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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한 병 콸콸~ 부어 만드는 [프랑스식 소고기 스튜]

나의 식탁/프랑스요리

by meru 2010. 12. 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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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번에 방당쥐 (Vendange: 포도수확)을 다녀 온 지방이 부르고뉴 (Bourgogne)였지요.
이 부르고뉴 지역이 와인으로만 유명한 게 아니라 음식으로도 굉장히 유명하답니다.

프랑스 요리 하면 떠오르는 달팽이 요리도 부르고뉴 지역 대표 요리구요...
'버프 부기뇽 (Boeuf Bourguinon)' 은 부르고뉴 지역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음식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버프 부기뇽이 무엇이냐면요...ㅎㅎㅎ
와인을 넣어 긇이는 프랑스식 소고기 스튜, 소고기찜이예요.
비슷한 요리로는 콕오방 (Coq Au Vin: 닭고기에 와인을 부어 끓이는 요리)가 있구요.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답게 말이죠~~~

제가 새댁이라 잘 하는 요리가 많진 않은데, 버프 부기뇽은 정기적으로 만들어 먹는 요리 중 하나예요.
한국에서 가족들이 왔을 때도 요걸 만들어 줬는데 다들 잘 드시더라구요.

참, '줄리 & 줄리아 (Julie & Julia)'라는 영화 보셨나요?

미국에서 프랑스 요리로 전설의 쉐프가 된 줄리아 차일드 (Julia Child),
그리고 365일동안 그녀의 레시피대로 요리를 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줄리의 이야기지요.


사실 전 기대했던 것 보다 별로여서 실망했었어요.
메릴 스트립(Mertyle Streep)의 연기도 좀 과장되고 어색.
말투를 정말 줄리아 차일드의 말투를 잘 카피하긴 한 듯 한데...그래도 넘 어색--;;
그래도 요리에 관한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끝까지 다 봤지만요, 헤헤헤 ㅎㅎㅎ

암튼 암튼 버프 부기뇽은 이 영화에서도 등장한답니다.
줄리가 와인을 소고기가 담긴 냄비에 콸콸 붓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원래 정통 레시피는 소고기를 다른 야채와 함께 와인에 장시간 재워 놓는 게 정석이예요.


고기 크기가 작거나 좀 더 연한 품종일 경우엔 4~5시간, 보통은 하룻밤 꼬박 재워 놓아요.
물론 그냥 냄비에 콸콸 부어도 (아마) 맛있을 거예요, 더 간단한 방법도 많을 거구요.
이야기 들어보면 집집마다 비법도 조금씩 다르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초보이니까...그리고 좀 고지식한 관계로 늘 가장 일반적은 레시피를 따른답니다.
제가 오랜만의 포스팅이라 수다가 좀 심했지요?^^;;;
레시피 나갑니다.



재료 (4인분): 스튜용 소고기 800g, 샐러리 1줄기, 양파 1개, 당근 1개, 토마토 2개, 파 1줄기, 마늘 2~3쪽
                      와인 1병, 비프 스톡 700ml, 부케가르니 (= 월계수 잎, 타임 등), 밀가루 1~2스픈
                      토마토 페이스트 2스픈,
양송이 버섯 20개, 양파 2개, 버터 약간, 올리브유, 소금 & 후추

-> 소고기는 어깨살로 좋구요...
    부르고뉴 분 말로는
볼살?(턱살?)로 만드는 게 제일 맛있다고 해요. 참고하세요~^^



1. 소고기를 가로 세로 약 5cm (혹은 더 작게) 크기로 자르고 야채는 작게 썬다.

2. 소고기, 야채, 부케가르니를 볼에 담고 와인을 부어 하룻밤 정도 재워놓는다.
->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쓰시는 게 정석이예요..부르고뉴산 와인으로 만드시면 더 좋구요!
    하지만 마시기도 모자란 좋은 와인을 요리에 쓰실 필요는 없지요~
    저는 그냥 요리용으로 사 놨던 저렴한 와인으로...^^

3. 소고기, 야채, 와인을 체에 걸러 따로 따로분리한다.
-> 부케 가르니나 허브는 버리지 말고 한쪽에 두세요.

4. 소고기는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고 밀가루를 살살 입힌다.
-> 밀가루를 입혀서 굽지 않고, 6번에서 넣고 몇 분 볶다가 와인과 비프스톡을 넣어줘도 됩니당~


5. 냄비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넉넉히 넣고 소고기를 갈색이 날 때까지 구운 다음 한 쪽에 놓는다.
-> 양이 많으면 두 번에 나눠서 구워 주세요.

6. 남은 기름에 올리브유를 좀 더 넣고 야채를 볶다가 구운 소고기 (5), 토마토 페이스트, 부케 가르니를 넣고   와인와 비프 스톡을 붓는다.

7. 끓으면 불을 줄이고 2~3시간 푹 끓여준다.
-> 고기가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끓여 주세요 !..저는 보통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 이건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닌데요....
  당근하고 고기만 따로 건져 놓고 나머지 국물을 체에 걸러서 수저나 주걱을 이용해 짜 주고, 
  거른 국물에 다시 고기와 당근을 넣어 줬어요.

  사실 가정식이라 꼭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푹 익은 야채까지 함께 먹어도 맛있지만요...
  이렇게 걸러주면 더 깔끔한 소스가 된답니다.




8. 고기가 다 익으면 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 양송이를 갈색이 날때까지 굽는다.

9. 양파는 작게 썰어 작은 냄비에 버터 2티스픈, 설탕 1 티스픈을 넣고 양파가 잠길만큼 물을 붓고, 
   카라멜화 될 때까지 (갈색이 될때까지) 졸인다.
-> 저는 작은 양파를 사용했지만 큰 양파를 잘라서 사용해도 전혀 상관 없구요...
    그냥 버터만 넣고 갈색이 날 때까지 볶아 주셔도 됩니다.

10. 밥이나 메쉬드 포테이토, 파스타 등을 접시에 담고, 완성된 부기뇽에 버섯과 양파를 얹어서 낸다.
-> 버섯과 양파는 냄비에 섞어 주셔도 됩니다~


J가 늦게 오는 바람에 올 때까지, 장시간 푹~~~끓여 줬더니 고기가 부들~부들 잘 익었어요^^
오늘은 뇨끼를 삶아서 얹어 먹었는데, 밥이나 다른 감자랑 먹어도 맛있구요.
하루 놔 뒀다 먹어도 더 깊은 맛이 난답니다.

 

까만 접시에 담긴  양 많은 건 J님꺼...

카라멜화 된 양파와 버섯이 너무나 잘 어울어지고, 소스가 진~한 게 정말 맛있어요.
-> 모 이건 어디까지나 저와 J님의 입맛 기준이지만요..^^;;;

저는 항상 4인분 기준으로 소고기 800g~1kg 분량을 하는데, 둘 다 엄청 양이 많은가...
오늘도 딱 1인분 밖에 안 남았은 거 있죠...늘 이래...--;;;
크리스마스 끝나면 몸매 관리 좀 해 줘야 겠어요 ㅎㅎㅎ


남은 거 어떻게 처리하냐구요~?
어응~ 무쓴소리~~

제가 남은 음식 먹는 거 유난히 싫어하는데요 (물론 누구나 그렇겠죠?), 요건 절대 안 싫어요.
냉장고에 살포시 넣어 뒀다가 비상시에 먹으려고 기회를 호시탐탐 ㅋㅋㅋ
말씀 드렸다시피 뒀다 먹으면 더 맛있거든요~

그런데 이틀 후, J님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술만 좀 드시고 마침 빈속으로 돌아오셨네요.
워쩔 수 없이 기쁜 마음으로 J님께 양보....!!!
이런 이야기 제 입으로 하기 민망하지만 또 한 번 감탄하면서 드시더라구요 ㅋㅋㅋ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는 겨울, 프랑스 전통 스튜 드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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