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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_ 그 섬에 살고 싶다, "플란간드로스 (Flengandros)"

Travel/그리스

by meru 2010. 6. 1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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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이야기.

고백하건데...
그리스 여행 중 한 섬과 사랑에 빠졌습니다ㅠㅠ
바로 플란간드로스(Flengandros)라는 조그만 섬과 말이죠....

플란 간드로스는 인구 300명 남짓의 아담한 섬으로 역시 그리스의 남해 섬들 중 하나이구요, 산토리니에서 배를 타고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낙소스에서도 갈 수 있구요.

산토리니를 벗어나는 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플란간드로스는 작은 섬이라 배가 날마다 있지 않았거든요.
하루종일 배를 기다렸고 느즈막히..오후 6시경에 플란간드로스에 도착했습니다.

배가 항구에 정착할즈음 바라본 섬의 모습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스여행에서는 제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본 게 아니라 그냥 작고 귀여운 섬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죠. 
조금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왔지만 왠지 모를 좋은 예감 ㅋㅋㅋ


항구에 내리니 작고 오래된 버스가 기다리고 있네요.
배가 두리뭉실하고 콧수염을 가진 버스기사 아저씨가 너털 웃음으로 맞아 줍니다.

버스는 한 대 뿐이라 목적지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버스에 올라 탔고 손님은 우리 둘과 다른 한 가족, 버스기사 아저씨의 며느리나 딸로 보이는 여자분과 3살쯤 되보이는 아기가 뿐이구요.
아가는 동양사람은 첨 보는마냥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부끄러운 미소를 계속해서 날려줍니다 ㅋㅋ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섬이 너무 황량해서 이런 섬에 뭐 볼게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생각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사라졌습니다.

버스가 내린 곳에서 바라본 풍경이 벌써부터 가슴속을 확- 뚫어주는 것 같았죠.
그리스에서는 보통 흥정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이때는 성수기가 아니여서 약간의 흥정이 가능했습니다.

25유로에 꾀나 이쁘고 괜찮은 호텔을 잡았으니, 산토리니에 비하면 횡재한 셈!
섬이 하도 작아서 그런지 호텔이라고 해도 (이름만 호텔이지)..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다른 숙박시설보다 수준이 월등히 높지는 않았지만요...

배가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고팠기에 짐을 풀자마자 동네의 중심가로 나갔어요.
몇 안 되는 아기자기한 식당들과 바(bar)가 들어서 있는 마을의 중심가를 보자마자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뭔지모를 향수를 불러 일으키던 마을의 밤풍경.
노곤할 데로 노곤해진 몸과 마음, 소박하면서도 이국정인 정취에 몽롱한 기분마저 들더라구요. 


문을 연 식당들 중 괜찮은 식당을 골라서 들어갔습니다.
와인도 50cl 짜리로 시키고...
4유로 정도로 양에 비해 가격이 너무 착했어요!


먼저 스타터로 허머스 (Hummus)를 시켰습니다.
칙피 (Chikpeas)라는 콩으로 만든 딥소스 같은 건데, 빵에 찍어 먹으면 넘 맛있지요.
J가 너무 좋아하는 거라서 시켰어요.


레몬이 분명한 거 같은데..되게 특이하게 자랐습니다.
이런 레몬들을 장식용으로 테이블마다 올려 놨더라구요.


메인으로 시킨 쿠스쿠스 가지구이.
지난번에 제 맘대로 카피해서 집에서 만들어 봤었죠^^~
내맘대로 레시피지만 레시피는 여기 있구요 -> 색다르게 먹는 지중해풍 가지요리


저도 참 맛있게 먹었지만 J가 너무 너무 감탄을 하며 맛있게 먹더라구요.
하긴 가지도 쿠스쿠스도, 둘 다 J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니까요~


저는 시금치와 밥을 로컬치즈와 함께 반죽해서 튀긴 요리인데 맛있었어요.
원래 튀긴 음식은 안 좋아하는데 의외로 정말 맛있어서 뿌듯~^^


먹고 다시 동네 한바퀴.
시간도 조금 늦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내일을 기약하며 숙소로 향했습니다.


플란간드로스가 이렇게 작고 예쁜 섬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담날이 마구마구 기대가 되더라구요!

이야기를 하는 지금도 너무 너무 설램니다...
지금도 절 설래게 하는 플란간드로스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올릴께요!
이야기가 좀 길어질 듯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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