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배기와 함께 여행하기
오래전부터 나의 로망이었던 이탈리아의 토스카나(Toscana).
퇴사를 축하(???)하자며 셋이서 오붓하게 다녀왔다.
but!!!!
직립보행의 재미에 갓 눈을 뜬 한살박이를 데리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둘이서 재미졌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뜻.
대신 쉬엄쉬엄 여행할 수 있는 여유와
셋이서 함께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준 딸램.
내 실력으로는 담아내지 못하지만
가슴이 탁 트이게 멋진 토스카니의 시골 풍경.
차만 타고 다녀도 짙푸른 언덕이 사방에 펼쳐진다.
여행기를 쓰려는 것은 아니므로 풍경사진은 맛보기로 한장만 투척-
게다가
여행에서 찍은 사진의 반 이상을 실수로 날려버린 나--;;;;
이런 실수 거의 하지 않는데 돌아오자마자 사진정리하다가 그만ㅠㅠ
얼마 남지 않은 사진 몇 장 올리고...
제목이 제목이니만큼 그냥 딸램의 발길따라서...
너무 커버린 농이.
유모차를 타는 게 아니라 미는 재미에 푹 빠졌다.
마치 술에취한듯 비틀비틀ㅋㅋ
균형을 잡느라 두주먹 불끈 쥔손을 좌우로 흔들흔들.
모자가 깬다.
머리서 발끝까지 형용색색--;;;
코디 누가했니 이거....흰모자 사줘야겠구나ㅎㅎㅎ
시에나(Siena) 성당앞과 계단이 니 놀이터...?
올라갔다 내려왔다 노느라 정신이 없을 뿐이고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며 놀아주느라 진땀ㅋㅋㅋ
온통 때투성이가 된 옷과 팔다리.
유모차에서 내려놨다하면 갈 길을 제대로 갈 수 없다.
돌맹이와 하수구에 정신이 빠져버린 딸램 한 참 기다리다가....
겨우겨우 납치에서 차에 태우기.
남의집 대문에 함부로 겨들어가기.
한눈을 팔 수 없음--;;;
완존 맨발로다가...
우리 이렇게 쿨해지려고 노력하는 부모라며 헐헐ㅎㅎㅎ
쿨해지지 않으면 애 키우는 건 더 힘들 것 같다.
딸램밥부터 먹이고 우리도 먹자!
그러나 한시도 우릴 가만 놔두지 않지ㅎㅎㅎㅎ
밥은 코로 먹는 거예요..입으로 먹는 거예욥..?
그래도 역시 이탈리아 음식은 맛있다ㅋㅋㅋ
강아지나 고양이만 보면 따라다녀.
그리고 난 널 따라다녀.
니가 짱이다 농아.
테이블 밑에서 노는 딸램.
집에서 하던 거 나와서도 똑같이ㅎㅎㅎ
이렇게라도 놀아주니 우린 그나마 맥주라도 한잔 할 수 있는 거.
남의집 앞에서 미끄럼탄다고 이러고 있다.
알고보니 응가하고 이렇게 뭉게고 있었음ㅠㅠ
여행하는동안 기저귀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늘 난감했지만...
스테프들이 기저귀 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줘서 무사히 넘김..휴...
엄마는 먹고 마시는 동안 아빠와 함께 춤을ㅎㅎㅎㅎ
가만이 못있는 딸램때문에 밥을 테라스에서 자주 먹었다.
이날은 엄마 아빠가 저녁을 밖에서 보내고 싶어서 울 딸램이 과감히 희생.
10시까지 밖에서 잘 버텨줌.
미안 딸램--;;;;
우리딸보다 더 엽기적인 네델란드 아이 발견!!!
얘는 아직 걷지도 안는데 온 길바닥을 맨발로 겨다님.
이제까지 우리가 나름 쿨하다고 생각했는데 얘네 부모는 더 강적ㅋㅋㅋ
정말 한시도 가만있질 않는구나.
어차피 호텔에 있어도 애 따라다니느라 바빠서 계속 돌아다녀야해서
다른 가족들은 책도 읽고 일광욕도 하는동안
우린 기저귀가방 꼼꼼하게 싸서 무조건 나감ㅎㅎ
쉬고 독서하고 푹 자고 그럴일은 거의 없었지만...
가다가 아이가 힘들면 쉬고 또 쉬고
힘든 트레킹따윈 생략하고
밥도 세월아 내월아 먹고
잠도 일찍자고
아이와 함께하니 사람들도 더 친절하고...
그렇게 한마디라고 더 주고받고 하다보니 여행이 더욱 즐겁다.
순간순간 피곤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했던 기억들은 싹 사라져버리고
한나절..아니 한시간만 지나도 좋은 추억이 되어버린다.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여행하는 건 힘들 것 같은데
하나 데리고서는 나름 할만하다며...
다음 여행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