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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골에서 주말나기

Travel/프랑스

by meru 2011. 5.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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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아르데쉬 (Ardeche)라는 곳에 있는 친구네 별장에 다녀 왔어요.
아르데쉬는 프랑스 동남부의 론-알프스 (Rhone-Alpes)지방에 있는 도(道)급의 지역인데요...
주변에 길게 펼쳐지는 바위산을 따라 강물이 굽이 굽이 흐르고 오래된 작은 프랑스 마을들이 있답니다.


사실 마르세유에서 주말을 날 일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집에 있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가보고는...꺄홋~~~ 가길 너무 너무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


포포네 별장이 있는 마을에서 가까운 발라쥑 (Balazuc)이라는 마을이예요.
포포네집은 좀 더 후미진 곳이 있구요.

제가 바다도 좋아하긴 하지만 갠적으로 강을 끼고 산이 있는 지형을 더 많이 좋아하거든요.
이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져요.

언젠가는 저도 이런 시골에 오래된 집을 사서 살고 싶어요 ㅋㅋㅋㅋ
전 주말 내내 입버릇처럼 "J님아..우리도 조만간 아르데쉬에 별장하나 장만해야 할 것 같은데..."
계속 옆에서 J님을 콕콕 찔렀답니다...아직 집장만도 안 했는데 말이죠~~~ 훙훙^^ ㅎㅎㅎㅎㅎ


포포네 집은 정말 멋졌어요. (아니, 정확히 말해서..포포네 부모님 별장이죠^^ㅋㅋ)
2-3백년은 된 낡은 돌집에 과일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아담한 정원이 있구요.


오래된 시골집이라서 아랫층에는 창고방들이 2~3개쯤 있었어요.
선선한 온도가 와인이나 음식을 저장하기 알맞을 것 같더라구요.


놀라워요.....
이렇게 오래된 집이 아직까지 보존되고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이런 집들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물론 집이 낡아서 방음이 잘 안되고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단점은 있어요.
하지만 집이 이렇게 낡았는데도 쾌쾌한 냄새도 없이 집안공기가 상쾌해서 놀랐어요.


토욜아침엔 새들이 새벽부터 어찌나 귀가 따갑도록 지저귀는지 6시도 안 되서 눈을 떴어요.
그래도 도시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고 깨는 것 보다는 훨씬 상큼하네요.

(위 사진은 일요일이구요) 토욜 아침부터 흐리더니 아침을 먹고 나자 이내 추적추적 비는 내리기 시작하고...
첨엔 좀 실망을 하다가....비가 오건말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넷이서 길을 나섰어요.
그냥. 나들이. 비를 맞으며.


비가 오건말건 풍경은 여전히 너무 아름답더라구요.
넷이서 머리가 젖건 말건, 신발이 흙범벅이 되건 말건 걸었어요.
비가 오건 말건 카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강적이야~~~ㅎㅎㅎㅎ


근처 (걸어서 30분 거리 ㅋㅋㅋ) 유기농샵에 치즈랑 빵을 좀 사러 들렀는데,
 비가 오니까.......라는 핑계로^^.....와인 한잔쒹 하기로!


한잔씩 하는 김에 치즈, 햄 등 간단히 먹을 것도 시켰어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또 계속 한잔씩 하기로!!! ㅎㅎㅎㅎㅎ


로제와인 (Rose)인데 색이 참 이쁘죠?...맛도 좋았어요.



그러다 또 출출해져서 좀 전에 사가지고 온 빵에 꿀을 발라 염소치즈를 발라 먹었는데 넘 맛있어요.
요건 오븐에 살짝 구워서 따뜻하게 먹어도 넘 맛있어요~!


그리고 다른 일행들이 도착해서 강물에서 수영도 좀 하고........ 

 


밤에도 그다지 춥지 않아 테라스에서 밥을 먹고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두 하구요.
그러다 보면 눈커플 무거운 사람부처 하나 둘씩 자러 고고...!ㅎㅎㅎㅎ


일요일엔 햇살이 너무 좋아서 모두 산책도, 수영도 미룬채 정원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중이예요.
물론 저는 그늘에서 피신중이었지요^^;;;;


다들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고, 울 J님은 백년에 한 번 (자진해서 할까말까한) 한쿡어 공부 中 ㅎㅎㅎㅎ
'ㄸ' 하고 'ㅃ'...발음을 잘 못하길래 '똥'하고 '뽀뽀'를 가르켜 줬더니 엄청 잘 따라 하네요 ㅋㅋㅋㅋㅋㅋ

 


J님이 어설프게 점심준비한다고 불을 피우려 할 때쯤...
기타 연습을 마치고 짜잔!!..하고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 분...!!!!
음악하는 분인데 작곡이랑 기타만 잘 치는 줄 알았더니 바베큐 굽는 스킬이 완즌 달인이더라구요ㅋㅋ

 

남자들이 고기를 굽는 동안, 제가 부엌에서 쥬키니 호박을 올리브유에 굽고 있으니....
친구들도 하나씩 부엌에 들어와 샐러드를 만들고 접시를 나르고 하더니...
어느새 이렇게 맛있는 점심식사가 완성됐어요^^

 


소세지, 돼지목살 바베큐 + 구운 쥬키니 + 토마토 엔쵸비 샐러드 + 가지 캐비어 + 호무스 바른 빵
정원에서 햇살을 받으니 음식이 그야말로 완벽해 보이고 더욱 싱그러워 보이네요.
푸르른 자연이 식욕을 돋궈줘서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밥을 먹고 커피 마시고 좀 더 게으름을 피우다가...다같이 청소하고 집으로 출발.

늘 조금씩 아쉬운 여행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특히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
전 정말 이 곳이 너무 너무 좋았거든요....제가 꿈꾸던 그런 곳이예요.


이제까지 친구의 호화로운 지중해 별장, 아버님네 부르탸뉴 바닷가 별장, J님 친구네 스키 별장, 또 다른 친구네 뤼베롱 시골 저택...상당히 많이 가봤지만...이곳, 아르데쉬만큼 인상깊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산이 강을 안고 흐르는 지형이 엄마품처럼 포근하게 느껴져서 그런가봐요.
오래된 돌집도 아늑하면서 소박해서 너무 좋았구요.

아...여기 집 사고 싶어...!!!!
이러고 싶지 않은데...자꾸만 물욕이 생기네요...ㅠㅠ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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