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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레스 일상_이사, 폭풍외식..잡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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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에 남부 마르세유(Marseille)에서 북서부의 투흐(Tours)라는 곳으로 이사를 했어요.
수요일에 이삿짐을 다 실어 보내고 남아서 오후 내내 때깔나게 청소를 한 뒤,
호텔에서 하루 머물고 이 곳 투흐(Tours)로 붕붕 달려 8시간만에 도착!

그 후로 6일동안 호텔에서 생활하고 밥도 사 먹고.... 완즌 Homeless적인 생활을 했답니다...ㅠㅠ
멀쩡한 집을 놔두고 집에서 살지 못하는 설움...아실까효??? ㅎㅎㅎ

프랑스의 이사는 한국처럼 빨리 되지 않더라구요.
원래 빨리 도착해도 다음날 도착하는건데, 공휴일에 주말까지 끼어 5일만에 도착했어요.

이사짐이 도착하고 매일매일 할일이 산더미 같을망정...생활이 조금 인간답지 못할망정 ㅎㅎㅎ
아...집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로군앙...다시 한 번 실감했어요^^
호텔에서 자주 설치던 잠을 집에 들어오니 어찌나 잠이 잘 오는지 완전 몰아서 자기까지 ㅋㅋ



지난주에 열심히 짐 싸다가 한 컷.
집이 좁아서 싸 놓은 박스들을 이렇게 탑처럼 쌓아 놨다는 거 ㅎㅎㅎ
거실에 15박스..방에도 8박스..무너지면 큰일납니당^^;;;;;

수요일날 이사짐 보내고 저녁 8시까지 눈물겨운 청소를 했어요.
먼지 때문에 엘러지가 심하게 도져서 힘들었지만 비몽사몽에 그럭저럭 마무리 한 듯..
이제 남은 건..혹시라도 집주인이 트집을 잡으면 뭐 보증금에서 까라고 해야지 어쪄겠숨니까..
집 없는 자의 설움..ㅠㅠ



청소를 마치고 씻지도 못 한채--;;;;;;;;; 예약해 둔 레스토랑으로 갔어요.
이사가기전에 꼭 한번 더 가기로 했던 레스토랑인데 하마터면 청소하다가 못갈 뻔~~~~
주문하기 전에 J님이 샴페인도 한 잔 쏴주시공..히힛^^

꼬질꼬질...간만에 청소즘 한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공 ㅎㅎㅎㅎㅎ
그래두 노동 후의 한 잔은 더욱 달콤하지요~



우리 둘 꼬라지는 말이 아이었지만 역시 음식은 넘 맛있더라구요 ㅋㅋㅋㅋ
스테이크 잘 하는 집에서도 고기가 이렇게 연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 살살 녹아요.



호텔에 도착해서 씻고 둘 다 넉다운.
호텔방에 네스프레소 기계가 있어서 어찌나 반갑던지.
에스프레소 한 잔에 2유로면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기쁨^^

내가 직접 커피를 고를 수 없다는 것, 일회용 캡슐을 쓴 다는 점 때문에 네스프레소를 싫어하지만,
커피맛도 좋고 넘 편하다는 건 인정해요.



아침 먹고 다시 아파트로가서 남은청소 하고 바로 출발!
가는 길에 뤼베롱(Luberon)지방에 있는 와이너리 발디숑(Valdition)에 가서 와인을 조금 사가기로.
아버님이 두 번 정도 넉넉히 주셨는데 J님이나 저나 이 와인에 반해 버렸거든요.
어차피 가는 길이라...와이너리에 직접 가서 2박스를 샀어요.



차 뒤칸에는 우리가 직접 가지고 갈 짐들과 청소때문에 보내지 못한 청소도구들이 가득 ㅎㅎㅎ
거기에 와인박스까지 합세--;;;



시원하게 내리던 비가 게이기 시작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설레면서도...정든 곳을 떠나는 아쉬움이 뒤 섞인 여정이었어요.



J님은 장장 8시간 운전을 하는 동안 저는 옆에서 콜콜^^;;;;
언제나 나의 베스트 드라이버이신 J님!!!...운전을 늠 소프트하게 잘해서 잠이 솔솔 와요 (라는 핑계?) ㅋㅋㅋ

휴개소 음식은 정말 싫어하지만.....때가 되면 허기를 달래줘야 하니 어쩌겠슴....
휴개소에 들러서 구운햄 + 라따뚜이 + 밥 = 9.6유로짜리 밥을 먹었어요.
가격대비 정말 맛 없지만 배가 넘 고팠던데다..그나마 라따뚜이와 밥이 있어 맛있게 먹어 줍니다.



오늘도 저의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고 J님은 햄버거를 시키셨다능...
이분은 햄버거 귀신이 붙었능가봐.



자다가 쉼쉼하면 아이폰 가꼬 놀다가...휴개소에서 세일하는 쿠킹잡지 몇 권 샀어요.
차 안에서 심각한 책을 읽기엔 눈알이 튀어나오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멀미 증상이 심해서,
이런 살짝 보고 넘길 수 있는 잡지가 제일 좋거든요.


투흐에 짐만 던져놓고 바로 밥 먹으러 나옴.
우리가 원하는 건 뭔가 간단하고 그다지 무겁지 않은 음식이었기에.
난 봉골레 파스타....J님은 샐러드.


할 일이 꾀나 많았던 금요일... 뭔가 빨리 먹을 수 있는 걸 찾다가 햄버거로 결정.
1년에 한 두번 가줄까 말까한 맥도널드나 퀵인데...J님 오늘 횡재하신거임 ㅋㅋㅋㅋㅋ
의외의 'OK' 액션에 살짝 놀라 주시더니, 햄버거를 드시며 아주 만족해 하시더라고요 ㅎㅎㅎㅎ 


이사 온 집 옆에 오래된 성당이 있어요.
거실과 방 창 밖으로 성당이 보이고 종소리도 (아주 심하게) 들려요 ㅎㅎㅎ

성당 바로 앞 쪽의 3층짜리 건물의 2층이 바로 저희집이예요.
테라스가 없어서 넘 아숩--;;;

 

이렇게 텅~~빈 집에가서 이리저리 줄자로 제 보고, 하루종일 쇼핑했답니다.
전 집보다 훨씬 큰데 저희가 (물건은 많은데)살림살이가 별로 없어서 구입해야할 것들이 무지 많어요--;;;



저녁은 태국음식점에서 해결.
프랑스식으로 조금 퓨전한 듯 한데 분위기도 좋고 맛은 참 괜찮았어요.
다만 저럽게 짭짤한 요리들에 밥을 안 주고 팟타이를 함께주니 넘 부담스러웠다능.
밥이나 팟타이 둘 중 고를 수 있게 하면 더 좋겠단건 나만의 욕심..?


담날 친구가 보르도(Bordeaux)로 며칠 여행을 가는 도중에 투흐에 들러서 함께 점심을 먹었어요.
수다를 넘 떠느라 사진찍는 것도 잊어버렸는지..음료 사진밖에 없어욧ㅎㅎ



날씨가 미친듯이 좋아서 (덥기도 덥고)...밥 먹고 다함께 강가 한 바퀴 산책하고...
3주후에 정식으로 방문하겠다며 친구는 보르도로 떠나고.
친구야, 나 쇼핑하기 싫은데 나도 좀 데려가지...ㅠㅠ

 


같은날이었나..?
오후 5시밖에 안 됐는데 어찌나 허기가 지던지.
J님한테 밥 먹자고 하자, 밥 먹긴 넘 이른거 같다며 이걸 사주심 ㅎㅎㅎㅎ
덕분에 백년에 한 번 갈까말까한 패스트푸드 햄버거점을 연 이틀씩이나 탐방해주심.


그리고 와인바에가서 화이트와인 한 잔쒹.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벌써부터 이 지역 와인을 많이 맛보게 되네요.


저녁은 모로코 음식을 먹기로.
날마다 사 먹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매뉴를 다양하게 바꿔주고 있어요.
집밥에 목숨거는 나는 물론이고..J님도 외식에 슬슬 신물이 난다고.

 

테라스에서 먹다가 비가 올 것 같아 안 으로 피신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줄기.
결국 발이 묶여 민트티 한 잔씩 하며 하늘이 게이기를 기다려 봅니다.

 



일요일은 J님이 밀린 일도 좀 하고 공부할게 있어서 (옆에서 숨 죽이고) 혼자 놀았답니다.
호텔 인터넷이 하도 자주 끈겨 포기하고, 데코레이션 잡지를 뒤적이는 중.
새 아파트 인테리어에 영감 좀 얻어볼까 하고 말이죵 ㅋㅋㅋ

아침을 늦게 먹은 탓에 오후 3시가 다 되서야 점심을 먹으러 어슬렁 어슬렁 나갔어요.
앗...그런데 이미 점심 서빙을 끝낸 식당들이 많더라구요--;;; 아뿔싸.
어쩔수 없이..왠지 맛이 없을 것만 같았던 한 비스트로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어요.



일단 굉장히 큰 접시에 연어 타르타르, 훈제연어, 샐러드가 듬뿍 담겨져 나온 걸 보고 흡족.
버트,,,타르타르는 비리고 훈제연어는 넘 짠 싸구려, 그나마 샐러드 소스도 맘에 안들고--;;
결국 반도 못 먹고 남기면서 속으로 어찌나 집밥이 그립던쥐ㅎㅎㅎ
일단 디저트로 배 채워줬답니당..ㅠㅠ


저녁에는 일식집에가서 사시미 + 스시 + 꼬치 세트를 시켜 먹었어요.
늘.....(파리를 제외한) 프랑스에서 먹는 일식은 아예 기대를 하지 않기땜에 실망할 것도 없어요.
늘.....그렇듯...'배부르니 됐어'...'그래도 밥이니깐 됐어'..이렇게 위안을 삼구요ㅋㅋ


 


호텔에서 딱히 할 일도 없고해서 영화보러 갔아요.
우디알렌의 영화 '한밤중의 파리'를 봤는데 괜찮더라구요.



이삿짐이 도착하는 날이라서 호텔 체크인 하고 빈집에서 기다리다가...집 앞 레스토랑으로 점심먹으러 고고!
집 앞에 한국식당이 있어서 거기 갈려고 했는데 월요일이라고 문 닫았더라구요.

그래서 고 옆집으로 갔는데.....
'오늘의 매뉴'를 시켰더니 가스파쵸 (차가운 야채수프)와 닭구이 + 가지 캐비어 + 샐러드 + 소스가 나왔네요. 
문안한 맛이고 편안한 분위기와 집밥같은 느낌이라 그 점이 좋더라구요.



이게 한 사람 몫인데 디저트가 세 종류나 나왔어요.
여기 가격대비 넘 괜찮은 듯 ㅎㅎㅎㅎ



다시 집으로 돌아와 텅빈집에서 오매불방 이삿짐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립니다.
이 와중에도 컴터를 켜고 일을 하고 계신고 저는 (가구가 없으니) 쭈구리고 앉아 책보기 -> 이거 넘 힘들어욧--;;
거실에 창문이 2개 있는데 한 쪽 창문에서 성당이 보이는데, 예뻐서 넘 좋아요.

하루종일 기다려 드디어 이삿짐이 도착했는데!!!!!!!
그런데 차가.........완전 대형트럭...........--;;;;;;
트럭이 너무 커서 단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길가에 세울 수 밖에 없었답니다.


우린 짐도 별로 없는데..북쪽을 하루에 다 뛰는지 이렇게 큰 차가..--;;
J님이랑 저랑 깜놀해서 자빠지는 중 ㅎㅎㅎ


여차 저차 짐을 내렸는데 세상에나...
깨질 염려가 있는 물건부터 열어보니 이모양 이모양 이꼴을...ㅠㅠ
이삿짐회사에서 나와서 짐 싸 주실때 하도 불안해서 급기야는 제가 옆에서 거들었건만.
바빠서 미쳐 보지 못한 접시들이 이렇게 깨져서 나올 줄이야................................


이번에 이삿짐회사에서 짐 싸는 거 보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요...'내 짐은 전부 내가 싸리라'
옛날 기억으로 한국 이삿짐회사들은 짐을 아주 꼼꼼하게 잘 싸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닥 중요하고 귀한 것들은 아니지만 제 손탄 물건들이라 가심이 아푸네용.
그 아즈씨들은 이런 제 맘 모르겠쵸???
그냥 접시들은 접시일 뿐...잔은 잔일뿐...그분들에겐 그냥 그런 것 뿐이겠죠?
남의 물건을 다루는 일인만큼 그 물건이 주인에겐 의미있고 소중하단 걸 알아주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보험으로도..돈으로도 보상 안 되는 게 있단 걸 알아주었으면.
(말은 이렇게 달래보지만, 지금 두 주먹 불끈이예요...ㅠㅠ)

게다가 깨진 접시들이 약 7-8개가 사라짐과 동시에 빨래걸이도 없어쥠.
(긍까 아즈씨들이 싼 박스 중 하나가 통채로 사라진거죠..빨래걸이도 함께)
나 살다살다 이런경운 처음.



대충 정리하고 허탈한 마음을 안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어요.
레바논식당에서 2인 메뉴를 시켰더니 이렇게 이것 저것 여러가지가 나오네요.
(사진엔 다 없지만) 총 8가지.

 


이삿짐 오자마자 저는 부엌에서 설치고 다녔 듯, J님은 오디오를 먼저 살피시더니.
밥 먹고 돌아와서도 J님은 젤 먼저 오디오부터 연결하시네요.
이럴 때 두 사람의 성격 및 취미가 다 나옴ㅋㅋ

 

워낙 작은집에서 살다가 두 배가 넘게 큰 집으로 이사를 오니 집이 텅텅 비었어요.
임시로 놓은 저 쇼파도 서재방에 침대 겸 쇼파로 갈 거고.
미리 사 온 테이블은 아직 조립을 안 한 상태.

그 좁은 집에 꾸역꾸역 들여 놓은 물건들이 여기선 넘 작아보인다능--;; ㅋㅋㅋ
천천히 정리 중이고 주말에는 아마도 대대적인 쇼핑을 해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당.

암튼 암튼, 오늘에서야 인터넷이 연결되서 인사겸 잡다한 이야기들 포스팅 해 봤어요.
이렇게 잡다하게 할 일이 많으면서도 그닥 바쁘지도 않은 일상이 지속되고 있어요.
(잡다한 이야긴데 포스팅은 왜케 긴 거임??)

아직 오븐 + 가스렌지가 배달이 안 되서 밥도 제대로 못 해 먹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리되는데로 또 포스팅 할께요!

모두들...Good night & Good mor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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