들과 같이 먹을 때는 요 버전으로.

 

오랜만에 농어 오븐구이.

자연산이 정말 맛있는데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좀 특별한 손님이 올 때나 먹고

우리끼리 먹을 때는 주로 양식을 먹는다.

그나마 신선해서 먹을 만 함.

 

알감자 버터 구이, 브로콜리를 곁들였다.

이날 감자가 유난히 맛있어서 평소 감자 구이를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엄지 척.

맛을 귀신같이 아네 얘네들이...

 

열무는 구할 수가 없어 래디쉬,하디(Radis)로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고 있는데 아삭하니 너무 맛있다.

요거 넣고 만든 비빔국수는 정말 두 그릇 순삭.

 

두 그릇 먹어도 배가 빨리 꺼지는 게 비빔국수라 계란찜도 좀 곁들였다.

매운 것도 좀 중화시킬 겸... 생각보다 꿀조합.

 

오랜만에 잡채를 만들었다.

서양 접시에 담으니 또 나름 분위기가 다르다.

많이 만들어서 저녁 대용으로 한 그릇씩 먹었는데

만들기 살짝 번거로워도 이렇게 식사대용으로 먹으니 저녁은 참 수월하네.

 

모차렐라 치즈엔 당연히 토마토가 제격이지만 가끔은 집에 있는 오이와도 결혼을 시켜본다.

올리브유 넉넉히 두르고 소금 후추 간 하면 끝.

이것도 여름엔 정말 좋은 스타터.

사실 모짜렐라랑 안 어울리는 야채가 뭐가 있긴 한가 싶다.

 

오이 모짜렐라 샐러드로 전식 하고 본식으로 가지를 볶아 넣은 토마토소스 파스타.

 이렇게만 먹어도 맛도 좋고 든든해서 너무 좋은 여름 채소 메뉴.

 

연휴에 시댁색구들이 전부 우리 집에 와서 아버님 팔순을 간단히 하기로 했다.

크게 파티를 해도 좋았겠지만 아버님 건강이 안 좋아서 가족들끼리만 하기로.

결론은... 그래서 사게 된 플란챠(Plancha) ㅋㅋㅋ

 

사 오자마자 테스트로 연어랑 야채들을 구워봤다.

 

한꺼번에 다 구울 수 있어 너무 편하고 밖에서 생선요리하니 안에 냄새 안 나고 너무 좋네.

맛도 너무 좋았음.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가기 전에 먹고 싶어서 만든 리조토.

아이들 영양보충을 위해 두콩도 잔뜩 넣고 만들었다.

아티초크도 오랜만에 손질 안 된 것을 사다가 벗겨서 직접 요리함.

 

나중엔 아티초크를 리조토에 다 때려 얹어 먹음 ㅋㅋ

아스파라거스 입도 안 대던 우리 9살 꼬마아가씨가 이젠 아스파라거스 킬러가 됨.

아이들이 안 먹던 걸 하나씩 좋아하게 될 때마다 뿌듯한 엄마 마음.., 너는 아니?

참 그게 뭐 별거라고 이리 뿌듯한지 ㅎㅎㅎ

 

오랜만에 잔치국수.

참 요리를 못하는 편은 아닌데 지단을 참 잘 못 부치는 아짐 ㅋㅋㅋ

연습 좀 해야지..지단 부치는 연습 ㅎㅎㅎ

 

다시 철판을 테스트하기 위해 닭고기를 구웠다.

옆에 숙주랑 그린빈즈랑 양파도 굴소스 넣고 볶았는데 다 맛있다.

 

철판 닭갈비가 그냥 닭갈비보다 맛있네.

밑부분이 살짝 타면서 양념이 캐러멜화돼서 더 맛있는 것 같다.

뭐 촉촉한 국물.. 이런 거는 없지만서도.

 

비프 카르파치오.

엉트레(Entrée)로도 좋고 양을 더 늘리면 본식으로도 너무 좋음.

올리브유 넉넉히 뿌리고 소금 후추로 간하고,

루꼴라(Rucolat)와 파르마지아노(Parmagiano)..혹은 페코리노(Pecorino)얹고

마지막에 발사믹 리덕션으로 마무리.

 

아버님 팔순한다고 다들 우리 집에 와서 3박 4일 동안 자고 먹고 놀았다.

그 와중에 먹은 음식 사진들은 당연히 없지만 이렇게 직접 만든 산딸기타르트 사진은 남아있음.

살까 만들까 고민하다가 이거 한 번 꼭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직접 만들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서 보람은 있었다.

 

3일째에는 감기몸살이 심하게 왔지만

한식 먹고 싶다는 조카들 만들어 준다고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요리함 ㅠㅠ

그래도 무사히 잘 마치고 다들 잘 놀다 갔으니 그걸로 대만족.

 

노란 호박이 집에 있어서 예쁘겠다 싶어서 만들어 본 생호박 가르파쵸.

모짜렐라, 파르마산 치즈 넉넉히 올리고 올리브유와 레몬즙으로 간을 하고..

구운 잣, 석류 등... 집에 있는 것들 좀 올려줬더니 근사하고 맛도 좋아 다들 잘 먹음.

이것도 여름 손님요리로 당첨.

 

내 블로그의 방문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ㅋㅋㅋㅋ

이렇게 사진을 찍어두면 무슨 요리를 했었는지 쉽게 기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음.

 

너무 바빠 사진이 별로 없는 5월 요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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