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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추억

Travel

by meru 2014. 2. 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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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녀석을 만나러 베를린으로 날아갔다.
베를린에 간다는 것 보다는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을 가득 안고...
낯선곳으로의 여행이어서 보다는, 익숙한 사람과의 재회였기에 더 좋았던...베를린행.


저녁에 도착해서 좀 수다떨다 자고,
다음날 아침 둘 다 늦잠을 거하게 자고 눈꼽만 겨우 떼고 브런치 먹으러 고고ㅎㅎ



베이글과 거친빵을 기본으로, 

치즈, 야채, 햄과 약간의 과일이 섞인 접시를 각 한 접시씩 받아들고, 

친구도 나도 달걀을 추가로 시켰다.


물론 커피도 빠질 수 없지.

울 동네 커피보다 맛있구나...

그러고 보면 커피는 프랑스가 제일 맛 없는 거 같아--;;;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수다를 떨다보니,

맛이 있는지 없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나와서 걸으면서도 수다.

이곳은 친구가 여름에 자주 피크닉이나 바베큐를 하러 오는 강가...

겨울이라 좀 쓸쓸한 풍경이었지만 그래도 좋다.

친구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보는 여행...



사진을 찍는지 마는지 수다 삼매경.

베를린의 거리는 프랑스에 비해 널직하고, 무척이나 한산하다.



노란, 복고풍 지하철을 타고 또 수다.



지하처로 터엉 비어있어서 신기할 뿐이고.



제국의회 의사당...을 구경하면서도 계속 수다.

물론 친구는 멀리서 온 나에게 베를린 구경을 시켜준다고, 

감기 걸린 몸으로 콜록거리며 열심히 설명을 한다.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기 바쁘다.

추워서 밖에서 사진 찍기가 싫었..^^;;;;



친구집의 상들리에.

3미터가 훌쩍 넘는 천장에 걸려있는 할아버지의 유품.

구석구석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손탄 물건들로 가득하다.



참 녀석다운 취향이고 녀석다운 모습들이다.

이런 낡고 낡은 샹들리에도 토미이기 때문에, 토미의 방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빛나는 거라고...



토미와 나의 공통점...?

몇 끼를 밖에서 먹은 뒤에는 자연스럽게 집으로 기어들어온다.


집에서 먹자는 데 이견이 있을리 없다.

우린 집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거든...


보통 음식이야기, 혹은 소울푸드를 논하며 몇시간이고 입을 놀릴 수 있다.

개똥 철학자들 같으니ㅎㅎㅎ



소박하지만 우리에겐 부족함이 없는 식탁.

행복한 수다.



먹어는 봤나...?

리얼홈메이드!!! 오리지널 스페츨!!!...로 만든 그라탕.

둘이서 열심히 만들었다 ㅎㅎㅎ



걷다 지쳐 들어간 모던하지만 복고풍의 카페.

베를린의 카페들 참 조으다..흐흐..



새 카메라로 탄생시킨 인공햇살도 좀 쬐어주고ㅎㅎㅎ



핫초코 마시고 또 집으로 걸어와서 둘 다 쓰러져 낮잠을 잤다.

감기로 고생하는 친구 덕분에 여행이 고단하지 않고 정말 휴식을 한 기분이랄까.


아침마다 친구도 늦잠, 나도 늦잠...

외출 전 기본 한 두 시간은 침대나 부엌에서 뭉그적거리고ㅋㅋ

낮잠은 옵션^^;;;


마지막날 친구 왈.."나는 아파서 그러는데..너는 왜 그래? 왜 그렇게 잠을 자??" 

나..."임산부라 그래 임뫄-! 니 와이프 애 가질 때 함 봐봐!!!^^*"

암튼 아픈데 나 신경써주느라 고생이 많았을 친구..ㅠㅠ



마지막 날에는 친구가 너무 아파서...좀 쉬게 할 겸 혼자 외출을 감행했다.

좀 느즈막히 나왔는데 갤러리가를 구경하다 보니 춥고 비도 오고 배도 고프다.

친구가 푹 쉴 수 있도록 아예 저녁까지 해결하고 가기로. 


맥주의 나라 독일ㅎㅎㅎ

무알콜 맥주가 없다...좀 서운해서 보통 맥주를 한 잔 시켜도 보고.

물론 째로 시켜본거고 맛만 보고 다 남겼지..ㅠㅠ

잊고 있었는데 맥주가 참 맛난 거였구나ㅋㅋ



돼지고기에 슈크루트와 완두콩 퓨레가 함께 나오는 음식을 시켰다.

왜 이걸 시켰을까..흑흑..맛도 없고 양은 엄청 많았어.

그냥 소세지나 먹을 걸 ㅎㅎㅎ


반도 못 먹고, 맥주 한 모금에 입맛만 버리고 집으로 기어들어가...

친구와 조용히 영화 한 편 보고, 조용히 남은 수다 좀 떨다 콜콜 잠이 들었던 마지막 밤.


그사이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구나.

그렇지만 만나지 못한 시간만큼의 공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꺽다리 토미, 그 모습 그대로...

나만큼이나 감성적감정적이고^^;;;....

여자친구 못지않은 섬세함도 그대로....


여전히 맛이 좋았던 그가 끓여주는 커피.

매일 아침, 혹은 나른한 오후 사무실에서 가지던 

그와의 커피 브레이크는 4년이 넘은 지금도 가끔 그립다.


그가 작은 모카포트에 끓여 내주던 에스프레소.

커피가 끓는동안의 짧은 수다.

내 생애 최고의 커피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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