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해외에서 차린 소박한 한식 밥상

나의 식탁/한식

by meru 2010. 10. 31. 08:17

본문

제가 사는 곳에는 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데, 얼마 전에 한국 분을 한 분 알게 됐어요.
몇 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음식을 그리워 하지는 것 같아 지난 금요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1주일 전 쯤 뭐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김치찌개..된장찌개 같은 아주 평범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도 해외에서는 귀한 음식이 되지요.

김치가 얼마 안 남았길래, 초대한 날까지 며칠 동안 김치를 아껴 뒀습니다ㅎㅎㅎ
김치찌개 먹고 싶다기에 김치찌개 해 주려고요...^^
특히, 참치랑 당면 넣은 거 좋아한다길래 아시아 마켓 가서 한국 당면도 사 왔구요.

뭐 특별할 것 있나요.
외국 친구들 초대하면 불고기다 갈비다 이런 거 와장창 준비하지만,
사실 해외사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그리운 건 평범한 집밥인지라....
매뉴 고민할 필요도 없아 아주 편하고 소박하게 차렸습니다.


한국 언니 덕분에 저도 소박하게나마 풀코스 밥상 한 번 먹어 봅니다.
프랑스 와서 한 번도 반찬을 세 가지 이상 놓고 먹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육수를 한 냄비 끓였습니다.



한국 분위기를 실컷 내보려고 오랜만에 보리차도 끓이고...
아...구수한 이 냄새^^



끓인 육수에 된장 풀어 (비상식량으로 얼려서 아껴 먹는) 우거지 두 덩어리 지졌구요.
오늘은 담백하게 끓이려고 고추장도, 들깨가루도 않 넣고 된장만 넣고 지졌는데 왜르케 맛있는 거야~~
역시 엄마표 된장이닷!!!...으흐흐~~~


프랑스에서는 오징어 보다 저렴한 낚지...
반찬으로 낚지 볶음 하려구, 야채랑 함께 준비했습니다.
요로케 준비해 놓고 밥 때 되면 양념 넣고 후다닥 볶으면 되니까~

옆에 채 썰어 놓은 건 깻잎 비슷한 야채예요.
깻잎은 구할 수가 없으니 요걸로 대신...



부추 잘게 썰어 양파 갈아 넣고, 밀가루 2 스픈에 육수 좀 부어, 딱 한끼 먹을 분량으로 부침개 반죽했습니다.
근데 역시 부추는 한국부추만 못하네요.
억세고 향이 넘 강한 듯...--;;;



마지막으로 김치찌개 준비 중입니다.
요건도 아주 간단 버전으로 양파랑 김치에 육수 부어 끓이다가...
참치 넣고 좀 더 끓이고 마지막에 불려 놓은 당면 넣었어요~ (사진은 없지만요...)

이렇게 준비만 해 놓고 나갔다 와서 볶고 데우고 지지고 했지요~!


끝물인 백김치까지 해서 열심히 차린다고 차렸는데 반찬이 고작 5가지네요.
나물 한 종류 없고, 찌개도 그냥 냄비채로....--;;;

"덜어 줄까요?" 했더니, 그냥 냄비채 먹자고 해서 왠지 더 정감있고 좋았는데...
냄비 주위가 찌꺼분한 거 보니, 뚝배기에라도 좀 덜어서 놓을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비록 초라할지라도 최대한 한국적으로 차린 이런 밥상이 우리에겐 너무 근사한 밥상이었다는 거~~~
언니가, 한국에 온 것 같다며 사진 한 방 찍겠다 그래서 저도 그나마 실례를 무릎쓰고 몇 장 찍었네요 ㅋㅋㅋ
아녔음...포스팅은 없는 거^^;;; 


언니한테 밥 좀 퍼 달라고 했더니 고봉으로 퍼 줘서, 고거 다 먹고 어찌나 배가 부르던지 ㅎㅎㅎ
진짜 집밥 같은 집밥을 오랜만에 먹어서 좋았어요.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어 준 언니...넘 고마워요~~~
덕분에 오랜만에 저도 고향의 맛을 느꼈어요...^^ 헤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