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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이너리에서 보낸 10일_하루 일과

Travel/프랑스

by meru 2010. 10. 1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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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짓고 보니..마치 제가 우아하게 와인 테이스팅이라도 하러 갔다 온 것 마냥..좀...그렇죠?
사실은 포도를 수확하는..막노동을 하러 간 것이었는데 말이죠^^

드디어 몸 컨디션도 돌아오고, 집에 잠시 와 있던 친구도 가고...방당쥐 (Vendange)포스팅 들어가 봅니다.

일을 하면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고, 나중에 찍은 사진들도 너무 막 찍어대서 손을 못 대고 있었답니다.
일단 마구 찍어댄 사진을 보관용/ 블로그용/ 사람들과 공유할 용으로 목적에 맞게 나눠서 편집을 좀 했는데,
뭐 여전히 쏘쏘한 사진들만 너무 많아서 말이죠... 흑흑ㅜㅜ

저 또한 이번 스토리를 어떻게 펼쳐 보일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만..시작해 봅니다~

Meru 와 Popo 길떠나다

2010.09.21...
루이스가 떠나 듯,
메루 (meru-> 저) 와 포포 (popo-> 친구)는 포포네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고물차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친구의 서투른 운전 솜씨에도 전혀 두려움 없는 메루와 초보운전인 주제에 쉴새없이 말을 하던 포포.
용감 무쌍하게 부르고뉴 (Borgorne)의 드미니 (Demigny라)는 마을을 향해 씽씽 달립니다.


그러다 해질녘 하늘에 또 넋이 나가 카메라를 꺼내 듭니다. (흔히 있는 일...--;;;)
J를 또 홀로 남겨두고 안씨런 마음에 초코머핀과 라따뚜이까지 만들어 놓고 왔을망정 완전 신나 신나~~
이거 완전 아줌마의 일탈 이야기 같지요...? ㅋㅋㅋ

더미니에 도착, 포포의 남자친구네 가족집에서 염치 불구하고 열흘이 넘도록 머물렀습니다.
신세를 잘 못 지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소탈하고 편하게 대해줘서 공짜로 먹고 자고 잘 지내면서,
매일 아침 포도를 수확하러 같은 마을에 있는 와이너리로 출근을 했습니다.

포도수확의 일과표

첫날, 동이 체 트기도 전에 일어나 자욱한 안개를 가르며 포도밭으로 향하는 기분이 어찌나 묘하던지요.
상쾌한 새벽바람에 진정 살아있음을 느꼈다...면 너무 과장이 심한 거겠죠? (제가 좀 감상적이라서효..^^;;;)
좀 더 현실적으로 말씀 드리면..에..그러니까..부르고뉴 날씨는 진즉부터 참 쌀쌀하더라....뭐 이런 말이지요~!
 

하루가 이런 식 (아래 표)으로 흘러가는데,  
점심 시간이나 끝나는 시간이 일의 분량이나 이동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변동 되기도 합니다.

포도밭이 여기 저기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이동을 하는 일도 많구요.

처음 며칠은 일찍 일어나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ㅠㅠ
커피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마시고 나왔습니다.
 
06:40 AM -> 기상.
07:30 AM -> 와이너리 집합
-> 포도밭으로 이동
08:00 AM ->오전 수확 시작
10:00 AM ->오전 간식

-> 와이너리로 이동 (점심 먹으러)
12:00 PM 점심
-> 포도밭으로 이동
02:00 PM ->오후 수확 시작
04:00 PM ->오후 간식
06:00 PM ->끝

-> 와이너리로 이동
-> 각자 귀가


일단 포도밭에 도착하면 주변의 광경에 넋을 잠시 잃습니다.


빨리 준비하고 포도를 따긴 따야겠는데, 멋진 풍경에 자꾸만 두리번 두리번....



하지만 바로 작업에 착수해줘야 되는 거지요~ ~
서리가 내리지 않은 날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방수 점퍼나 비옷을 입어줘야지..
안 그러면 다 젖어서 춥고 찝찝한 상태가 된답니다..킁...
비 옷에 장화신은 섹쉬한 모습..상상도 못하실 거예욧!!! ㅎㅎㅎㅎ

=> 바로 이런 모습이랍니다~!!! --;;;; 친구 Popo의 뒷 모습이지만 저도 똑같이 입고 있었어요~ ㅋㅋ

늘 이런 모습은 아니랍니다..으흠..^^:;;



잠도 덜 깬 상태에서 일을 하려니 몸이 굳은 듯, 아침에는 진도가 잘 안나가더라구요. (저만..)
9시 반이나 10시즈음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좀 정신이 나면 12시까지 빡쎄게 포도를 땁니다.

겨우 요만큼..?^^;;;


간식은 매일같이 바게트, 마른 소세지, 치즈 (에멘털 치즈 였던 듯..), 초콜렛, 커피 & 와인입니다.


아침부터 와인이 준비된 것에 대해서 첫 날 전 조금 쑈크를 먹었으나, 곧 바로 적응 했답니다.

설마 누가 아침 10시부터 와인을 마실까 했는데, 남자들 몇몇은 마시더라구요.

와이너리에 딸린 식당



12시까지 일을 하고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을 먹으러 와이너리로 돌아 갑니다.
아침에 4시간 정도 움직이고 먹는 밥 맛..상상이 가시나요?
저는 (초큼 과장해서) 몸무게도 쪼끔나갈 것 같이 생겨가지고 제일 많이 먹었답니다.
아니, 적어도 여자들 중에서는 제일 많이 먹었던 거 같은데...뭐 이건 자랑할 것도 못되니..쩝...--;;

테린 드 솔레이 (Terrine de soleil: 야채 케잌)



스타터로는 주로 테린, 키쉬 같이 결코 가볍지 않은 것들과 샐러드류가 준비해 줍니다.

그리고 메인 매뉴는 항상 고기, 메인을 먹고 치즈, 그담에 디저트까지 다 먹어야 식사가 끝납니다.

사진이 꼬라지가 영...--;;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도 꼭 빠지지 않구요^^ ....
마시고 안 마시고야 선택이지만, 항시 넉넉히 준비해 주시더라구요.




이렇게 매일 매일 누군가 차려주는 황제같은 식사를 점심/저녁으로 해 줬으니,
일을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몸무게가 1-2kg는 불었지 않을까 싶은데...안 재봐서 모르겠습니다.


점심을 먹고 4시에 잠시 브레이크.
잠시 허리를 펴는 이 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모르실 거예요~~~ ㅠㅠ



커휘의 힘을 빌어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6시..끝날 시간이 됩니다.
힘은 많이 들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간답니다~
참으로 다행이죠...^^;;


이렇게 포도를 커다란 통에 가득 채워 돌아가는 기쁨! (그 보다는 일이 끝난 게 더 기쁨..^^;;;)
이 만큼의 포도로 몇 병의 와인이 탄생할까...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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