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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여행_겨울 바다

Travel/프랑스

by meru 2014. 1. 7.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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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게 참 녹록치 않을 때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을 하곤한다.

그것도 아주 멀리 머얼리....


특히 한 해 동안 묵은 심신의 피로가  최고조에 달하는 겨울,

겨울만 되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

온몸이 근질거린다.


늘 이것저것 머릿속에 그려보긴 하는데,

언젠가부터 남편하고 멀리 떠나는 게 힘들어졌다.


좀 휴가다 싶게 생기면 한국 갈 때가 됐거나,

그것도 아니면 남편회사가 바쁘거나,

남편하고 나하고 휴가가 안 맞거나,

갑자기 이사를 가야한다거나,

중요한 결혼식이 있거나....


올 겨울도 좀 따뜻한 데로 가보고 싶었는데,

역시 이런저런 상황과 맞물려 포기ㅠㅠ


둘 다 넋 놓고 있다가,

급 가까운데 나들이라도 다녀오기로 결정^^


4년동안 여름마다 브르타뉴(Bretagne)를 갔지만...

늘 여름집과 그 근처에서 놀다보니 안 가본 데가 참 많은데,

그 유명한 몽 쌩 미쉘 (Mont Saint-Michel)도 안 가봤더라는ㅋㅋ


물론 몽 생 미쉘은 노르망디(Normandie)지역에 속하기는 하지만,

브르타뉴와의 경계지역에 있다.



#



요기가 바로 몽 쌩 미쉘.

육지와 이어진 작은 섬에 세워진 거대한 수도원이다.


썰물때만 들어갈 수 있는데 2.5k 정도 거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육지와 섬을 잇는 제방을 따라 걸어가거나 셔틀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인증샷 찰칵!^^


전 같았으면 추워도 극구 걸어가자고 했을 남편인데,

내가 걸어가자고했더니 나 피곤해서 안 된다고 셔틀타자고.


옛날에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런 대접ㅋㅋㅋㅋ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애가지면 이런대우 받는 거였돠ㅎㅎㅎ



처음 작은 예배당이 지어진 건 708년 경이고,

966년부터 수도원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서

수 세기에 걸쳐 증개축이 되었다고.



그래서 지금의 이런 거대한 규모가 되었다.

아래서 봤을 땐 크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돌다 보니까 규모가 정말 크다.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물이 빠져나간 갯벌쪽으로 걸어가서 사진을 찍었으면 더 장관이었겠지만,

사우나 예약해 놓은 거 가야되서 그냥 주차장 쪽에 와서 찍었ㅋㅋㅋ

사진 찍는것도 요즘은 귀찮..--;;;;


추울까 걱정했는데 날씨가 1월치곤 푸근한 편.

그래서 그런지 겨울이어도 관광객들 참 많더라~

그나마 겨울에 오길 잘한 듯...여름에 왔으면 밟혔을지도ㅎㅎㅎ



바로 브르타뉴로 넘어와서 캉칼(Cancale)이라는 도시에 머물렀는데,

밤에 나와서 머 사진은 없다.

그냥 작은 항구도시^^


전엔 아예 존재를 모르던 무알콜 맥주.

임신하고 몇 번 마셔봤는데, 맛은 별로--;;;

이거라도 홀짝 거리면 함께 하는 기분이라 가끔 마신다ㅎㅎㅎ

 

근데 알콜이 0%는 아니고,

거의 1%미만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될 수 있음 한 잔 정도만.

 


브르타뉴에 왔으니 당근 갈렛(Galette)과 크렙(Crepe)을 먹어야지.

문 연데가 여기밖에 없어서 갔는데,

의외로 맛졌음ㅋㅋㅋ


근데 블로깅을 오래 안 하다보니 사진찍는 게 습관이 안되서...

먹고나서야 생각났다능ㅎㅎㅎㅎ

어째--;;;




#



담날 아침 호텔조식 든든히 먹고 생 말로 (St Malo)로 이동.

생 말로는 구시가지가 성벽으로 둘러쌓이고 그 바깥쪽으로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있다.

몰랐는데 도시도 상당히 큰 편.



노르망디나 브르타뉴 지역에서 주로 날씨에 기대를 안 거는 편인데,

캬~ 이 날은 잠깐 잠깐 비가오기도 했지만 날씨가 좋은 편이었다.

햇살과 함께 출발했으니..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시작^^

우린 참 단순해~



내 긴 그림자와 J님이 만나는 사진ㅎㅎㅎ

이 날 컨디션이 좋아서 막 이런 사진도 찍어보고~ 헤헤



거친 파도에 성벽이 훼손되는 걸 막기위해 성벽앞으로 길게 세워진 나무기둥들...

그 사이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요즘 6키로 쪄서

얼굴 달덩이, 배랑 궁뎅이도 뽈록~

그러니 이렇게 멀리서 찍은 사진도 얼굴 똥그란 게 보여ㅋㅋ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은 생 말로는....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너무 좋았다


이런 넓은 모래사장을 낀 해안도시 너무 좋다.

가슴 탁 트이는 모래사장도 있고, 풍경 좋고, 도시도 깨끗한 편.

근데 시내 사진은 없네..귀찮았나브다 ㅋㅋㅋㅋㅋ



흐려졌을 때지만 바닷색도 곱다.

해안을 따라 걷기만 해도 깔깔깔- 웃음이 절로 나오는 곳.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한 기분.



브레즈 카페 (BREIZH Cafe),

이런 약간 퓨전풍이 나는 크레페리(Creperie)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알고보니 도쿄, 캉칼(Cancale), 파리(Paris)에도 분점이 있더군.


그냥 시내 중심가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들어간 곳인데,

인테리어랑 컨셉이 일본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음식도 약간 퓨전풍들이 있다.


 


전 날 갈렛이랑 크렙이 너무 맛있었는데,

배 불러서 많이 못 먹어서 그런지 또 먹고 싶었다.

이게 또 집에오면 잘 안 먹게 되는 음식이라ㅎㅎㅎ

있을 때 많이 먹는걸로.

 


점심매뉴가 갈렛 1개, 크렙 1개, 커피나 차로 구성되어있었는데,

나는 크렙 하나 더 시켜 먹었음ㅎㅎㅎ

음..헤븐!!!


그동안 거의 한국음식만 땡기고...

정말 살기위해 먹었는데, 여행오니 다 잘 들어간다.ㅋㅋㅋ

내 몸에서 에너지,생기, 활력..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기분이랄까.

그와함께 집 나갔던 식탐이 돌아오고 있어~^^;;;;


 

맛사지 받으러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차 속에서 골아떨어졌는데,

써프라이즈가 있다며 남편이 깨워서 일어나보니,

이런 곳으로 데려온다.

 

캉칼과(Cancale)과 생 말로(St Malo) 사이의 어디쯤....

 

브르타뉴의 전형적인 풍경이지만 여름하고는 또 기분이 다르다.

자다 일어나서 너무 귀찮았는데, 바다앞에서 또 그냥 꺄르르 웃을 수 밖에 없었어.

내가 싫어하는 드센 바닷바람에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리는데도 말이지-


 

 

이런 풍경을 보고 있느니, 급 제주도가 생각나기도.

어딘가 제주도랑 많이 닮은 모습...

요즘 너무 한국가고 싶다ㅎㅎ

확 갈까--;;;


암튼 지루하다며 그 싫어하던 마사지....

막 이제는 너무 좋아라하며 받고ㅎㅎㅎㅎㅎ

남편이랑 저녁먹으로 고고!

 

 

사실 캉칼에서 머무를 이유가 근처에 꼭 가보고 싶었던 레스톨랑이 있었기 때문.

브르타뉴 올 때마다 가자고 벼르던 쉐프 롤랑제(Roellinger)의 레스토랑이다.


 롤랑제는 전 미슐렝 3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브르타뉴 지역의 대표적인 쉐프인데,

미슐렝 3스타를 거절하고 새로운 레스토랑 겸 호텔을 오픈해 운영중이다.

호텔은 Les Maison de Bricourt (레 메종 드 브리쿠),

레스토랑은 Le Coquillage(러 코키야쥬).

 

여행도 많이해서 향신료나 이국적인 재료들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고,

자기만의 향신료 브랜드도 가지고 있고,

책도 여러권 냈다.


 

관자 타르타르 & 성게알 토스트

대개살 무침 & 그린커리



푸아그라 & 부용 (국물)

바닷가재 & 헤레스 (Xeres)와인 소스

 

 

튀보 (Turbo: 가자미과의 생선) & 과일향의 소스

각자 고를 수 있는 치즈 플레이트


 

각자 고를 수 있는 디저트

 

향신료에 해박한 쉐프답게 향신료나 이국적인 재료도 다양하게 응용하는데,

정말 어울리게...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 같다.

그냥 유행따라 사용하는 그런 레스토랑들과 급이 다른 듯.

적당히 창의적이고 또 클레식함을 동시에 갖추면서,

입에도 착착 붙는 맛-

 

물론 다 내 입맛에 맞은 건 아니고 ,

관자 타르타르와 생선은 그냥 그랬음.

 

 

너무 진지하게 치즈를 고르고 있는 J님ㅋㅋㅋ

왜케 진지해--;;;

 

나는 디저트 맛있게 먹으려고 치즈는 생략.

이런 경우는 드믄데..요즘은 정말 디저트가 좋다능ㅎㅎㅎ

예전에는 디저트는 안 먹어도 치즈는 먹었는데,

이제는 거꾸로^^;;;



 

치즈까지 먹고 디저트도 엄청 많이 고른 J님,

나 전부 다 맛 보라고 그랬다는 핑계ㅋㅋㅋㅋ

저거 먹고 너무 오바했다며ㅎㅎㅎ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여기 서버분들도 다들 과하지 않게 적당히 친절하고 친근감 있어서...

더 기분좋게 식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분좋은 하루를 보내고, 기분좋은 식사로 하루 마무리^^

최고최고최고-



#


마지막 날은 당근 늦잠자고...늦게 밥 먹고...천천히 짐 정리하고...

어디를 들러 갈까 고민하다 집에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컹(Caen)에나 들러보기로 했다.

세계대전의 흔적들을 전시해놓은 전쟁박물관, 메모리알 (Memorial)이 있는 도시다.


근데 이날은 왠지 전쟁박물관 생각만 해도 좀 우중충한 기분이라...

마침 시간도 어중간하고 해서 가까우니 담에 오기로 하고,

밥이나 먹고 가기로 ㅎㅎㅎㅎ



 

컹에는 성도 있고 큰 성당도 있지만,

J님이나 나나 별 감흥이 없어서 사진도 안 찍고 그냥 왔다능ㅎㅎㅎ

결국 내 포스팅은 늘 그렇듯 먹다 끝나는 거였..--;;;


다만 맛있게 먹은 햄버거 사진만이 남아있다ㅋㅋㅋ

영국식 브런치 카페인 돌리스 (Dolly's)라는 곳에서.

 

 

나는 야채커리를 시켰더니, 샐러드와 밥과 함께 나온다.

샐러드 아래에 인도풍의 야채 커리가 들어있음. 

야채만 들어갔지만 점심 한 끼론 아주 든든~

배불러서 디저트도 못 먹음ㅎㅎㅎ


 

J님이 아주 므흣해했던 햄버거.

나름 육즙도 있고 카라멜라이즈한 양파도 들어간 든든한 버거.

감자튀김은 홈메이드 아닌 듯 하지만 가격대비 만족.


어쩐지 분위기가 심하게 영국풍이라 했더니,

아무래도 사장이 영국 사람인 것 같더라.


사람들 엄청 많은 거 보니,

이 도시에서 꾀나 인기있는 곳인 것 같고.



#


암튼 밥 먹고 차에서 자다보니 어느새 집 도착.

원래 여행 후에 집에 돌아오는 거 무지 좋아라하는데...

요번 여행은 집에 오는 길에 너무 아쉬웠다.


오랫만에 콧구멍에 바랑 슝슝 넣어주니까,

허파에도 바람이 슝슝 들어갔나-


마구 자유롭게 싸돌아댕기고픈 기분ㅎㅎㅎ

그동안 좀 인간답게 살질 못해서 좀 답답했었나부다.


이제 밀린 청소며, 집안일과 이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흑흑 ㅠㅠ


느릿느릿 좀 여유롭게 생활여행을 다시 시작해봐야지...

엄마가 되면 다시 갖지 못할 혼자만의 시간들,

심심하다고 징징대지 말아야지...

감사하며 잘 보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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