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 즈음에 한구에 가려던 계획이었는데 4월로 미뤄졌거든요.
그래서 그런지..가족들도..한국도 많이 그리운 요즘이네요.
한국이 그리울 때 할 수 있는 일이 가족들한테 전화하는 거..그리고 한국음식 먹는 거!!
고런 거 밖에 없답니다 ㅎㅎㅎㅎ
오늘 아침 밥상이예요..아니 시간상으론 점심^^
마침 며칠 전에 vinca님이 배추된장국 레시피 원츄 원츄~ 하시더라구요.
어제 저녁 친구 생일빠뤼가서 마지막까지 논 1인으로서 ㅋㅋㅋ (그래봤자 2시경...)
속 안 풀어 줄 수 없잖아요?
겸사 겸사 배추된장국 끓여 김치랑 먹어야겠다 싶어서... 육수부터 올리고, 쌀을 불리고요..
그런데 갑자기 집 (한국)이 그리운 마음이 가슴 한 켠을 쿡쿡 찌르네요....
급기야 냉장고를 열고 집에 있는 야채들을 동원해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어요.
그것도 저 혼자만을 위해서요...^^
제 입맛이 좀 촌시랍잖아요?
세상에서 된장국하고 나물반찬만큼 만난 게 없어요.
어렸을 때 저희 엄마는 도시락도 참 촌스럽게 싸주셨어요.
햄, 돈까쓰, 어묵 이런 건 어~~~~쩌다 한 번....
김, 계란, 두부 같은 기본적이 것들에 풀 종류를 참 마~~~~~이도 싸 주셨던 기억.
학교에 미나리 무침..이런 거 싸오는 애가 당시 몇 없었는데..그 중 한 명이 접니다요ㅋㅋㅋ
친구들이랑 학교에서 비빔밥 만들어 먹는 날은 제가 항상 나물 종류 담당이었죠^^
그 때는 몰랐는데...제 손으로 밥을 해 먹기 시작하면서 엄마에게 감사해요.
어릴 땐 그게 참 촌스러운 건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도시에 살면서 이런 무공해 고급 음식들을 실컷 먹고 자란거잖아요 ㅎㅎㅎㅎ
철마다 나물 캐다 먹기 직전에 무쳐 내고,
다슬기 살 오를 때 다슬기 잡아다 국도 끓이고...
가을이면 도토리 따다가 묵 쒀서 동네방네 나눠 먹고...
직접 기름발라 굽고, 직접 튀견 낸 부각은 얼마나 고소했는지...
나이를 먹을 수록 그런 게 얼마나 맛있고 귀한 건지를 더 뼈져리게 느끼게 되는 거 같아요.
배추된장국
1. 배추를 5분 정도 데쳐서 찬물에 행군 뒤 물기를 꼭 짠다.
2. 된장, 고추장, 참기름, 깨소금 간 것,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시금치 두부 무침
영양도 보충해주고 고소한 맛도 더할 겸 두부를 으깨 넣어서 시금치를 무쳤구요.
1. 시금치를 살짝 (2~3분) 데친다.
2. 두부를 칼 옆 면을 이용해 으깬다.
3. 시금치와 두부, 모든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구운 깨가 다 떨어졌길래 나물들 만들면서 깨를 구웠거든요.
막 구운 깨를 바로 갈아 넣었더니...고소함 백배~~~
무생채
깍두기 담으려고 사 온 무를 하나 꺼내다가 무나물을 할까..생채를 할까 고민고민..
조금 상큼하게 먹고 싶어 슥삭슥삭 썰고 무생채로 둔갑시켰답니다 ㅋㅋ
1. 무를 채 썰어 소금을 넣고 10분~20분간 절인다.
2. 찬물에 행궈 물기를 꼭 짠다.
3. 고춧가루, 올리고당, 식초, 액젓을 넣고 조물 조물 무친다.
4. 통깨를 뿌린다.
이렇게 나물 세 가지 만들어서 접시에 담고 쫘르르 일렬로 놨더니 예쁘네요^^
된장국 놓고, 밥 놓고..3분 안에 만들 수 있는 계란찜도 놓고...
무생채도 너무 맵지 않게 담고...국에도 청량고추 안 넣고...전부 소화 잘 되는 것들로 막 차려낸 밥상.
국부터 끓여 놓고 다른 반찬 만들었더니 파가 푹 익어서 틱틱한 색으로 변했어요 ㅎㅎㅎ
그래도 부들 부들~ 얼마나 맛있던지^^
코콧에 만든 1인분 계란찜...너무 천대한 것 같아 사진 한 장 올려줘요.
소박하지만 착한 밥상을 혼자서 마주하니 J님이 더욱 보고 싶더라구요.
같이 먹었음 얼마나 좋았을까나....^^
그래도 J님도 넘넘 좋아하는 배추된장국 일부러 넉넉히 끓여 놨으니,
이따 저녁 때 오시믄 데워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맛있게 냠냠~
꼭꼭 씹어서 천천~히 느긋하게 먹고 나니 그리움도 조금 사그라드네요.
밥 잘 먹고 오랜만에 힘 내서 청소했어요 ㅎㅎㅎ
일요일엔 J님이 거의 청소와 설거지를 해주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제가...ㅠㅠ
바닥을 빡빡 딱으며....'아..내가 그동안 주말을 넘 편하게 보냈구나'...라는 생각을...^^
J님 빨리 돌아와줘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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