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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화과나무가 주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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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프랑스로 돌아온 지 두 달 하고 반.

더 오래된 것 같은데 자세히 세어보니 겨우 두 달 반이네. 

 

프랑스는 나에게 제2의 고향이긴 한가보다.

아무리 적응이 힘들었다 해도 벌써 낯선 기분이 전혀 안 드는 것 보면.

 

두바이 포스팅도 할려고 했던 게 못하고 지나갔고

카이로  포스팅도 할려고 했던 게 좀 있는데 이것저것 다 할 여유가 없었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은 집어 치고 그냥 프랑스에서의 현재 생활이나 올리는 게 낫겠다 싶다.

 

우리는 이제 큰 도시의 삶은 내키지가 않고

오히려 시골에 사는 게 희망사항인데 시골까지는 아직 못 갔고 툴르즈(Toulous) 근교에 살게 됐다..

지은 지 오래된 집은 아니라 정원이 살짝 휑 하긴 한지만 적당한 크기의 정원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정원 한편에 작은 무화과나무가 있다.

내 키만큼이나 될까 말까 해서 뭐 얼마나 열리겠어했는데 웬일...

 

3주 집을 비우고 돌아와 보니 주렁주렁 달린 무화과가 익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우리 집에서 나 말고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아쉽게도.

 

딸아이와 몇 개 먹고 남은 건 잼을 만들었다.

무화과는 금방 상하니까 따면 빨리 먹어줘야 해서.

 

잼 만들 때 무슨 잼이냐에 따라서 바닐라를 넣기도 하고 아몬드를 넣기도 하는데

무화과잼에는 로즈메리를 넣었는데 향이 너무 좋다.

 

오래 저장할 잼이라면 설탕과 과일 비율을 5:5 혹은 4:6 정도로 하는 것이 좋지만

뭐 한 통 만들어 금방 먹을 거라 많이 달지 않고 과일맛이 더 많이 나도록 설탕을 대폭 줄였다.

 

그런데 다음날 또 수확... 그다음 날 또 수확.. 이거 실화임...

 

그래서 타르트를 만들고 있다.

파이지 위에 올려서 그냥 구워도 맛있지만 과일이 익으면서 즙이 많이 나온다.

난 그게 좀 곤란해서 먼저 카라멜라이징을 해서 만드는 편.

 

파이지를 밀가루를 쓰지 않고 호밀가루와 견과류를 갈아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단 밀가루로 만든 것보다는 잘 부서져서 조심히 다뤄야 함.

 

 

밤이라 사진이 어둡네...낮에 만들어 찍어둘 걸 그랬어 ㅎㅎㅎ

 

무화과는...더 쌀쌀해지기 전에 다음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뭐 하여튼 시골살이와 텃밭과 과일나무에 로망이 무진장 많았는데

이 작은 무화과나무 덕분에 잠시 행복했다는 이야기.

 

우리는 언제쯤 과감히 시골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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