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나 meru는 불량주부다!
좀 오래된 일이긴 한데....
일 시작하고 첫 달에...금요일 두 번이나 엄청 늦게 귀가를 했다.
그것도 동료들하구 술마시구 노니라 --;;;
울 J님은 집에 내팽계쳐두고 말이지 ㅋㅋㅋ
사실 J님도 나오라고 했지만,
밤 늦게까지 기다렸다 나오기 귀찮다고 자기가 안 나온거긴 하지만....
암튼 그렇게 두 번 늦게 귀가를 하고...휴가 전 마지막 금욜에 또 늦게 왔돠--;;;
딱 맥쥬 한 두 잔만 마시고 집에 가야지..라고 맘 먹고...
일찍 오겠노라고 J님에게 한 것이 실수라면 실수...
아뿔싸, 차라리 일찍 오겠다고 안 했음ㅋㅋㅋ
J님은 내가 동료들하고 술 한 두 잔 한다고...
늦게까지 논다고...그런거 가지고 뭐라할 쪼잔한 남자는 절대 아니지만!!!
루앙에 와서 J님은 친구가 거의 없는 관계로다가...
마눌이 늦게까지 일을 하는 관계로다가...
금욜 저녁마다 방바닥을 박박 긁으며...
엄청 심심해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두 잔 하며 놀다보니 어느새 새벽녘이 다가오고.
참고로 직업의 성격상 12시 반, 1시 가량부터 한 두 잔 하다보면..
눈깜짝할 사이 아침이 밝아온다는 사실--;;;;
암튼, 일찍 온다고 해 놓고 일찍 안 와서 J님 삐지시고...
꼭 나한테 삐지셨다기 보다 그냥 혼자 심술이 나신 듯.
돌아보면 나도 꼭 J님에게 화가 났다기 보다...
친구도 가족도 다 멀리있고 답답하고 심심할 때...
괜히 화풀이를 J님에게 했던 기억이 많다ㅎㅎㅎㅎ
아무튼 그래서 그냥 빌었다ㅋㅋㅋ
담부턴 일찍 안 올꺼면 일찍 온다고 안 해야겠다며^^;;;
뭐 오후가 되니 조금 풀어지셨지만...
맛있는 거 해주겠으니..마음 푸이소~~~라며...
좋아하는 건 다 해주겠다고 큰소리 뻥뻥!!
울 J님이 좋아하는 제일 부드러운 소고기 안심 공수하고!
안심이 젤 비싸기 때문에 그리 자주 먹는 부위가 아닌뒈...
또 울 J님이 엄청 사랑하는 폼 도핀(Pomme dauphine), 감자볼 튀김.
게다가 큰 맘 먹고 버네즈(Bernaise)소스까지 맹글~
버네즈 소스를..완전 잘 만들었는데...
근데..ㅠㅠ....
전기스토브가 미지근하니까 거기 올려놓으면 적당하겠거니..하고 올려놨는데...
너무 뜨거웠던 거야..이 망할놈의 전기스토브...
암튼 그래서 아주 잘 된 소스가 버터와 달걀이 분리되는 현상으로 인해..
망.했.다!!!..는 사실....
담부턴 기다리는 동안 그냥 뜨거운 물에 중탕으로 담가 놓는 걸로.
그게 제일 안전하돠--;;;
햇양파도 카라멜라이즈해서 곁들이구...
샐러드도 그냥 한 번에 담아냈다.
비스트로(Bistro) 스타일!
J님이 이렇게 샐러드와 함께 담아달라고 주문...
암요~ 미안한 판국에 뭘 못해주겠..^^;;;;
그릴 뜨겁게 달궈서 겉만 그릴링 해주고 오븐에서 3-4분 더 구워주니,
고기는 미디엄 레어로 아주 잘 익었다.
너무 맛있게 고기 싹싹- 감자 싹싹- 샐러드도 싹싹- 비우는 남푠님~
이러고 불량주부 meru를 너그러히 용서하는 의미로다가...베시시 웃으심^^
사실 이런 남편이 신기할 때도 있다.
나는 J님이 일찍 온다고 해 놓고 늦게 오면 최소 3일은 울궈먹을 거 같은데...
나보다는 참 아주 많이 너그러운 남편.
그래서 이런 승질 드러운 나도 햄뽂으며 살 수 있는 거!
고마워요 남편님~헤헤 (멋쩍은 웃음ㅎㅎㅎㅎ)
집신도 짝이 있다는 말은...나 같은 뇨자에게 딱 맡는 말^^
암튼 요즘에는 조신하게? 일 끝나면 집으로 컴백!
착해졌슈~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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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욜저녁...
남푠님 좋아하는 오소부코가 부글부글 끓고 있고,
배에서는 밥 달라고 꼬르륵~ 요동치는데...
추워진 날씨에 담뇨끼고 있으니 스스르 졸립기까지.
가을을 느낄 사이도 없이,
노르망디는 벌써 겨울이 온 듯..급 추워진 날씨.
나가면 모두 겨울코트에 브츠 신고 다니는 사람들ㅎㅎㅎ
한국의 높고 맑은 가을하늘...늠 그립군화.
meru 대신 나들이 많이 하시고 멋진 가을을 만끽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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