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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살림, 작은 집에 살아서 좋은 점...?

프랑스에서 살아가기/잡담

by meru 2010. 11. 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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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0평방미터, 즉 18평 남짓한 공간에 남편과 함께 세들어 살고 있습니다.
그 중 반 절이 테라스인지라--;;;... 방 1칸, 주방도 거실에 딸려 있는 아주 작은 공간입니다.

남편이 결혼 전 혼자 살던 집에 신혼살림을 차린 것이지요.
당분간만...이라고 했던 게 이것 저것 복잡한 주변 상황 때문에 이사를 못 가고 1년 넘게 살고 있답니다.

아무리 신혼살림이라고 해도 둘이 쓰는 물건을 합치면 상당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항상 머리를 굴리며...
그래서 제 포스팅엔 늘 냉장고가 작아서...살림을 놓을 데가 없어서...자꾸 이런 불평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왠 장점이냐고요?
항상 긍적적 마인드!!!...집이 작아서 생기는 장점도 있더란~ 말씀이지요..호호^^

첫번째, 수납의 달인이 된다.

제가 원래 정리를 잘 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집이 작다보니 자꾸만 정리를 하는 성격으로 바뀌어 갑니다.
냉장고, 싱크대, 서랍장 등 어디 하나 남는 공간이 없이 점점 '공간활용'의 달인으로...

저희집은 그야말로 침대밑, 쇼파밑은 물론이고 가구 사이 등 남는 공간은 샅샅히 뒤져 뭔가를 채워 넣었고,
바구니, 박스, 면 가방 등을 이용해서 최대한 보기 흉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것도 새로 살림을 들일 때마다 수시로 바꿔다 보니 노하우가 장난 아니게 늘어 갑니다 ㅋㅋㅋ

두번째, 신선한 제품/음식을 많이 먹는다.



사진은...저의 부엌입니다.
이런 작은 공간에서 늘 공간과 싸우며 야채를 다듬고 고기를 썰고..지지고 볶고 다 합니다.

싱크대 아래쪽의 오른쪽이 냉장고인데요.
냉장고가 워낙 작아서 장을 한 번에 많이 볼 수도 없고, 뭘 만들어서 저장을 할 수도 없습니다.
결혼할 때 냉장고를 선물 받았는데 들일 공간이 없어서 아직도 못 들여 놓고 있습니다ㅎㅎ

그러다 보니 식사준비를 많이 하는 저는 스트레스를 받기 일수.
게다가 신선류는 장도 자주 봐야해서 보통 성가신 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장점은 있다는 거~!
뭘 만들어 놓고 쟁여 놓을 수가 없으니 낭비가 덜 할 뿐만 아니라, 신선한 제품/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됩니다.
특히 얼려놓은 육류, 해물 등을 먹을 일이 거의 없고 거의 신선할 때 먹습니다.

세번째, 털털한 성격이 고쳐진다.

전 원래 뭘 잘 깨 먹고 그냥 지나가다가도 혼자 어디엔가 부딪쳐 멍이 드는 아주 웃기게 덜렁데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이 집에 살고 부터 아주 큰 변화가 생겼으니!!!
점점 조심성이 늘어 간다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청소를 하거나 물건을 다룰 때 워낙 조심을 하다보니 물건을 깨는 경우가 거의 없고,
(물론 초기에는 많이 깨 먹었지요 ㅎㅎㅎㅎ)
이동을 할 때도 혼자 부딪혀 팔 다리에 멍이 드는 일도 없어졌답니다.

저는 털털한 성격이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많이 고쳐져서 너무 너무 좋습니다~
제가 성격을 고치지 않았더라면 저희집 살림살이는 아마 남아나지 않았을 겁니다!!!^^

네번째, 청소하기가 수월하다.

사실 공간이 좁으면 조금만 어질러져도 금방 티가 나기도 하지만,
바닥 청소나 가구들 닦기는 또 이렇게 쉬울 수가 없습니다.

청소기를 돌리는 일도, 바닥을 닦는 일도 아주 순식간에 끝나 버린 다는 사실 ㅋㅋ
(그럼에도 자주 안 하지만요..--;;;)
앞으로 넓은 집에 살게 되면 굉장히 적응 안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작은 집을 그리워하게 될지도~~~ㅎㅎㅎ

다섯번째, 남편과 항상 붙어있게 된다.

공간이 작다보니 남편과 붙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기껏해야 우리는 전방 1~2미터 안 밖에...정말 멀어봤자 방과 거실 사이니까 10미터 안밖이지요!
서로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ㅋㅋㅋ

요 다섯번째는 그냥 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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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적적으로 생각하니까 그렇지 작은 집에 살면 불편한 점이 참 많습니다.
사랑하고 서로 통하는 사람끼리 사이좋게 사는 게 중요하지.
결혼해서 행복한 건, 집 크기랑은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아..또 진부한 이야기...--;;;;)

종종 주변 친구들로부터...
"남친이 아파트 30평 이하로 해 오면 결혼을 안 한다"는 둥 ㅋㅋ
"집 없는 남자랑은 절대 사양"이라는 둥...하는 말을 들으면 참 안타깝습니다.

집이랑 결혼하는 거 아니잖쑤~?
집이 작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룬 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작은 저희 집...전망은 참 좋습니다.
8월의 어느날 동틀 때 하늘 색이 유난히 예뻐서 찍은 사진...

다 아는 이야기, 유치한 저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왠지 블로그가 아닌 아고라로 가야만 할 것 같은..?^^;;;)
또 다시 월요일...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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