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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u's 서바이벌 밥상

나의 식탁/매일밥상

by meru 2013. 10. 3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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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하기에는 좀 보잘 것 없는 요즘 혼자먹는 밥상--;;;

혼자 먹는 밥이 다 그렇긴 하지만, 요즘은 특히나 더 보잘 것 없다.

입맛 자체가 완전 변해서 그런 것도 있고ㅎㅎㅎ


밥상 이야기 하려니까, 사생활 공개를 또 안 할 수가 없네.

왜 밥상이 이 모양이냐...면....


에..그러니까..에...내 뱃속에...

조막만한 외계인같이 생긴 머리큰 생명체가 자라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사랑스럽지 않게 남 이야기하듯 하는 건...

넘 쑥스러워서^^;;;...그러는거니 이해해 주시길ㅎㅎㅎ


레스토랑에서 일한다고 하면,

그것도 가스트로노미(Gastronomique),

미슐렝(Michelin) 스타도 하나 달린 레스토랑에서 일한다고 하면,

거기서 일 하면서 엄청 밥을 잘 먹는 줄 생각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헐헐--;;;;


전에 일하는데서도 가끔 시간 없을 때 인스턴트 음식 주는 날,

차라리 밥을 굶고 일하던 나인데...여기는 더 심해ㅎㅎㅎ

여기에 비함 옛날 일터는 진짜 황제밥상이었음--;;;


그래도 하루종일 움직이는 일이라 배 고프면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에너지 보총 차원에서 삼키듯 꾸역꾸역 먹는 날도 많았다.

그리고 집에오면 배 고픈데...넘 피곤해서 그냥 자거나..

맥주 한 잔 하고 자거나.


근데 이 7cm도 안되는 조막만도 아닌 콩알만한 것이 자라고 있는데,

무슨 에너지가 그리도 많이 필요한건지.

시도때도 없이 배가 고파 미치겠다.


글고 얘가 아주 토종으로 나올려는지 입맛도 완전 변했고ㅎㅎㅎ

프랑스 음식 정말 잘 먹던 나인데...한식밖에 안 들어가--;;;

일터에서 9월 한달 동안 하루도 밥을 제대로 먹는 적이 없다.


버터랑 크림만 봐도 속이 울렁울렁~

밥을 거의 못 먹고 일하는 건 둘째치고,

시도때도 없이 음식 맛을 봐야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 시기에 틈틈히 집에와서 울며 겨자먹기로...

낮잠과 밤잠시간까지 쪼개서 만들어 먹어야했던 음식들...

아..생각하니 눈물나려고 해..ㅠㅠ


사실 진짜 너무 피곤해서 자고 싶은데 배가 너무 고파서...

밥 하다가 엄마생각나서 서러워서 운 적도 몇 번 있다ㅋㅋㅋ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이런 리듬도 나름 적응이 되서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음^^;;;



오후 퇴근길에 배추 한포기 사다가 묽게 된장국 끓여 밥 말아 먹었다.

그래도 사진을 찍을만한 여유가 있었을 때면..많이 적응한 시기였을 듯.

아마 된장국도 며칠 내내 먹다가 질려서 지금 입에도 안 대고 있다--;;;



국수를 연신 멸치 육수에 말아먹다가 질려서 비벼 먹고.

이건 아마 프랑스 무에 달린 여린잎으로 만든 열무무김치로 만든 비빔국수인 듯.

속 느끼할때마다 이 국물을 들이켰다는 소문이ㅎㅎㅎ



고기는 쳐다도 보기 싫고..그저..밥, 김치, 야채랑 국물만 들어가던 시기.

주말에 밀어놓은 칼국수 반죽으로 칼국수 뽑아 끓여 먹었다.

잠깐 짬내 만드는 거라 비쥬얼 따윈 신경 쓸 틈 전혀~ 없음.



주말에 남편이 비빔밥 먹고 싶다고 해서 해주고 ...남은 나물을 꿍쳐두었지.

담날 밤 12시에 일 끝나고 와서 후다닥 비빔밥 완성ㅎㅎㅎㅎ

이것도 맛있어서 먹는 거 아님...

진짜 살려고 발버둥 친거임...



배는 너무 고프고..시간은 없고...

어째 집에 굴러다니는 인스턴트 야끼소면이 있어 끓여보고,

야채섭취가 너무 부족한 거 같아 오이무침.


그나마 인스턴트라도..아시아 스타일은 들어간다.

일터네서 자주 주는 치킨 너겟, 코르동블루, 소세지는 아예 입을 못 대겠던데.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아무것도 먹기 싫고 울렁거려고...

김치를 곁들이면 그나마 어떻게든 넘길 수 있다.


고기를 입에도 못 댄지 너무 오래되서 돼지고기에 김치를 볶아서 밥이랑 먹었다.

이것도 아마 밥 12시나 12시 반쯤 먹었겠지ㅎㅎㅎ


근데 이게 맛있어 보였나...

유심히 지켜보던 남편이 담날 카피했다는 소문이.

혼자 밥 해 먹기 싫어서 맨날 냉동식품이나 파스타로 때우는 양반이...

글쎄 이걸 해 먹었다고 하니 어찌나 귀여우신지.

맛있었다고 보고까지 하더라ㅎㅎㅎ


아... 나 먹을 김치도 모자라서 불안불안한데...

여보야..나 이제 김치도 나눠 먹어야돼..? 흑흑ㅎㅎㅎㅎ



간식샷은 거의 없는데...

과일..과일은 엄청 먹어댔다.

이렇게 거의 한식으로 밥을 먹는대신 무슨 과일귀신 붙은마냥 삼켜댐.


그것도 맛없는 과일은 안 들어가서...

동네에서 제일 비싼 과일.야채 가게를 들낙날락.

계절따져 먹던 과일을 계절이고 뭐고 안 따지고,

아마 그집 과일은 거의 다 맛 본 듯ㅎㅎㅎ



그리고 달달이...

커피에 설탕 타 마시는 거 빼고..특별히 달달이 안 찾는데...

뭔가를 먹어도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많이서 며칠은 밤에 핫쵸코 마시고 잠.


비스킷 같은 거도 잘 안 사먹는데...

스니커즈, 트윅스..이런거까지 주서먹는 걸 보고,


남편님 몇번 깜놀하시더니....

장볼 때 그거라도 먹고 힘낼 수 있으면 내라고 잔뜩 사다놨더라.



쌀, 국수, 야채랑 과일만 한 없이 들어가던 시기....

엄마가 해주던 게 생각나서 고추장 풀어 끓인 감자국.

여긴 달걀도 하나 넣어줘야한다.


단백질 섭취가 너무 없으니..달걀로라도ㅎㅎㅎ



고추장과 김치는 거의 흡입수준.

칼국수에 감자랑 김치넣고 칼칼하게~

고기국물도 싫어서 그냥 멸치와 다시마 넣고 낸 육수만 줄창....


이건 좀 창피한 이야기인데...

김치랑 매운 거..국물..이런거만 땡겨서 줄창 먹었더니..소화불량ㅋㅋㅋ

남편 앞에서 방구가 뿡뿡- 나와서 진짜 미안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한동안 방구가 어찌나 심하던지 우울했던 적도ㅠㅠ


근데 어디서 보니 임신하면 소화불량들 많이 걸린다고..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친구도 나만 그런거 아니라며 이야기해주고.


모 블로거님은 임신하고 방구를 하도 껴서,

방구가 되어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그런 글을 적어놔서 깔깔 거리며 웃고는 그나마 위로를 받았다ㅎㅎㅎㅎㅎ



달달이... 카라멜에 익힌 바나나 ㅎㅎㅎ



이건 내가 먹을 게 아니구...오랜만에 우렁각시 놀이.

오후 쉬는 시간에 남푠님 저녁에 먹으라고 타이커리 만들어 놓고.



나는 그냥 밥에 김치, 된장찌개..이거면 만족.



시간 없을때마다 먹던 김치볶음밥.

김치찌개가 더 좋지만 시간이 더 많이 걸리니까 자주 먹을 수도 없다.

빨리 먹고 자야되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

5분, 10분이 참 귀하다--;;;;



야채섭취가 부족해서 겉절이 만들어 먹고.



떡만두국 끓여 먹었다.

인스턴트 만두 내 손으로 사 본게 한 10년만인 듯.

국물있으면 그래도 잘 들어간다....


점심은 오후 쉬는시간인 거의 호우 3시나 4시에,

저녁은 12시 넘어서 먹는 겨우가 대부분..ㅠㅠ

나쁘다는 거 알지만...일하는 동안은 어쩔 수 없을 듯.



돼지고기 넣고 김치찌개.

요즘 멸칫국물이 왜이리 좋은지,

멸치도 잔뜩 넣고....



결국 고기는 남기고 김치랑 국물 싹쓸이.

넘 맛났다.



영양보충 좀 해 보려고 갈비탕도 끓여보고.

근데 갈비탕 끓일 고기는 핏물 너무 오래빼면 맛이 떨어진다는데...

아무래도 핏물을 허옇게 너무 오래 뺀 듯.



김치를 1년동안 안 먹고도 버틸 수 있는 내가....

다시 김치 없인 살 수 없게 됐다.

김치 떨어지면 마구 불안 ㅋㅋㅋ


주말만 되면 비몽사몽 정신을 못 차리는데...

힘든 몸을 일으켜 김치를 담갔다..에휴.

내 자신이 기특해..엉덩 토닥토닥.


하나는 찌개.볶음용 김치.

속배추를 쭉쭉 찢어서 살짝 절여 담근 건 일명 칼국수집 김치 ㅋㅋ

칼국수 김치는 첨 만들어 봤는데 고소하고 아삭하니 맛나돠!!



갈비탕에 밥 말아서 칼국수집 스탈 김치랑.

근데 결국 갈비탕 이틀인가 먹다가...또 속이 울렁거려서 나머지는 다 버렸--;;;



역시 김치가 최고다.

그리고 돼지고기 넣은 거보다 그냥 참치넣고 만드는 게 더 잘 들어간다.



김치가 아주 맛있게 익어서, 오랜만에 맛있게 흡입.

사실 맛있어서 먹는 거..맛있어서 밥을 먹는 날보다...

배가 너무 고파서...그리고 먹고 힘내려고 꾸역꾸역 먹는날이 더 많기에.

뭔가를 맛있게 먹는 날은 신기하기까지.



들깨 듬뿍 넣고 만든 들깨두부찜!

예전에 작은 언니가 해 줘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서 만들어 봤다.

두부김치처럼 두부를 따로 익혀서 곁들여 먹어도 술안주로 아주 좋은 음식이지만...

이제 음주와는 바이바이~~~~



가을날...

프랑스에서는 흔치않은 감을 보고 한국생각나서 사봤다.

홍시보다는 단감이 좋은데 이건 홍시.

달달~ 하다.


암튼 늘 시간 쪼개서 말들어 먹는 서바이벌 음식들...

지금도 이런 서바이벌 밥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진찍고, 업댓하고 그럴 여유도 없다능.


뭐 설거지도 2-3일씩 쌓이다가,

결국 남편이 해주는 경우가 많다ㅎㅎㅎㅎㅎㅎ

이런 게 결국 나의 부끄러운 실체였던거야--;;;;;;;

그래도 요즘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남편붙잡고 질질짜고 그러진 않는다^^;;;


입덧 심한 사람들은 아예 음식을 입에도 못대고...

하루종일 토하고...(전에 3주만에 5키로 빠진 언니도 봤다.)

아예 회사를 몇 주동안이나 못 가던데...


나는 그나마 배고프면 먹을 수 있는 것도 다행이고...

평소에 그렇게 골골대는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체력이 좋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참 고마운 일이고...

무엇보다 태아가 건강한 듯 하니 그게 제일이지.


지금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 거 같아도...

얼른 만나고 싶어 조바심이 나 죽겠어도...

어느새 시간은 흘러흘러 이런날을 추억할 날이 오겠지.


아직 6개월을 더 기다려야한다니 아주 까마득하기만 하지만,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보내보려고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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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들, 구독자님들...모두들 안녕하신지^^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잘들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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