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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_두바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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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u 2017. 7. 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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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안부를 전할 때가 아닌가 싶어 노트북을 폈다.

세살 갓 넘은 아이와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핸드폰은 몰라도 컴퓨터를 킬 일이 거의 없다.


인터넷도 거의 핸드폰으로 대충대충 하는 수준. (수시로 체크 ㅋㅋㅋ)

정말 싫어하는 것 중 하나지만 육아를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어 버렸다.

책을 읽으면 아직도 책을 뺏어가서 노는 아이인데 핸드폰은 하게 해주는 은혜로운(?) 세 살 딸램ㅎㅎ


그나저나 근황...!


우리가족은 두바이로 이사를 왔다.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의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


남편이 회사에서 발령을 받았다.

사실 해외발령은 바라고 있던 바였는데 그게 두바이가 될줄은 몰랐다.


사막위의 인공도시(친환경과는 거리가 먼)라는 이미지가 우리에게 너무나 강하게 박혀있어서 

남편이나 나나 사실 오고 싶지 않은 곳의 리스트 1위가 바로 이곳이었는데...ㅎㅎㅎ


결국 '노'를 했다가 '예스'를 했다.

일단 남편에게 일쪽으로 좋은 기회이기도 했고 

아직은 프랑스에 정착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었고

아이가 더 컸을 때 보다는 지금 움직이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우리 세 식구는 두바이에 온지 3주째.

오늘은 이사를 하는 날이고 아직 가족비자도 받지 못했다.

임신 8개월째 접어든 나는(병원, 보험 등 문제 때문에) 사실 조금 조급한 마음도 있는데 

일이 진행되기를 천천히 지켜보면서 호텔과 에어비엔비를 전전긍긍하며 

마농이와 하루를 보내는 수밖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지금 평균 날씨는 35-45도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여름에 한국 덥다고 여름에는 안 간지가 거의 10년이 넘었고

프랑스에서 기껏 많이 더운게 7월이나 8월에 며칠 30-35도 정도...(올 6월 최고 37도 갱신)

그나마도 8월에 한창 더울 때는 브르타뉴(Bretagne)에 피신해있기 때문에 더운지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무려 45도라니!!!!!! 


처음 일주일은 대형 쇼핑몰에 딱- 연결되어 있는 호텔에서 피신하고 있다가

밥이나 빨래 등 생활의 문제를 고려해서 에어비엔비를 통해 잠시 아파트를 빌려서 나왔다.

아파트로 나온 첫 날 처음으로 딸램과 손잡고 39도(안 더운 편)의 거리를 그늘로만 걸어보았다.

왜 밖에 나가 놀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는 딸램은 신기해 하면서 좋아했지만 

슈퍼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약간 얼굴이 구겨지더니 

아파트에 들어서자마자 쇼파에 드러 누웠다ㅋㅋㅋ


이런 더운 날씨에도 밖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긴한데 (일을 해야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처럼 노르망디에서 온 사람들이 이런 날씨에 적응을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어딜가나 에어컨이 있으니 더워서 견딜 수 없는 건 아닌데(오히려 시원 + 추움)

아직 밖을 맘껏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게 힘들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더워서 밖에 돌아다닐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왔지만... 

너무나 쇼킹했던 그 사실이 이제는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지어 용감하게 딸램과 둘이 44도의 땡볕 아래 택시를 기다려 보기도 하고!


대부분 아침 시간은 집에서 딸램과 집에서 놀다가

잠시 살고있는 아파트의 아래층 놀이방에도 다녀오고

너무 답답하면 택시를 타고 쇼핑몰에 가서 약간의 쇼핑이나 장을 보고 

야외 수영장에 그늘이 들기 시작하는 5시쯤이 되면 딸램 손을 잡고 수영장에 간다.


아파트에서 바다가 보이니 딸램은 자꾸 바다에 가자고 한다.

미안...지금은 갈 수 없단다...3개월만 기다려보자^^



프랑스의 이삿날 (한달 전), 남편과 내가 마련한 첫 아파트를 떠나며...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 줄 알았는데 후련하기만 했다.


작년에 이사 온 이웃집 아저씨가 농이가 운다고 시끄럽다고 싫어해서

어찌나 음악을 틀어대고 문을 쾅 닫고 소리를 지르는지...정이 뚝 떨어졌다ㅜㅜ

이제 다시는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다--;;;;;



두바이 입성!

3월에 잠깐 방문했었지만...빌딩숲과 넓은 도로와 곳곳의 공사현장은 우리에겐 아직도 너무나 별세계.

프랑스에서 8년이나 살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던 에미레이트몰은 아니고...사진은 세계 최대 규모(?)라는 두바이몰.

에미레이트몰에서도 걸핏하면 길을 잃었는데 두바이몰은 정말 더 크더라능 ㅎㅎㅎ

넘나 피곤한 몰 투어...(거의 생활이나 다름 없지만) 암튼 나 넘 촌뇬가타^^;;;;;



두바이 온 둘째날 몰에서 두두(애착인형)을 잃어버리고 이틀밤 몸살을 했지만

금새 적응하고 새 인형을 안고 잠든 딸램...


세상에나 12개월 때부터 애착을 가진 인형인데...

그래도 며칠은 수시로 이름을 불러대서 내가 다 허전하고 슬프더라는 ㅠㅠ


그나저나 한여름에 이사 온다고 하마터면 안 챙겨 올뻔 했던 긴팔 잠옷.

에어콘 온도를 아무리 올려도 잘때는 추워서 유용하게 입고 있는 중!



그래도 언제나 발랄해요!

엄마아빠 침대에서 쩜프쩜프...호텔방 구석구석을 다니며 잘도 논다.



한달째 이 두 가방안의 장난감에 의지하고 지내고 있다.

요즘은 조금 심심해 하기 시작했지만..생각보다 너무나 잘 버텨줘서 고마운 딸램.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이 있어서 가능한거겠지!?ㅋㅋㅋ

목욕탕에서 가지고 놀고 일렬로 줄 맞춰 정리해 놓은 모습이 넘나 귀엽다.



몰에 가는 것 말고는 너무나 할일이 없어 수시로 수영장--;;;

야외라 아침은 너무나 더워서 나중에는 오후에 한번만 ㅋㅋㅋ

넘나 체력 딸려 남편 오기만 눈 빠지게 기다림 ㅎㅎㅎㅎ



난생 처음보는 신기한 것들이 너무 많아 넋을 잃은 농이.

이것도 해보겠다..저것도 해보겠다 하지만...아직은 별로 시켜주고 싶지 않은--;;;;

너무 가혹한건가...?



주말에는 두바이몰 내에 있는 아쿠아리엄과 작은 실내동물원에도 가보고.

딸램과 남편이 너무 신나함 ㅋㅋㅋㅋ



부피 작은 장난감 위주로 가져오다보니 스케치북 색연필, 싸인팬, 물감, 플레이도우 등이 젤 만만했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ㅋㅋㅋㅋ

수시로 그림그리기 색칠하기.



얼마나 심심했으면 더 어릴 때도 잘 안하던 이런 짓을......

그래서 그냥 하도록 놔뒀다...다행이 싸인팬이 엄청나게 물에 잘 지워지는거라 ㅎㅎㅎ



이 짐을 들고 벌써 몇 번째 이사인지ㅋㅋㅋㅋ

프랑스에서 아파트 비우고 에어비엔비만 두 군대..아버님집 잠깐 들러서 비행기 타고..

호텔에서 일주일, 다시 에어비엔비로...


안 그래도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남편때문에 짐을 나름 잘 싸는 편인데

이러다간 나 완전 선수될 듯 ㅎㅎㅎㅎ



지금 잠시 지내고 있는 마리나 지역의 빌딩숲.



아파트 내에 실내 놀이터가 있는 건 참 좋다.

첨엔 택시타고 키즈카페 다니다가 요즘엔 여기서 죽순이 ㅋㅋㅋ


사람이 그리웠는지 모르는 자매들이 와서 노니까 끼어서 너무 신나게 노는데 약간 안쓰러웠다.

요즘은 자주 보는 아이들이 있어서 같이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많은 발전!



97층짜리 건물의 59층 아파트!

바다가 보이는 건 나쁘지 않은데 (비록 인공적이나마)...조금 시끄럽다.

아니 59층에서도 자동차 소음이 들릴줄이야 --;;;;;;

역시 우린 촌사뢈들 ㅎㅎㅎㅎㅎ



그래서 조용한 동네로 집을 구했다.

집 체크하고 사인하러 갔는데 괜히 갔나봐.....어차피 남편이 싸인할건데.

여기선 남편이 나의 스폰서다...운전을 할래도..일을 할래도..술을 살래도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함!!! 푸헐!!!


두 시간 정도 걸리니 딸램이 더워서 원피스도 벗어 던지고 싱크대 위에 누워버림.

아호 어린 딸래미 너무 고생시켜 미안하지만 그래도 잘 참아 줄 때마다 너무가 기특하다.



슬슬 농이도 지치고 나도 지치고...

하루는 너무나 폭발할 거 같아서 남편에게 일찍오라고 해서 저녁 해변으로 고고.


그러나 바닷물은 너무나 짜서 모래가 붙어 끈적거리고 저녁에도 39도라 오래 있으면 땀난다ㅎㅎㅎ

얼른 몸만 담그고 다시 집으로 컴백ㅋㅋㅋㅋㅋ


딸램..소원 풀었지? 이날 이후 바다에 가겠단 소리를 안하눼(?)..

미안..프랑스의 아름다운 바다와는 너무 다르지...? ㅜㅜ


그래도 생활이 안정되고 날씨가 좋아지면...좋은 곳에 놀러갈 수 있을거야...흑흑



도심속의 수영장...마지막 사진은 훈훈하게 마무리.

휴가사진 아니고요......이것은 철저한 육아와 생활!^________^


대부분의 건물에 수영장이 있고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다.

이것은 아주 좋은 점!ㅎㅎㅎㅎㅎ


긍정적인 마인드...잃지 않기로해요ㅋㅋ



남산만한해진 나의 배....이제 둘째 출산이 두 달도 안 남았다.

이 배를 끌고 남편따라 이 더위에 여기까지 이사를 오게 될 줄이야....

인생은 서프라이즈와 도전의 연속!!!


그래도 우리 함께 있으니 문제 없어요.

가족 모두 건강하니까....(뭣이 중헌디 ㅎㅎㅎ)


역시 나의 푸근한 배와함께 훈훈하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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