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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_꼬물 스쿠터 타고 섬 일주!

Travel/그리스

by meru 2010. 5. 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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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7

오토바이를 타고 섬을 횡단했다.
참말로 낭만적일 수도 있었겠지만,
생각했던대로...그대로를 여행에서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짓이다.

지난밤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비가 한차례 쏟아져 내린 후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Partly Cloudy라던 일기예보와는 반대로 그야말로 Partly sunny 한 날씨.

10유로를 주고 우여곡절 끝에 빌린 스쿠터는 최고속력이 30km 정도 되는 듯 했고,
20분도 채 달리지 않았는데 엔진에선 열이 났다.

아슬아슬.
J의 허리를 꼭 붙들고  스쿠터 여행을 시작.


다섯째날.

오늘, 그리스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인 오토바이를 렌트하기로 했어요.
차를 빌리는 거나 오토바이를 빌리는 거나 가격은 비슷하지만....
우린 좀  볼때기에 바람 좀 맞아가며 달려보고 싶은 꿈이 있었으므로^^

문제는!!!???
프랑스는 운전면허만 있으면 오토바이를 탈 수 있지만, 그리스는 오토바이 면허증이 따로 있어야 한다네요.
그나마 용량이 작은 것은 면허증이 없어도 된다고 해서 아주 꼬물로 느린 스쿠터를 빌려야만 했던 ㅠㅠ

오랫만에 오토바이 뒷 자석에 앉아 달리려니,
다리가 후들두들~ 가슴이 벌렁벌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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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10유로에 빌린 꼬물 스쿠터.
9유로에 기름 빵빵 넣어주고 씽씽 달려 달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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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로 10분 정도 달리니 조그만 마을이 하나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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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빌딩에는 가끔 이렇게 벽들을 군데군데 움푹 페이게 만들어 논 것들을 볼 수가 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별 것도 아닌데 참 맘에 들어요^^
그냥 이쁘라고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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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잠시 마을에 세워놓고 마을 주변으로 트레킹을 했어요.
한가로운 시골풍경...흰염소(?)들인지 몬지..이름모들 짐승들이 보여요.
제가 사진을 찍으니까 막 쳐다보는데, 넘넘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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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흐드러진 들꽃밭이 펼쳐지네요. 왜 이런 풍경은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 걸까요...
한바퀴 돌고 나서...다시 어제 버스를 탔던 플로티(Floti)를 향했어요.
물론 스쿠터로 부릉 부릉~~

덜컹거리는 스쿠터를 타고 J의 등짝에 딱 달라붙어 달리는 내내,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떠올렸다.

고물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와 함께 남미 여행을 시작햇던 체게바라를.
게바라가 친구와 함께 논두렁이로 곤두박질 치는 상상도 여러번 해보았다.

조금 겁이 났지만 이런 상상이 여행의 묘미를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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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티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주변으로 또 산책을 나서 봅니다.
멀리 높은 언덕위에 교회건물이 보이길래...
J와 저는 이유따윈 묻지 않은 채, 어느새 의기투합해 언덕배기를 오르고 있었어요.
(사징에는 없지만) 가파른 언덕길을 한참이나 올라왔어요..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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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가 눈 앞에 보이네요!
그다지 훌륭하게 지어진 건물도 아닌 것 갔은데, 높은 곳에 있어서 뭔지 더 궁금해지는 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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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올라 왔어요.
런데런데...그런데...왠 똥밭.....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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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흰 건물하나와 종, 그리고 사방팔방에 똥들이..끄응--;;;
염소똥인지 나귀똥들이지 모르겠으나, 왜 이 높은 곳까지 와서 똥을 싸는 걸까요 ㅋㅋㅋ
당나귀도 양들도 찾아볼 수가 없는데, 똥만은 지천으로 널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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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역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재미를 빼 놓을 수 없지요.
구름이 낮은건지 아님 마을이 높은건지..구름과 마을사이가 참 가까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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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머물다 금방 내려와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어요.
섬을 가로질러 해변으로 가는 게 오늘의 최종 목표였거든요.
그런데 달려도 달려도 나오지가 않아요 ㅠㅠ (길을 잘 못 들어서 더 먼 해변으로 가고 있었음..)

길을 멀고...고물 오토바이는 속력이 나질 않구요.
가면 갈수록 고도가 높아져 기온이 낮아진데다, 그나마 햇빛마져 자취를 감췄어요.
게다가 중간에 길까지 잘 못 들어서 다시 돌아 나오는데 한참이나 걸렸어요.

너무 추운 나머지 해변에 가는 것을 그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순 없단 생각으로 J의 등짝에 딱 달라 붙어 꾹 참았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데도 J의 등이 따셨는지, 그 와중에 꾸벅꾸벅 졸기까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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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길은 막힌데도 없이 끝없이 이어지고...

결국 그렇게 도착한 해변은..
하얀 모래사장을 기대했건만, 모래는 커녕 돌맹이만 가득한 한산한 해변가.

집도 몇채 되지 않고,
한 두개 있는 식당의 주인들만이 첫손님이라도 되는 줄 알고 반가히 손을 흔들어 보였다.

고생해서서 온 거 치고는 작고 볼품이 없었고,
게다가 너무 멀리 와버려 돌아갈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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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세워놓고 해변의 돌덩이들 위에 잠시 몸을 눕혀 봅니다.
몇시간만에 보는 햇볕에 얼어붙은 몸도 녹여 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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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소스시티로 돌아가는 길, 뒤를 돌아 보며 우리가 왔던길을 눈으로 새겨봤어요..
오늘 너무 고생했지만,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은 바람도 덜했고, 간간히 해도 고개를 내밀어 한결 수월했어요.

포도밭도 많이 보이고 풍경이 참 알흠다웠으나,
오돌오돌 떨고 있는 손을 주머니에서 꺼낼 엄두조차 나질 않아 사진은 생략했답니다 --;;

J는 찬바람을 뚫고 운전을 하는 도중에도 풍경을 놓치지 않고 감탄을 늘어 놓네요.
추워서 정신줄 놓고 있던 저도 덕분에 맘의 여유를 좀 더 가질 수가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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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와인과 치즈를 조금 샀어요.
치즈 가격이 정말 저렴한 편이었어요.
저렇게 두 조각에 3유로도 채 안 되는 완전 착한 가격.

그러나 너무 피곤하여 한잔도 채 비우질 못했다는 거 ㅋㅋ
저녁도 대충 때우고 9시쯤 침대로 다이빙 해주심.

오늘 고생 많이 했지만, 오히려 이런 여행이 더 기억에 남겠지요...?
다섯번째 이야기 마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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