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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손두부 만들기

나의 식탁/한식

by meru 2014. 2. 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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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것들은,

뭐든 홈메이드로 한 번쯤은 만들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물론 재료나 도구의 한계때문에 만들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긴 하다.

늘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집에 두부콩(백태) 한 봉지가 묵어있길래, 

갑자기 두부가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전에 유기농샵에서 사다가 콩나물 길러 보고 남은 콩인 듯...

콩나물은 기르기도 번거롭고 콩나물 머리가 너무 커서

두번인가 길러먹고는 말았던가--;;;ㅎㅎㅎ


두부를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봤는데...

한 가지 레시피를 따라한 게 아니고 여러가지 보고 참고를 한지라

출처를 밝히기도 참 어렵다.


열심히 자료와 과정 올리신분들께 지송.

담부터는 출처를 잘 저장해 두었다고 밝혀보도록 노력하겠음ㅋㅋㅋ


과정은...

콩을 불리고,

 불린 콩에 물을 조금 부어가며 갈아서,

면보나 천보자기에 넣고 짜낸다.


짜낸 콩물을 끓여주다가 부르르 두 세번 끓어오르면 

간수를 살살 붓고 (마구 젓지 말 것) 불에서 내린 다음...

응고가 어느정도 되면 틀에 넣고 굳힌다.


해외에서는 간수를 구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한참 고민했다ㅎㅎ

열심히 찾아보니 간수를 대체할 방법이 있더군^^

소금과 식초를 배합한 물을 타 주면 된다.


 콩 약 500g에 

물 2컵 + 소금 2 큰술 + 식초 2큰술 정도를 넣어줬다.


어쨋든 두부를 직접 만드는 일은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은 아니지만,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ㅎㅎㅎ

특히 면보에 간 콩을 넣고 짜는 일이 제일 힘들다ㅠ


요즘에는 과일이나 야채의 즙만 따로 분리해주는 착즙기,

요걸 이용해서 쉽게 만드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

부러웠음^^;;;


원래 야채즙 짜서 요리에 쓰려고 사고 싶었었는데,

두부 한 번 만들어보고 엄청 사고싶어졌다ㅎㅎㅎ


그치만 안 그래도 넘치는 살림살이때문에 

부엌이 터지려고 하니 자제해야겠음ㅋㅋㅋ

이건 수많은 주부들의 고민이리라.



밤새 불린콩(약 500g)을 믹서기에 넣고 간다.

콩의 건조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6-7시간이면 된다고.



천주머니가 없어서 꺠끗한 행주에 넣고 몇 번에 걸쳐서 콩물을 짜냈다.

팔아포 ㅎㅎㅎㅎ



그래도 다 짜서 뽀샤시한 콩물을 보니 어깨가 덩실덩실ㅎㅎㅎ

보람있어 ㅋㅋㅋ



물을 조금 넣고 끓이는데 거품때문에 넘칠 수가 있으니 조심!!!

들기름이나 다른 기름류를 조금 넣어주면 넘치는 걸 방지할 수 있다는데,

나는 그냥 옆에서 지켜보면서 조심히 끓였다.


콩국 끓는 구수한 냄새가 솔솔- 킁킁.

이 냄새를 맡고 있자니 중국 언어연수 했을 때가 떠올랐다.

나와 함께 간 M양이 이 또우쟝이라고 하는 이 콩물을 너무 좋아해서,

아침마다 함께 마셨던 기억.


냄새와 함께 그 때의 추억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지금은 미쿡에 살고있는 그녀가 급 보고싶을 뿐이고,

아 그때 참 풋풋했지..이런 것도 추억이 될 줄이야ㅎㅎㅎ



잘 끓은 콩물에 설탕만 조금 타면

중국에서 흔히 사 마실 수 있는 두유가 쉽게 완성된다.

사 먹는 두유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조금 싱겁다 느낄 수도 있는데

구수하고 건강한 맛.


오히려 이 홈메이드 두유의 맛을 보고나면

슈퍼에서 파는 두유는 느끼해서 멀리하게 된다.

아이들 음료로 건강한 홈메이드 두유는 어떨지...^^

참으로 귀찮긴 하겠지??ㅎㅎㅎ



콩물이 끓으면 간수를 살살 골고루 붓되 마구 휘젓지는 말고..

불에서 내린다음 뚜껑을 덮고 조금 놔둔다.


간수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물 2컵 + 소금 2큰술 + 식초 2큰술.


응고가 아주 잘 되는 것 같진 않은데...

아무래도 비율이 딱 맞진 않았을 거고, 아님 간수만 못할 수도 있다.

간은 살짝 짭짤한 듯 했지만 두부가 굳고나서 맛보니 딱 괜찮았다.



뭉글뭉글 응고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응어리가 잘 맺혔으면, 

건더기만 건저서 면보를 깐 틀에 넣는다.

요대로 먹으면 즉석 순두부!!!



집에 뭐 마땅한 도구가 없어서...

머리를 쥐어짜 있는 것들을 다 동원했다^^



새싹채소를 기르는 틀인데,

바닥에 구멍이 송송 나있기 때문에 물이 빠지니..

두부틀로 제격이었다.


하나는 돌로 눌러서 굳히고,

다른 하나는 일부러 눌러 놓지 않았다.

순두부찌개 끓여 먹으려고...헤헤...



부들부들 아주 맛있는 홈메이드 두부.

정말 차원이 다르구나!



응고가 아주 잘 되는 것 같진 않았는데,

오히려 부드러운 식감이 더욱 좋더라는.


프랑스에서

보통 유기농샵에서 파는 두부나,

구하기 쉬운 중국제품이나 일본제품을 사다가 먹곤했는데

먹을 때마다 너무 단단한 식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자주 먹진 않았거늘...

이 보드랍고 꼬순맛을 봤으니 어쩔꼬--;;;;;;;



콩물을 짜고 남은 찌꺼기...콩비지도 버리지 않고 찌개를 끓여 먹었다.

김치랑 고기 약간 팍팍 볶다가 육수 넣고, 콩비지 넣고 끓이면...

간단하고 맛있는 콩비지찌개.



마지막에 엄마표 집된장 한 술 넣어주니,

콤콤한 맛도 상승...좋다 조 아.



굳힌 두부는 이렇게 두부조림으로.

사실 많이 나온 게 아니라서 어떻게 만들어 먹어야할지 고민하다가ㅋㅋㅋ

결국.....


맛이야 뭐 두부맛이 거기서 거길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이번에 만들어 본 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에 반해버렸다.


착즙기 없이는 자주 만들어 먹진 못할 것 같지만,

가끔이라도 이렇게 손수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날 듯^^;;;;


어쨋든 무엇보다 궁금했던 두부만들기를 해 보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ㅎㅎㅎ

또 콩사러 가야지..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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