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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 아닌 날을 기념하기!_좋은 와인 + 좋은 음식 + 좋은 사람

나의 식탁/프랑스요리

by meru 2012. 2. 1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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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 있으면 발렌타인데이네요.
게다가 3월에서 5월까지는 기념일 생일 등 저희집 기념일이 거의다 몰려있어요.

기념할 날이 많긴 많은데 J님이나 저는 기념일에 참 무딘편이예요.
발렌타인데이라고 뭘 특별히 해 본 적이 없구요..생일날도 내키면 레스토랑에나 가는 정도..
생일선물도 생략할 때가 많아요.

작년 발렌타인데이도, 결혼기념일도, 생일도 당근 어영부영 넘어갔지만....
문제는, 그 누구도 서운해하지 않는다는--;;;

그 이유는요..하루하루가 특별하기 때문이죠!- 라고 말하면 좀 닭살이고..
적어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지난 토요일은 아무날도 아니었는데요..
그나마 있는 친구들은 다들 다른지방으로 놀러가고..즈희 둘만 덩그라니 남았지요.
모할까?...작당모의를 하였으나 날씨가 추운 관계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공ㅠㅠ

저장고에 짱 박아둔...좋은 와인이나 홀라당 마셔버리기로 했어요.
제가 작년 J님 생일선물로 준건데 계속 기회만 엿보다가 여태 못 마셨다능...
무슨 결혼식날짜 잡는 것도 아니고 와인을 날까지 잡아 마셔야 하나 원--;;;;


'좋은 와인 + 좋은 음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프랑스에선 좋은 와인을 마실 땐, 좋은 음식을 절대 빼 놓을 수 없어요.
물론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도 ++가 되구요^^(저희는 그냥 둘이서 홀라당 쿨컥...ㅋㅋㅋ)

Château Pichon-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샤토 피숑-롱그빌 콩테스 드 랄랑드) , 2004



보르도에서도 와인이 좋기로 소문난 뽀이약(Pauillac)지역의 와인이예요.
등급도 5개 등급중 2등급에 속하는 꽤나 값나가는 녀석.

사실 저희는 소박한 신혼부부인지라 와인에 큰 돈을 쓰지는 않거든요.
워낙 적절한 가격내에서도 맛있는 와인을 구하기 쉽기도 하구요.

이런류의 녀석들은 아버님댁에나 가야 가끔 한번 맛볼 수 있는 애들....
그렇지만 나름 J님의 서른살 생일이라고 거금을 투자했었던거지요.


상차림은 간단하게 하고 블랙으로 통일성만 주고......


피곤해서 간단하게 차렸는데, 그나마 이렇게 상을 차리는 것도 오랜만인 듯.


푸아그라와 (Foie gras)와 함께 먹을 달콤한 화이트와인도 준비했기에....


J님이 먼저 냄시를 킁킁 맡아보고 맛을 보시공...


촛불도 100년만에 켜 주시공...
촛불켜는 모습이 마치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르키는 듯한ㅋㅋㅋ



기념일도 아닌 기념일이지만..특별한 날 빠질 수 없는 푸아그라(Foie gras)도 준비했어요.

전날부터 마리네이드 해서 아침에 익히고 냉장시켜 놓았는데, 모양이 이모양 이꼴!--;;;;
식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랬던 모양......

그치만, 맛은 첫 작품치고 상당히 좋았어요^^


매인요리가 나오기 전에 와인은 공기와 접촉할 수 있도록 카라프(Carafe)에 따라놓고...

기대가 만빵되는 이 순간!!! 두그두그두그~~~~
맛은 아주 아주 좋았으나..투자대비 가치는 글쎄...?!

갠적으론 기대에는 못 미쳤던 듯 해요^^;;;...
유명한 와인에는 그만큼 거품도 많이 끼어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지도...
그치만 J님이 무척 만족해하셨으므로 흐뭇~

메인은 메추리 오븐구이 + 버섯볶음 + 밤 크림 소스 + 야채
J님이 메추리고기가 드시고 싶다고 아예 대놓고 요구하셨답니다--;;;
소스도 밤소스로 해달라고 ㅎㅎㅎ

어렸을 때 엄마가 아빠 술안주로 메추리 구이, 탕..이런 거 가끔 해주셨는데...
그땐 정말 난 안 먹는다고 도망다녔었던 기억이 ㅎㅎㅎㅎㅎ
그래도 남푠님이 먹고싶다고 하니 무조건 해주는 나란뇨자.


할일이 무지 없었는지 당근도 색깔별로 다듬어서 준비하고..ㅎㅎㅎㅎ
당근 다듬는데만 30분 걸린 듯--;;;;


완두콩하고 당근은 삶기만 했는데, 그 자체로도 맛이 좋았어요.
신비한 채소의 세계 ㅋㅋㅋㅋ


J님이 자기껀 자기가 서빙하겠다고 우기더니만...이렇게 세팅을 하셨네요 ㅎㅎㅎㅎㅎ


소스도 쫙- 그어주시고 잘난체를 하시더뉘...
자기가 빵 터져서 웃고 말더라능...나도 같이 우헤헤헤헤헤 ^______^


그나마 사진으로 보니 귀여운 것도 같은데, 실제로 봤을 때 무지 웃긴 차림새였어요ㅎㅎㅎㅎ
주말에 집에 있으니 심심했는지 둘이 이러고 놀았답니다--;;;;


마무리는 역시 좋은 와인에 빠져서는 안 되는 치즈로..
왼쪽부터 Coulommiers(쿨오미에), St Nectaire Du Marec (쌍 넥테르 뒤 마렉), Crottin De Chavignol (크로탕 드 샤비뇰)..요로케 세가지^^

과식하지 말자며 디저트는 준비 안 했어요. (이미 과식한 상태 ㅋㅋㅋ)
즐거운 저녁식사는 이렇게 마무리.

기념일이 뭐 별건가요.
그냥 이렇게 좋은 사람과 맛난 음식 나눠먹고 와인 한 잔 하며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또 맛있는 일상을 만들어가면 되는거죠^^

Bon apetit!(본 아페티: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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